ⓒ MBC 노조 | ||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을 공개 수배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8일 MBC 노조 조합원들은 ‘회사 나간 김 사장'을 찾는 공개 수배 전단지를 지참하고 각자 맡은 지역으로 이동했다.
경영 부문은 여의도, 편제 부문이 신촌 대학가, 기술은 강북, 보도가 강남을 맡았다.
이동중 지하철 역과 열차 안에도 공개 수배 전단지를 붙이는 등, 김 사장을 보고 싶어하는 조합원들의 열망은 뜨거웠다. 막상 전단지를 배포하기 시작하자 5천장의 전단지는 10분만에 동이 났다. 5만장도 뿌릴 수 있겠다며 아쉬워하는 조합원들도 많았다.
■ “구린 게 있나?... 보면 잡아두겠다”
전단지를 받아든 시민들은 처음엔 대개 의아함을 나타냈다. 당연히 회사엔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정상 아니냐는 거였다. 하지만 파업 이후 회사에서 볼 수 없다는 설명에 시민들은 어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60)씨는 “구린 게 있나? 회사에 문제가 있으면 사장이 나타나서 해결해줘야지”라며 혀를 찼다.
곽 모(21)씨도 “가족이나 다름없는 직원들의 고통을 나몰라라 하는 사장이 어이없다”며 “혹시나 길거리에서 보게 된다면 확실히 제보하겠다”고 말했다.
잠적한 사장을 바라보는 시민 가운데는 과격한 표현을 쓰는 이도 있었다. 양 모(62)씨는 “나쁜 x, 정권의 하수인은 당당히 나와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 버스 기사 박 모(42)씨도 “공개 수배된 거 보면 중죄를 저지른 것 아닌가. 보면 잡아두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시민들은 조합원들에게 먼저 다가와 전단지를 받아가기도 했다.
■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 가슴 아파”
하지만 전단지를 돌리는 조합원들의 얼굴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사장을 공개수배까지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안타까움 때문.
보도본부 조 모 조합원은 “MBC의 구성원으로서 사진까지 인쇄해 ‘사장이 회사 나갔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편제 본부의 김 모 조합원은 “사장을 찾는 어이없고 창피한 일을 하고 있다니 너무 화가 난다”며 “반드시 찾아내 쫓아내고 말겠다”고 말했다.
박 모 조합원은 “우리가 열흘 무단 결근을 하면 과연 사측에서는 어떤 징계를 내릴지 궁금하다”며 착잡함을 나타냈다.
MBC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도 김 사장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사장 찾기 운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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