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대사를 다시 생각한다
공주 수촌리 백제 고분 발굴 소식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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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대사를 다시 생각한다
공주 수촌리 백제 고분 발굴 소식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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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학술 마을지기 순천님

지난 1971년 7월,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뜻하지 않게 무녕왕릉이 발견되자 당시의 학자들은 크게 놀라움을 나타낼 수 밖에 없었다. 배일에 가려져 있던 백제의 역사가 무녕왕릉의 발굴로 인해 그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존의 옛 문헌에만 의존한 채 실체조차 확인할 수 없었던 백제의 역사가 무녕왕릉의 발굴로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오늘날까지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로부터 약 30여년 만인 바로 어제 12월 3일, 공주 수촌리 지역에서 4- 5세기 백제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많은 양의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 가운데에서는 국보급 문화재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무녕왕릉과 백제 대향로 이후 백제 관련 유적 발굴 가운데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발굴로 꼽히게 되었다.

^^^ⓒ 그래픽/중앙일보 ^^^
이번에 발굴된 공주 고분군은 5세기 고구려의 습격을 받아 개로왕이 목숨을 잃자, 수도 한성에서 웅진(공주)로 옮기며 시작된 이른바 '웅진 시대' 이전부터 이미 이곳에 강력한 세력이 형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발굴된 유물들중 가운데 대부분은 왕으로 부터 하사를 받은 것들이 많아, 이곳에 왕의 신임을 받는 큰 세력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이 고분군의 발견은 그동안 한성 백제의 세력 범위가 이때 이미 웅진에 까지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다시 말하자면 강력한 중앙집권력이 이미 여기에까지 이르렀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자기의 출토는 이 당시 활발했던 백제의 대 중국교류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것이어서 여러 면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가 담긴 사적지의 발견을 두고 학자들은 벌써부터 백제사를 새로 써야 한다는 흥분에 들떠 있다. 그만큼 더 한층 진전된 연구의 노력이 거둔 결실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고대사 연구가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척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개운치 못한 여운을 남긴다.

학자들의 끊이지 않는 많은 관심 속에 진척돼 오고 있는 고대사 연구지만, 대체로 한반도 이남인 신라나 백제의 역사에만 힘을 기울이고 상대적으로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는 소흘히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현재 남한 내의 고구려 및 발해사의 전공자가 불과 손가락을 헤아릴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더 충격적인 것은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을 길러낸다는 대학에서 그것도 고대사 전공 교수를 뽑을 때 영남권에서는 신라사나 가야사를, 충청과 호남권에서는 백제사 전공자를 위주로 뽑는다고 하며, 상대적으로 지역적 연고가 없는 고구려사나 발해사 전공자들은 갈 곳이 없어 연구 지원을 꺼린다는 이유로 소흘히 다루거나 아예 뽑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학 전공에서 조차 이렇게 기피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 그동안의 무관심은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최근 들어 중국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고구려 및 발해사의 자국 역사 편입 왜곡 시도라는 충격적인 일이 이어지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이러한 관심 부족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인 셈이다.

중국의 역사 편입 시도가 사실로 알려지면서 우리 고대사학계는 부랴부랴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의 무관심과 연구부족에 대한 책임 통감과 반성을 하면서 뒤늦게 대응책에 나서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다소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는 점에 매우 아쉬울 뿐이다.

^^^^^^ⓒ 그래픽/중앙일보 ^^^^^^

이번 공주 수촌리 백제 고분 발굴을 계기로 백제의 역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수촌리 고분군과 같은 유적의 발굴은 분명 역사 연구에 있어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는 획기적인 진전이라는 점에서 분명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고구려사 및 발해사의 중국사 편입시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너무 신라나 백제의 역사에만 매달린 채 고구려사나 발해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등한시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신라나 백제의 역사도 훌륭하고 아름다웠지만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는 이들 못지 않은 훌륭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구려가 없었다면 과연 발해나 신라, 백제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고구려는 분명 외세의 침입 이라는 커다란 파도 앞에 큰 방파제 구실을 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요, 발해 또한 고구려의 자랑스런 역사를 계승하여 발전했던 고구려 못지 않은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다. 어찌보면 신라나 백제의 역사보다도 더 자랑스러운 것이 고구려나 발해의 역사인 것이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신라. 백제 위주의 편견된 고대사 연구를 벗어나 고구려, 발해, 가야까지 포함된 폭넓은 위주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져야 겠다.

더 이상 우리의 무관심과 주변국에 의한 역사 왜곡 폄하라는 악순환을 되풀이 시키지 말고 후세에게 제대로 된 우리의 역사를 알리는 길은 오직 우리의 많은 관심과 애정이 끊이지 않고 계속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른 그 어느때 보다도 우리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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