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조 작가 장편소설 “사랑의 여정”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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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조 작가 장편소설 “사랑의 여정”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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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사랑의 숭고함이 흐르는 감동적인 이야기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인 김명조 작가가 장편소설 “사랑의 여정”을 펴냈다.


이미 “새벽의 변호사”등 네 권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바 있는 김 작가는 이번에 다섯 번 째로 장편소설“사랑의 여정”을 출간한 것이다.

 

이 장편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서울 중랑천 변 철거민촌에서 장갑공장을 경영하는 집의 5남 2녀 중 4째인 나(강준우)는 공부도 못하고 집중력이 부족하여 늘 따돌림만 받던 천더기였다. 아버지는 우등생인 큰 형과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큰 누나, 그리고 막내 등 3명만 ‘될성부른 떡잎’으로 인정하여 교육을 시키고 나머지 4명은 초등학교만 보낸 후 장갑공장 인부로 단련시킨다. 집안과 공장의 험한 일만 맡아하던 나는 지독한 편애와 폭력에 반발하여 가출한다.  


▲ 저자 김명조 작가
ⓒ 뉴스타운

청계천 세운상가 인근의 용역업체 ‘유심초’에서 물품배달원으로 취직을 하지만 나는 타고난 필체 덕분에 배달용 포장박스에 주소를 쓰는 필경사의 조수로 선발되어 붓글씨와 매직글씨를 배운다.

 

초등학교 다닐 때 주의력이 산만하여 늘 낙제점만 받던 내게 예쁜 글씨를 쓸 수 있는 자질이 있는 줄 처음 알게 된다.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내며 징집연령이 되었으나 초등학교 졸업만으로는 군대에 입대할 수 없음을 알게 된 나는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다. 이 과정에서 나는 비로소 집중력을 배우고 잠재능력을 깨닫는다.

 

집과 연락을 하지 않은 탓에 신체검사 기피가 된 나는 지원으로 군에 입대하여 춘천 보충대 차트병으로 보직을 받는다. 어느 날, 보충대 주임원사의 부탁으로 효자동에 있는 교회의 일을 돕게 된다.

 

행사 때마다 교회 내외에 게시될 플래카드를 제작하는 일이다. 교회 안팎에 내걸린 플래카드의 유려한 글씨체로 뿐만 아니라 우연히 참가한 강원지역 성경암송대회에 출전하여 개인 금상을 수상하게 된 나는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 여기서 나는 교회 성가대원인 유지현과 인사를 나눈다. 그녀는 춘천교대 졸업반으로 나보다 2살 연상이다. 신분, 연령, 사회적 이력 등에서 결코 어울리지 않지만 나의 유려한 글씨체와 명석한 두뇌에 대한 그녀의 호기심이 매개가 되어 두 사람은 누나와 동생의 정을 키워 나간다.


지현이 임용시험을 통해 춘천 시 인근 면에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게 되고 나도 육군병장으로 전역을 한다. 하지만 나는 서울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녀 부근을 맴돈다. 어느새 그녀의 모습과 이름은 내 심장에 화인으로 새겨져 버렸다. 그러나 학력도 가진 것도 별로 없는 나는 그녀의 가족들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게 된다. 군 복무 중에는 가장 친밀한 오누이 관계였다가 결국 파파라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나는 급기야 지현의 오빠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지현은 교사직을 버린다. 그녀는 중상을 입은 나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 지현의 친구, 선영의 이모가 경영하는 병원에 입원시킨다. 부상이 완쾌되자 두 사람은 오누이 관계를 유지하면서 나는 공무원 수험생으로, 지현은 논술지도 교사로 새 생활을 시작한다. 내가 1년 만에 서울시공무원 9급 시험에 합격하고 공무원 연수원을 수료하던 날, 나는 지현에게 청혼하고 일주일 후 두 사람은 동네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내가 서울시의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그녀는 서울에서 다시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오류초등학교의 교사가 된다. 나는 9급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7급 시험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 시험은 합격자 선발인원도 극히 적고, 대부분 가산점을 받는 국가유공자 차지가 되어 버려 3번의 응시 끝에 좌절만 안고 시험을 포기한다. 이런 중에 나는 관할구역 내의 극빈층 노인을 편법으로 돕다가 적발되어 3개월 정직처분을 받게 된다.  


▲ 김명조 작가(가운데) 고천석 정소성 작가와 함께
ⓒ 뉴스타운

 

이를 계기로 나는 지현의 격려로 사법시험에 도전하게 된다. 다시 업무에 복귀를 하지만 더 이상 공무원에 미련이 없다. 결국 서울시 공무원을 사직하고 나는 전업 수험생이 된다. 이런 나를 지현은 묵묵히 내조하며 격려한다. 2번의 실패 끝에 2차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얻지만 나는 시험 마지막 날 응시도중 혼수상태에 빠진다. 몸을 무리하여 신장이 극도로 상한 까닭이다.

 

결국 나는 공부를 포기하고 혈액투석환자로 3년의 세월을 보낸다. 내가 마지막 응시했던 사법시험에서 쓰러지던 날 치렀던 형사소송법만 과락인 39.5를 받았을 뿐, 나머지 6과목은 모두 우수한 성적이 나와 땅을 치며 한탄을 한다. 이 기간 동안, 지현은 내게 각종 교양서적을 구해주면서 부족한 소양을 보충하게 하고 케이블 티비의 시청으로 영어를 습득하도록 주선한다.

 

어느 날, 지현이 신청했던 신장 교환 대상자가 나타난다. 상대는 청주에 거주하는 부부이다. 그 부부의 남편과 내가, 지현과 그 부인의 조직 적합성이 일치한다는 판정이 나온 것이다. 나는 신장을 이식 받은 후, 비록 거부반응에 대한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투여하여야 하긴 하지만 투병생활 2년 만에 나는 완치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상대방 부인은 면역체계의 부작용으로 이식 신장을 제거하게 된다.

 

나는 의사와 지현의 허가를 얻어 다시 사법시험에 재도전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여 년간 불임으로 고통을 당했던 지현이 임신을 하게 된다. 내가 다시 2차 시험을 치르는 날, 지현은 임신 9개월의 몸으로 나를 격려하기 위하여 집을 나서다가 아파트 계단에서 굴러 혼수상태가 된다. 임신자간증으로 높았던 혈압이 추락 시 터져버린 것이다. 입원한 병원에서 열린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지현에게 평탄뇌파라는 이유로 뇌사판정을 내린다. 임신9개월째였던 아기는 제왕절개로 출산을 한다.

 

지현은 처녀시절부터 자신이 뇌사상태가 되었을 경우,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한 사람이다. 뇌사판정위원회의 확정이 있자 지현은 모두 7명에게 각막, 간, 폐, 신장, 췌장 등 자신의 모든 장기를 주고 영면한다. 나는 그녀를 춘천 북산면의 공원묘지에 매장한다.


한편 나는 사법시험에서 초등학교 출신으로는 믿기 어려운 50위이내의 성적으로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에 입소를 한다. 그리고 이름을 지우(나와 지현의 이름 중 한자씩을 따옴)라고 지은 아기를 키우며 아내 유지현의 흔적과 모습을 품고 새 생활을 시작한다.

 

빚에 쪼들렸던 도스토예프스키는 신문사회면 귀퉁이에 실린 기사를 읽고 돈을 기본 문제로 삼고 있는 사회소설“죄와”벌을 구상했듯이 김명조 작가도 이 소설집 발간 후기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오래 전, 어느 일간지에 노동력이 시원찮은 홀아비의 다섯 아이를 온몸으로 품은 처녀 교사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오른팔이 불구인데다 노름에 미친 그 홀아비가 12살짜리 큰 딸 밑으로 한두 살 터울인 다섯 명의 아이와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취재기자는 이렇게 썼다.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 안에서 이가 득실거리는 헝클어진 머리에다 영양실조로 마른버짐 투성인 얼굴, 입고 있는 옷은 때가 눌어붙어 번질대는 아이들의 몰골들…’

 

그리고 기자는 처음 그녀를 실성한 사람 취급했던 동네사람들의 충격 등을 비교적 생생하고 현장감 있게 전했지만 정작 장본인인 그녀로부터 동기나 저간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단 한 마디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다만 희생을 자초한 예쁘고 청순한 현직 교사라는 소개에 그쳤을 뿐이었다.

 

▲ 책 표지
ⓒ 뉴스타운

나는 그 기사를 읽고 한동안 감동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아예 애들의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필했다는 것을 보면 그녀는 뭔가 대단한 각오를 하고 그 집에 들어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뒤로 나는 신문을 펼칠 때마다 습관처럼 혹시 그 후속기사가 있으려나 하고 찾았지만 아직도 그녀의 뒷 소식은 모르고 있다.

 

대신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내 상상 속에서 조금씩 숙성되고 있었나 보다. 다 쓰러져가던 판잣집을 허물고 그 위에 들어선 양옥집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활력이 가득하고, 이가 득실거리던 머리는 곱게 땋아 등 뒤에서 귀엽게 찰랑이고, 마른버짐이 가득했던 얼굴은 말갛게 변하여 생기가 넘치고…. 언제부턴가 나는 그녀 이야기를 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김명조 작가는 경남 진주에 태어났다. 1987 제9회 법원행정고등고시에 합격, 서울시 지방법원 및 법원행정처에 근무했으며 1994 남양주등기소장을 거쳐 1995 경기도 남양주시 지금동에서 법무사 김명조 사무실(법원에 제출할 문서작성 등)을 개업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2년 서울신문사 공모 제1회 계간문예 신인문학상 당선,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2 중편소설 “불회귀선” “따이한 라이라이”를 발표했고, 단편 “개비똘마니” “황사현상” “개성댁” “미혹의 거리” “그날 이후”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탈리오 법칙” “새벽의 변호사” “끝 그리고 시작”등이 있다. 장편"새벽의 변호사'는 법조인 들의 교육교재로 활용한다고 한다.


또 1994년에는 장편소설 “신은 우리의 불꽃을 불어서 끄네”로 제5회 MBC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지난 2002년에는 “법조50년야사”를 집필했다.<한국소설가협회刊 값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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