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배 작가 창작집 “흔들리는 불빛들”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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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배 작가 창작집 “흔들리는 불빛들”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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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 인생들이 부조리한 세상을 견디는 방식을 애틋한 시선으로 그려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인 최성배 작가가 이번에 여섯 번 째 소설집 “흔들리는 불빛들”을 출간했다.


이 소설집에는 “끈질긴 탯줄”을 비롯해서 “친구의 이름으로” “개털선생” “흔들리는 불빛들“ ”안개가 훔친 넋 “바람 지나간 자리” “메마른 나무들” 등 일곱 편인데 소중한 가치를 담은 주옥 같은 작품들이다.

 

최성배 작가는 그동안 집요하게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있으며, 이번에 펴낸 창작집으로는 “흔들리는 불빛들" 역시 낮은 자리, 뒷골목 인생들이 부조리한 세상을 견디는 방식을 눈물겹도록 애틋한 시선으로 길어 올리고 있다.

 

▲ 최성배 작가(왼쪽) 김현진 작가와 함께
ⓒ 뉴스타운

 

그래서 이 소설집은 우리들에게 근대성의 논리가 배제하고 거부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되돌아보고 결핍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표제작인 “흔들리는 불빛들”을 비롯한 7편의 중·단편을 관통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조차 집어삼키는 냉혹한 근대의 논리 앞에서 못 본 척 눈길을 돌리려는 우리들의 나약한 내면에 강한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진절머리를 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돈의 위력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감내하며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난공불락의 사회에서 허접한 몸뚱이 하나 지키는 일조차 힘에 겨워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에 급급한 우리들에게 최성배의 소설은 현대인의 초상을 차분하게 되새김질하게 한다.

 

젊음이 스러진 오십 중반 실업자의 메마른 인생에 ‘고향’을 매개로 현재와 과거의 훈훈한 입김을 불어넣은 “끈질긴 탯줄”, 신군부 실력자들의 애증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탄탄한 서사구조로 잘 읽히게 만든 “친구의 이름으로”, 변두리의 사립학교에서 명퇴한 후 국회의원후보 자문위원으로 일하는 화자의 모습을 통해 시대와의 불화너머에 웅크리고 있는 치욕스러운 욕망의 맨얼굴을 보여주는 “개털 선생”, 촛불시위를 매개로 희망을 찾아 나선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형상화 한 “흔들리는 불빛들”, 아내와 딸아이를 호주에 보낸 기러기 아빠의 삶과 여자이야기를 다룬 “안개가 훔친 넋”, 고물 줍는 남자와 카페에서 술을 파는 여자의 지난한 과거를 교차시킨 중편 “바람이 지나간 자리”, 도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몸뚱이조차 간수하기 버거운 노인들의 삶을 통해 현재를 자꾸 곱씹게 만드는 “메마른 나무들” 등의 작품들은 한결 같이 현실너머의 세계를 염원하지만 결코 거기에 다다르지 못하는 인간의 모순적 운명을 보여주고 있다.

 

최성배 작가의 표제작 “흔들리는 불빛들”을 읽고 나면 현대인의 슬픈 초상을 대면하는 당혹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메마른 나무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도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대도시의 쓰레기가 되어 허접한 몸뚱이조차 간수하기 버거운 노인들, 또는 서민들의 삶을 통해, “콧속을 찌르는 탐욕의 냄새‘에 마비되어 “자꾸만 비겁해’져 가는 ‘지금 여기’의 삶을 곱씹어 보고 있다. 그는 이 절망 속에 웅크리고 있는 눈물겹도록 장엄한 희망의 실루엣을 역설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셈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덕목이 되어 버린 냉혹한 시대. 최성배 작가의 소설은 그동안 우리가 ‘사소한’ 것이라 치부하며 외면해 온 삶의 보편적 가치들을 문제 삼는다. 그가 아프게 던지고 있는 질문은 인간다운 세상을 구성하는 밑거름은 무엇이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보통사람들의 몸부림을 삼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이를 통해 최성배의 소설은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환기한다.

 

소설에 대한 열정으로 <대전>에다 집필실을 마련해 놓고 작품쓰기에 여념이 없는 최성배 작가는 가끔 기자를 초대해 선화동 소재 뒷골목 조그마한 카페에서 맥주를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며 동료애를 나누고 있다.

 

▲ 책 표지
ⓒ 뉴스타운
경희대 교수인 고인환 문학평론가가 <‘흔들리는 불빛들‘ 혹은 ‘메마른 나무들‘의 세상 견디기>란 제목으로 작품해설을 했다.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최성배 작가는 전라남도 해남 출생이며, 그동안 시로 문단에 데뷔 시집즐 낸바 있는데, 1986년 소설 “도시의 불빛”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탄탄한 서사구조와 시적인 문장을 구사하여 예술성이 높은 작품을 쓴 작가로서<문학저널 창작문학상> <한국문학백년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와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이다.

 

창작집으로는 “물살” “발기에 관한 마지막 질문” “무인시대에 생긴 일” “개밥” “은밀한 대화”등 다섯 권의 있으며, 장편소설 “침묵의 노래” “바다 건너서”를 낸바 있고, 산문집 “그 시간을 묻는 말”도 편했다.

 

그리고 시집 “내 마음의 거처” “파란 가을하늘 아래서는 그리움도 꿈이다” “뜨거운 바다” 등이 있다. <도서출판 새미: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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