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경숙 선생, 소설집 “빛나는 눈물”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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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숙 선생, 소설집 “빛나는 눈물”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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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있는 이민사회의 이야기

작가 박경숙 선생이 소설집 “빛나는 눈물”출간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빛나는 눈물”을 비롯해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 "집”, “검은 파도”, “블루 칼라”, “블랙리스트”, “전생을 봐드립니다”, “돌아오지 않는 친구” “오빠를 묻다” 등 주옥같은 빛나는 작품 아홉 편이 실려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들의 방황과 좌절에 대한 섬세하고도 예리한 관찰기록이 현미경으로 보듯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미주 한인 사회의 현장 소설이고 이민사회의 일상성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간의 꿈을 형상화했다.


▲ 박경숙 작가(왼쪽으로부터 3번 째)이목연 최복심 김진초 동료작가와 함께
ⓒ 뉴스타운


표제작 “빛나는 눈물”은 꽤나 충격적인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한인교포 남자가 무단 침입한 흑인 노인에게 칠면조 고기를 자를 때 쓰는 칼로 처참하게 살해된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미국 교민사회에서 상당한 신망을 얻고 있는 웬 명망가의 장례식에 다녀오는 화자의 복잡한 내면의식을 그리고 있다.

 

“집”은 두 친구의 기이한 쌍곡선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언필칭 '집 없는 시대의 소설이다.’ 한국에서 화자는 ‘하꼬방’에서 부모의 교성을 들으며 살았고, 친구 영배는 지붕이나 벽이 제대로 되어 있는 집에서 살았다.

 

아메리카 드림의 희망을 품고 이민을 온 영배가 작은 실패를 견디지 못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미국에 오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는데......아메리카 드림의 좌절을 그리고 있는 비극적 삶을 그리고 있다.

 

“검은 파도”와 “블랙리스트”는 미국 내 한인 화이트 칼라의 일상을 조명한 작품이다. 객원기자, 치과의사 등 외로운 사람들의 소문을 먹고 사는, 소문을 주제로 한 이야기다. 소문이 소재이고 소문이 주제이다. 미국 교민사회에서 지식인일수록 자아를 상실하기 쉽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한편 범죄소설적인 분위기를 지닌 “블래리스트”는 꽤 긴 작품으로 화자인 미스터 정은 버클리 대학을 중퇴한 건장한 노총각이다. 한국 유학생 창녀를 사서 하룻밤 정사를 가지려다가 창녀가 눈물로 좀 봐달라고 호소하자 돈만 200달러 주어 보낸다.

 

“블루 칼러”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일가의 갈들 상황을 그리고 있으며 "돌아오지 않는 친구"는 운명론자들의 이야기다. 1953년 봄 아홉 살이었던 연식이와 홍이는 나와 친구 사이인데 지뢰가 터지는 바람에 홍이는 죽고 만다 그 뒤 청혼을 하여 둘은 부부가 되지만 죽은 홍이가 훼방꾼 노릇을 한다.

 

제일 뒤에 자리잡은 “오빠를 묻다”는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동기간의 정을 진하게 느끼며 자란 오누이는 생을 함께 조율하며 살아가지 못한다. 누이 동생은 한 남자와 결혼하여 미국에서 살고, 오빠는 병사한다. 소설가가 된 누이 은희는 불행한 결혼 생활에 괴로워하며 글쓰기에 매진한다. 작품이 말하듯이 미국에서 문학작품을 한글로 쓰고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기자는 박 작가와 동향이기에 그녀의 두 오빠를 잘 알고 있다. 오빠를 잃은 것이 이런 작품을 낳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그녀에게 사촌언니가 옛날 나의 여자 친구였다고 예기하자 그녀의 언니한테서,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혼쭐이 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집은 부유했고 박 작가의 부친은 국회의원까지 지냈으며 기자가 공직을 시작할 때 보증까지 서준 인연이 있다.

 

아무튼 이 작품집에 실린 아홉 편은 “인간의 굴레”를 쓴 ‘서머싯 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소설로써 재미가 있고 흥미롭다. 신산한 미국 교포들의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의 스승인 소설가 현길언 주간은 “박경숙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고, 소설을 온몸으로 쓴다”고 말하면서 “아주 특별한 작가이며 소설에 대한 열정과 진지함이 더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현 주간은 “이 소설집의 문학적 성과는 ‘이민 사회의 생활을 소재로 한 문학’이라는 일상적 개념을 뛰어 넘어 그러한 일상성을 통해서 인간의 본질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민문학의 장르적 성과까지 얻었다.”며 “이민 사회의 일상성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간의 꿈을 형상화하기에 적절하였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또 다른 성과가 있고, 이것이 그의 소설이 주는 특별한 재미”라고 설명하고 있다.

 

구효서 작가는 “이민 사회 이야기는 묘한 사다리를 타고 하늘까지 오른다. 거기 신이 계세요? 그녀의 소설은 외친다. 울림이 와서 독자의 귀를 연다 사람 속에 신이 있어 그렇다. 박경숙은 사람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신을 그려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 책 표지
ⓒ 뉴스타운


이 작품집의 해설 “뿌리 뽑힌 자들이 꾸는 아메리칸 드림”을 쓴 이승하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이 소설집은 미국 한인 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음에 틀림없다. 바로 이 점에서 소설집 ‘빛나는 눈물’은 주목받아야 한다” 고 극찬하고 있으며, “나는 미국인인가 한국인인가. 그런 흔들리는 정체성은 작가로서는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분명한 점은 박경숙 작가는 미국문단의 중요한 작가라는 범주를 넘어서서 이 땅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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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숙 선생은 충남 금산 인삼골에서 출생했으며, 동덕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7년 제5회 동대문학상 금상을 수상했다. 1992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1994년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9년 중편소설 “방 한칸”을 소설가 현길언 선생의 추천으로 발표했다.

 

제11회 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연변소설학회 초청 제3회 두만강문학상을 받았다. 또 장편소설 “약방집 예배당”으로 제24회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상 최우수상 수상햇고, 소설집 “안개의 칼날” 장편소설“구부러진 길” “약방집 예배당”에 이어 이번에 소설집 “빛나는 눈물” 등이 있다. 미주 한국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문학나무/값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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