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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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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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38> 조재도 "북한 교사에게"

나의 몸 나의 피를 섞고 싶습니다
나의 몸 나의 피를 그대 몸과 섞고 싶습니다
흩뿌려진 눈물과 전쟁 같은 사랑을
갈기갈기 갈라진 이 땅의 역사를
서로의 몸에 섞어 하나 되고 싶습니다
서로의 몸에 섞어 찬란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대는 나의 이 세계 절반입니다
그대는 나의 이 역사의 절반입니다
나의 절망이 그대의 몸에 섞여
철망의 가시가 걷히고 화해의 누룩이 뜨고
내가 그대 세계의 절반이듯
그대 또한 나의 세계의 절반이어야 합니다

 

 
   
  ^^^▲ 빨갛게 매달린 열매
ⓒ 이종찬^^^
 
 

하루는 작은딸 빛나를 데리고 가까운 비음산 기슭으로 산보를 나갔습니다. 비음산 기슭 휴전선 같은 철망이 둘러쳐진 과수원 곳곳에서는 오십 남짓한 아낙네들이 잘 익은 감을 수확하느라 바쁜 손길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감나무 아래에는 금방 따낸 감들이 저마다 주홍빛 고운 볼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아빠! 북한도 우리나라야?"
"그럼. 그걸 말이라고 해."
"근데 왜 대통령이 둘이야?"
"같은 나라 사람들이 두 개의 국가를 세웠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어서 하나로 합치자자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자꾸만 부르는 거야."

올해 열한 살 먹은 작은 딸 빛나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렇게 물었습니다.

"근데 왜 말씨가 달라?"
"그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 충청도 말과 전라도 말이 같아?"
"아니."
"그래. 그것처럼 말씨는 조금씩 달라도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이란다. 그러니까 북한에서도 아리랑을 부르는 거고."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의 통일은 한반도를 하나의 국가로 합치고, 하나의 정부를 만드는 일만이 능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통일은 우선적으로 문화의 통일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반세기 동안 닫혔던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을 꺼리낌 없이 주고 받는 일이 더욱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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