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자 희곡2] '정치괴물' 재판정에 피고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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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자 희곡2] '정치괴물' 재판정에 피고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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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 재판 이직설 증인의 재미있는 진술

전회 끝 부분  (노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를 잡고 무대를 한 바퀴 돌면서 무슨 주문을 중얼대더니 허공에서 밑으로 ‘얏’ 하고 내려치니 굉음이 장내를 진동 하다가 뒤쪽 중간막이 열리고 안개 속 같았던 희미한 주위 경관이 갑자기 현실 같이 바뀌며 생동(生動)한다.)


[정치풍자 희곡2]

1막 (꿈속에서 2)


나오는 사람

이직설 : 시골의 중년, 정치 지향적 인물
수화기(화자) : 전화 여론조사 담당 여직원
선거관리위원장 : 영상 속의 등장인물
앵커 : 영상 속의 등장인물
공선범 : 증인, 한정치의 변호인
이선표 : 증인, 선관위 사무총장
소중보일 : 중산층 70대 초반 인물
정불만 : 방청인
서기 : 법정서기
기타 방청인 들

무대 

[법정] 어느 사이에 조금 전 노인이 검은 법복으로 갈아입고 무대로 들어와 재판장 상석에 정좌하고, 뒤이어 서기인듯한 사람도 들어와 하단에 앉는다.

하단 좌측엔 중앙을 향해 수십 개의 의자에 증인인지 배심원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정좌해 있다. 서기 앞에 놓인 책상에는 두꺼운 책이 펼쳐 있다. 아마 ‘진수대백과사전’이지 싶다.

한정치 피고는 재판장을 향해 서있고 그 뒤로 수백 명의 방청인이 앉아있는데 바로 극장 입장객들이 그들이다.

재판장 : 장중을 훑어보고 “본인은 먼저 내 신분부터 밝히고자 한다. 나는 조물주의 명에 따라 대한민국 땅에 내려와서 지난 대선과 총선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치 상황들을 살펴보았는데 피고 ‘한정치’가 권력을 남용하고 기득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헌법정신을 까뭉개고 민주질서를 무너뜨리는 탈법 행위까지 예사로 범하는 등 이런 증거들을 확보하고, 피고 한정치를 본 법정에 세웠다. 즉 본인은 검사인 동시에 판사이다. 각 증인들은 재판장이 묻는 말에 대해서 사실에 어긋남이 없이 진솔하게 답변해주기 당부한다”

장내가 조용해진다.

재판장 : “먼저 정면 허공에 걸려있는 영사막을 보라. 지난 총선 과정에 있었던 몇 가지 사실을 녹화한 증거 자료이다.”

법정 안 모든 사람이 고개를 들고 허공을 향해 눈길을 보내자 갑자기 밝은 영사막이 앞쪽 상층부에 펼쳐진다.

재판장 : “첫 장면은 어떤 시골 유권자가 겪은 사례(事例) 이다”

장내가 차츰 어두워진다. 영사막에 녹화 그림이 투영된다.

 

한 중년 남자 거실에서 앉아 있고, 벽시계가 저녁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띠르릉 띠르릉” 탁자위에 있는 전화 벨소리가 난다. 중년이 수화기를 든다. 수화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뚜렷하다. (이하 녹음기에서)

수화기(여자) “여기는 일국당 지구당 공천후보 3사람 중에 한명을 선택하기 위한 여론조사 기관입니다. 1번 김씨를 알면 1번을 모르면 2번을 눌러주세요.” 중년은 잠시 생각다 1번을 눌렀다.

수화기 : “2번 김씨를 알면 1번, 모르면 2번을--” 중년은 역시 1번을 눌렀다.

수화기 : “조씨를 알면 1번을 모르면 2번을 --”

중년은 또 1번을 눌렀다. 세 사람 다 모르는 사람이니 2번을 눌 려야 할 텐데 모두 다 안다고 인심이나 쓰자 싶어서다.

수화기 : “세 사람 중 누가 일국당의 국회의원 공천후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까, 1김씨를 지지하면 1번, 2김씨를 지지하면, 2번, 조씨를 지지하면 3번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면, 4번을 눌러주세요”

중년은 세 사람의 인품에 대해 아무른 정보가 없기 때문에 송화기의 4번 단추를 검지로 찍는다.

수화기 : “선생님이 2십대이면 2를, 3십대이면 3을 ---- 7십대이면 7번을 눌러주세요”

 

중년은 60대이지만 50대인 것 처럼 5번을 찍는다.

수화기 : “감사합니다”

예쁜 아가씨의 음성이 맴돌더니 ‘딸각’ 하고 통화가 끊어졌다. 그는 단꿈을 앗아간 일국당의 무례한 전화에 화가 나서인지 혼 자 빈정거린다.

중년 : (독백) “무슨 여론조사라 카능기 이 모양이고, 지랄방정 떨고 있네”

여론 조사로 단꿈에서 쫓겨 난 중년은 다시 잠을 잇지 못해 창 쪽에 있는 의자로 가서 책상위에 있는 컴퓨터를 연다. 빈문서의 하얀 여백에 커셔가 깜박깜박하면서 손가락이 자판을 누를 때마다 그 뒤로 글자가 허공 영사막에 또박또박하게 문장이 나타나자 읽어간다.


중년의 독백소리 낭낭하다.

중년 : “사실 나는 우(위) 시(셋) 후보의 신상에 관하여는 아무것도 모른다 아이가, 우짜기나 나는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보나따나 거룩한(!) 합천군민인기라, 그란데 일국당에서 공천 신청한 10명중에 함안군 사람만이 시시(셋)이 뽑힛다 컹께네 기가 맥힌다 그말이다.

의령. 합천 신청자는 모두 헛물킨기라 그 말이다. 합천 사람들이 자존심이 안 상했다카면, 지(자기) 빙신인(병신)기라. 물론 의령사람들도 마찬가지제--.

공천심사위원들을 원망해야 하나, 일국당을 원망해야하나, 3개군을 한 지역구로 묶어둔 선거법을 원망해야 하나--, 어쨋던가네 나는 지랄 같은 이번 총선에 기권할 작정이구마”

중년은 잠이 오는지 저장을 누른 후 컴을 끄고 침대로 돌아간다. 화면이 끄지고 다시 조명이 켜졌다.

재판장 : “여러분, 위 영상 그림을 잘 보셨지요, 저 먼 시골 합천읍에 사는 이 직설(直說)씨의 어느 날 저녁 한 때를 촬영한 그림입니다. (법정을 훑어본 후에) 그러면 다음 그림을 보아요”

조명이 끄진다. 허공에 또다시 영상이 그려진다.

이번에는 무슨 그림이 나올까하고 호기심이 가득 찬 눈초리들이 허공을 향한다.
중앙선관위원장이 국민을 향해 호소하는 영상 그림이다.

선관위장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일은 제18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입니다. 그동안 치열했던 선거운동도 오늘로써 끝이 나고, 이제 국민 여러분의 선택만이 남았습니다. --중약-- 정책과 정견, 그리고 공직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이야말로 후보자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지금 바로 선거공보를 펼쳐 보시거나 인터넷을 열어서, 다시 한 번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중약--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의 한 표 한 표가 모아져서 우리의 삶과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게 됩니다. 내일 하루일 가운데 투표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무리 바쁜 일이 계시더라도 투표부터 먼저 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잠시 동영상이 끄진다.

재판장 : “조용히 하시고 또 다음을 보아주십시요”

조명이 끄지고, 다시 영사막에 그림이 뜬다. KBS 저녁 뉴스이지 싶다. 세련된 앵커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앵커 : “잠정집계 된 이번 총선 투표율 46%는 역대총선은 물론이고 지방선거까지 통틀어서도 가장 낮은 투표율입니다. 특히 대도시 투표율은 더욱 낮습니다. 임0흠 기자 나오십시오”

임기자 : “임 0흠 기자입니다.(-전반부생약-) 총선 투표율이 50%도 미치지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2대 때 84,6%를 기록한 후 총선투표율은 줄곧 하락해오다 17대총선 60.6%에 이어 이번은 14.6% 포인터가 낮은 46%로 다시 최저투표율을 기록하였습니다”

동영상 그림이 끄지고 조명이 들어온다. 법정심리 현장, 단상의 재판장이 입을 연다.

재판장 : “방청인 여러분! 첫 번째 그림은 일국당이 실시한 총선후보공천 선발과정에 있었던 여론조사의 한 예이고, 두 번째는 중앙 선거관리위원장이 총선투표 전날 TV를 통해 국민에게 선거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사실을 담은 그림이며, 세 번째는 총선이 끝나고 난 뒤, 투표율이 46%로 저조한 점에 관하여 TV가 보도한 사례 하나를 선택하여 재방영한 동영상이다.

오늘 이 재판에서는 첫 심리로 단잠 중 전화 밸 소리에 잠에서 깬 합천 거주 이 직설 씨가 일국당으로 부터 걸리어 온 전 통화 과정에 있었던 사실관계에 대해 심리코자 한다.

그러면 이 직설 씨, 증언대로 나오라. (증인석에 안자있던 이 씨가 일어나 증언대로 가서 앉자 재판장은 아직도 서있는 피고인 한 정치에게) 피고는 착석하게, 신문은 좀 있다 하겠네.

(서있던 피고는 조용히 앉는다. 재판장은 증인을 향해) 증인은 본 재판장이 묻는 말에 사실대로 대답하고, 주장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직하게 진술하라, 특히 이 자리는 하늘 위에서 절대자님이 큰 관심을 갖고 내려다보고 계신다는 점을 명심하게”

이직설 : “잘 알겠시다” 법정 안은 잠시 술렁이다가 조용해진다.

재판장 : “증인은 합천읍에 거주하는 이 직설 씨 본인이 맞는가”

이직설 : “예, 맞습니다요” 이씨는 다소 불안한 표정이다.

재판장 : “증인이 총선 전 어느 날, 일국당 여론조사팀과 주고받은 통화 장면이 조금 전에 방영되었는데 사실과 다름이 없는가”

이직설 : “예, 우째 한 밤 중에 내 집 안방에서 일어난 일을 고로콤 또록또록하게 사진을 박아낸능지 참말로 귀신이 곡할 일입니다요”

재판장 : "증인은 앞 영상자료를 보면, 독백의 마지막에서 ‘지랄 같은 투표에 기권 하겠다’고 하였는데--, 투표 당일 정말로 기권 하였는가”

이직설 : “그러시더,--”

재판장 : “민주정치에서 투표는 신성한 국민의 권리인데 왜 ‘지랄 같다’고 하는 혐오스런 말을 썼는가, 그리고 기권하게 된 이유를 간단하게 말 해 보게”

이직설 : “예, 어진 백성이 무얼 알겠능교 만은, 선거 기간에 대여섯 번의 전화질을 받았습니다. 무슨 놈의 선거인지 몰라도 초장부터 여론조사라 카능기가 판을 칩디더--, 정말 짜증이 나고 귀찮능 선거이시더 그려”

재판장 : “짜증이 나다니”

이직설 : “재판장님도 한번 까디비(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시이소, 첫째로 생면부지의 모르는 사람들을 갖다 대고 잘 아능기요 모르능기요 하고 캐물어 싸니까 우째 골 때리능 일이 아닝교 그 말이시더,

둘째로는 후보자가 등록 한후 선거운동을 요이똥(시작) 카면 그 때부터 각 자가 자기 쟁기(長技)를 자랑하면서 표를 달라카면, 단디 챙겨 본 후 우리 백성이 옥석을 골라내면 될끼 아잉기요,

말이 났은께 카지만, 이전(예전)엔 후보자들이 장터 네 거리에 백성을 모아놓고 합동유세를 하면서, 저거끼리 구지삐기(심지)를 뽑아 순번을 정하고 단상에 올라가 목이 터져라 씨부리는 걸 보고, 쪼개라도 내 입에 맞능 사람을 골라 표를 찍었다 아잉기요--, 지금은 뭘 보고 후보를 꼬집어내라 카는지--, 정말 개떡 같은 선거라 그 말이시더,

또 사람 뽑능 선거는 투표일에 한번만 하지--, 왜 전화질로 자꾸 이 사람 저서람 들미기며 존나 나쁘나, 아나 모르나 캐사면서 성가시게 구능가 그 말이시더 (방청석에서 키득 그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씨는 신이 나는 듯)

그라고 네 번째로능, 아니지 세 번째이지, 내가 아능 칭구 아들놈이 국회의원 한번 해볼끼라고 일국당에 후보를 신청했다 그 말 이시더, 공천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자, 똑똑한 젊은 놈이 그만 반 빙신이 됐더라 그말이시더, 정말로 여론 조사라카능기 여러 사람 직이능거 똑똑히 알아야 한다꼬 이 무지몽매한 백성이 재판장님께 호소하니더, (피고를 향해 뺨을 내리치는 시늉을 하며) 조 뻔뻔한 한 정치놈의 대갈백이를 한 대 갈기고 싶은 기라요"

방청석엔 웃음이 일고, 어떤 한 사람이 ‘옳소’하며 박수를 치자 모두가 따라한다.

재판장 : “촌사람치고는 조리가 있군--”

이직설 : “지는 요, 꼬맹일 때부터 똘똘하다고 남들이 그러사테예---”

재판장 : “그래서 증인은 선거에 기권 했다는 건가”

이직설 : “그 뿐이 아이시더, 네 번째로능요, 내가 좋아하는 정당 일국당이 내세운 후보는 함안 사람이고, 내가 잘 아는 사람은 한 동내 이웃 인데 무소속 인기라요, 내가 누굴 찍겠능기요, 내 동내 사람 찍어봤자 떨어질끼 뻔한데---, 차라리 기권하자 그게 쏙 편하다 그 말 이시더”

재판장 : “증인은 출마자 중에 보다 똑똑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면 될게 아니냐”

이직설 : “그런 섭섭한 소리 하지 말라꼬요, 내 이를 줄 알고 (옆구리에 끼고 있던 대봉투를 펴고 그 안에서 두툼한 인쇄물을 꺼내 들고 흔들어 대며) 이걸 챙겨왔어예---, 정당후보나 무소속후보나, 모두가 다 지 잘났다고 어떻기나 좋은 세실만 까발리 난능지--, 이 어진백성 어느 놈이 장뀐지 어느 놈이 까투린지 정말로 식별할 수 없다 그 말잉기라요, 다 지 잘란 놈들 뿐인데 누구에게 찍을 낑가요, 그래서 기권했다 그 말이시더”

재판장은 서기가 증인으로부터 받아 건네주는 인쇄물을 잠시 뒤지며 고개를 꺼덕인다.

재판장 : “증인의 말에 일리가 있구먼---”,

이직설 : “재판장님 어디 고것 뿌잉줄 압니꺼, 고고 말고도예, 다섯 번째 이유가 또 있능기라요”

재판장 : “그래, 또 들어보자”

이직설 : “재판장님! 이렇게 못난 백성이지만, 대한밍국은 민주주의라 카능 나라고, 민주주의는 궁민이 주인이고, 주인인 궁민이 하도 많아서 다 같이 국가 대사를 요리하지 못하기 때문시로 총선에서 나를 대신하는 똑똑한 사람을 뽑아서 국회로 보낸다 카능거는 지도 신문 쪼가리를 보고 알고 있능기라요”

재판장 : 재판장은 고개를 꺼득이며 “잘 알고 있구먼”

이직설 : 재판장의 긍정에 신이 났다. “그런데 나를 대신하여 일해 줄 인물이 없다 아잉기요, 이번에 함안 사람 조씨가 당선 되었는데 우째 그 사람이 나를 대신하며, 우리 동내 합천사람의 대표가 될 수 있능기요,

참말로 기가 찰 일 아입니꺼, 군대에서 제대할 내 손자 놈을 하다못해 관공서 급사로 취직 시켜 달라고 내가 표를 줄 합천후보에게 부탁할라꼬 작심하고 있었는데, 일국당후보로 다른 군에사는 조씨가 낙찰되었다 그 말이시더,

그라마 그 당에서 공천되면 찌개작댕이라도 당선된다는 것은 불을 본 듯 훤한 것이 이 곳 민심인기라요--, 내가 당선자를 찾아가 ‘댁 한테 내가 표를 찍었다’ 카면서 ‘내 손주 놈 취직 좀 시키주이소’ 하고 어찌 부탁하겠능교, 어림없능 일 아잉기요, 그래서 이득이 없는 일에 수고할 필요가 있겠능가 싶어 기권한기라요, 어디 이 어진 백성놈의 말이 틀링기 있능교 재판장님!”

재판장 : “그야 국회의원은 자기를 뽑아 준 지역민의 고충을 위해 노력하 는 것이 당연하지, 그러나 국회의원이란 지역과 지역민들만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야, 원래는 국회의원은 중앙정치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거야”

이직설 : 이 말을 듣고 불만인 듯 “재판장님! 지가 올린 인쇄물을 보시라요! 각 당 각 후보가 대문짝만한 글씨로 내 건 표어를 살펴보면, 판사님이 카신대로 큰 정치로 나라를 살리겠다고 한 말은 어느 구석에 써있는지 잘 보이지 안는구먼요, 그라고 후보자 여섯 사람이 다 지 존 말만 써났시더--, 누굴 뽑겠능기요, 사진에 박힌 인물 중 잘생긴 놈을 골라 찍어라커먼 모를까”

재판장 : “피고, 피고는 증인의 말을 잘 듣고 있는가”

한정치 : 깜작 놀란 피고 “예, 판사님”

재판장 : “계속 증인의 말을 잘 들어 보게”

한정치 : “예, 판사님” 그런데 이직설씨 주장에 반문이 있습니다.

재판장 : “말해 보게”

한정치 : “우리는 후보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TV를 통해 공개토론 내지 정견 발표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직설 : 흥분한 듯 벌뜩 일어나 “눈감고 아웅하는 소리 집어치시요. 재밋는 TV푸로를 나놓고 개판정치에 뛰어던 후보들의 개소짓는 소리를 멀정한 우리가 왜 그 꼴을 본다카능기요.”

한정치 : “그러나 국민의 도리로--”

이직설 : “먼저 정치인 도리나 잘하시지--”

촌놈 대단하다. 입심이 그만이다는 등 소리가 나고 박수도 나온다.

재판장 : 증인을 보고 “그 쯤하고--, 그런데 증인은 자기를 ‘국민’이라고 하면 되는데, 왜 ‘백성 백성’ 하고 백성을 강조 하는가”

이직설 : “궁민이나 백성이나 그게 그것 아잉기요, 궁민보다야 백성이 쬐끔 더 불쌍한 것 같아서--- ”

재판장 : “같은 말이다 싶지만 엄밀히 따지면 국민과 백성은 그 의미가 다르단 말이야, 진수대백과사전에서는 백성의 의미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네

‘백성이라는 말은 주로 조선왕조에서 쓰인 말이다. 조선왕조 오백년은 임금이 성리학의 이념에 기초하여 나라를 다스렸다. 그 이념에 따르면, 임금은 하늘을 대신하여 세상을 다스리는 자로서 신성불가침의 권능을 누린다.

하늘이 내린 인간 사회의 기본 질서는 삼강오륜이란 도덕이고, 임금은 이 도덕 질서를 대변하는 수호자였다. 백성이 왕에게 충성을 다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고, 아내가 남편을 정성으로 섬기면, 하늘도 부응하여 세상만사가 평화롭고 안락하게 된다는 것이 성리학이 가르친 정치의 기본 원리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백성의 나라는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고 했네”

이직설 : “대충 알겠시더”

재판장 : “증인은 이제 백성의 의미를 잘 알아들었느냐, 국민이란 개념과 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단 말이야”

이직설 : “그러니깐 민주헌법 대로 나라를 다스릴 때능 그 나라 주인이 궁민이고, 성리학의 원칙에 따라 다스리는 나라는 그 주인이 왕이다 그 말 이시더”

재판장 : “그래, 그래서 말인데 증인이나 방청인 모두는 앞으로 누구나 자신을 가르쳐 ‘백성’이라 하지 말고, 어깨를 펴고 나는 ‘국민’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 말이야”

이직설 : “내말도 틀린기 없시더, 궁민보다는 백성이 엄청시리 불쌍한 처지는 맞구먼요”

재판장 : “그러면 증인은 착석하고 한정치 피고인은 일어나라”

한정치 : “예” 두려운지 한 정치의 표정이 어둡다.

다음 [정치풍자 희곡3]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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