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민주당, 자민당의 신자유주의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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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민주당, 자민당의 신자유주의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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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정신' 정책화 주목

^^^▲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하토야마 유키오 일 민주당 대표 미국스타일 자본주의 수정 주창. 실제 정책으로 담아 낼지 두고 보아야.
ⓒ AFP^^^
지난 30일 54년간의 장기집권 일본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승리를 거둔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차기총리유력)는 그동안 자민당이 추구해오던 신자유주의를 대폭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대표는 선거 유세 중에 이른바 “우애정신(友愛精神)”을 주창하면서 자민당의 기본 노선에 대한 개혁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신문이 31일(현지시각)보도했다.

‘우애정신’이란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구성원 서로가 돕는 전통적 일본의 연대의식이며 확장된 개념으로는 서로 가치관이 다른 사회와 공존공영(共存共榮)하자는 뜻으로 하토야마는 이 우애정신을 주창했다. 그의 주창대로라면 일본 내는 물론 대외적인 정책 또한 변화가 불가피 해 보인다. 프랑스어의 ‘다름, 차이’라는 뜻의 ‘똘레랑스’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지금까지 자민당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추종해오면서 일본사회의 독특한 횡적연대 개념을 뿌리 채 넘어뜨렸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주장이 실제 정책적으로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하토야마는 과거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일본을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것은 자민당이지만 90년대 들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슬럼프를 자초한 것은 미국식 신자유주의 추종결과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과거 답습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대폭적인 개혁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일본 정치권에서는 “개혁이란 말은 나쁜 말”이라는 의식이 적잖이 있었다. 안정을 추구하던 시대는 이제 그 막을 내리고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일본 주재 맥쿼리 증권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제람은 제 3자의 눈으로 말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재계 및 외교계에 돌린 글을 통해 “미국 스타일의 자본주의는 도덕 혹은 절제의 부재”라고 말하고 일본은 모든 비용을 치르더라도 그러한 미국식 자본주의를 던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토야마는 일본의 한 월간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최근의 경제 위기는 미국식 자유 시장 경제가 보편적이며 이상적인 경제적 질서라는 인식에 기초한 사고방식으로부터 얻어진 결과”라고 미국식 자유 시장 경제를 비판했다. 이 글은 NYT 온라인 판에도 게재되기도 했다.

하토야마는 그 같은 강한 말을 했지만 선거에서 압승이 점쳐지자 다소 누그러진 말로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이는 반미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요미우리신문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준 이치로 전 총리의 5년 5개월간의 집권 시절에 정치적 표퓰리즘에 의한 경제정책의 실패 등 일본 유권자들은 장기집권의 자민당에 반기를 들어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을 몰락시켰다. 노동유연성의 확대, 은행을 통한 부채에 시달리는 좀비(zombie)기업에 대한 지원 중단 조치 등을 포함 한 미국식 친시장주의(親市場主義)로 흘러버린 자민당식 조치들에 대해 민주당은 일본의 장기간의 경제적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조치는 안 된다며 이견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또 미국과 밀접한 경제 협력관계와 마찬가지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세계 경제위기속에서 일본을 피폐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스티븐 보겔(Steven Vogel)정치학 교수는 “우리는 경제 위기속의 한 복판에 있으며, 그 위기는 미국이 단초를 제공했고 따라서 미국의 정책결정자들과 국가가 정책 실수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매우 호소력 있는 정치적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일본 민주당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유세를 통해 아주 세밀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유권자들에게 파고들며 홍보를 했다. ‘민주당 정책집, 인덱스 2009(INDEX 2009)'라는 구체적인 실천방법까지를 아우르는 이른바 메니페스토(Manifesto)를 홈페이지 싣기도 했다. 21개 분야의 정책들을 아주 자세하게 세분화시켜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공약이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NPO(비영리조직) 활동의 촉진 및 세제지원, 장애자의 차별금지, 자살예방대책, 국립추도시설건립, 위기관리체제의 정비, 경찰개혁, 치안대책, 종합적인 총기범죄대책추진, 재해대책, 인권존중종합시책확립 등 민생경제와 밀접한 대책들을 수립 홍보했다. 나아가 자민당의 정책들을 조목조목 분석해 국민들이 잘잘못을 따져 볼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치밀한 선거 전략으로 민주당 자체의 정강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민주당은 이어 철옹성 같은 관료 개혁을 주창하며 국민 속으로 파고들었다. 일본의 관료조직은 자민당, 기업과 더불어 이른바 ‘철의 삼각(Iron Triangle)'을 형성하며 국민위에 군림해온 조직이다. 이를 깨부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정책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생산성제고(Productivity-Up), 디플레이션과의 전쟁, 막대한 공공부채 등에 대해서는 똑 떨어진 말은 많이 하지 않았다.

일본은 잔인할 정도로 효율(效率),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강조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하나의 예로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의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 재고를 갖지 않고 생산시간에 맞춰 필요한 부품 등을 라인에 곧바로 투입하는 것)”같은 것이 경쟁력, 효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본보기일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지금까지 부실에 허덕이는 기업을 지원하고, 낡은 규율로 새로운 창조를 막아서면서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고통 속에서 허덕였다고 1998년 스카이마크 항공과 함께 국내항공을 운용했던 스와다 히데오 같은 기업가들은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번 민주당의 변화의 외침과 맞닿아 민주당의 압승을 가져온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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