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국회를 통해 바라본 '대선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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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국회를 통해 바라본 '대선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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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정외과 모의국회, '정치학도의 무공해 메세지'

 
   
  ^^^▲ 모의국회, 대선 후보자 토론광경'후보자들의 면면을 알아 봅시다.'
ⓒ 김용한^^^
 
 

지난 7일 경북대학교 전자계산소 4층 국제회의장에서는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연극무대인 모의국회가 열렸다.

이번 모의국회는 정외과 학생들의 전통적인 연례행사 가운데 하나지만 대선 4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 각양각색의 정치판을 풍자하고, 대선 후보자들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자리 매김을 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었다.

모의국회가 치러지는 현장에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위해 리허설 준비가 한창이었고, 일부 학생들은 무대에 오를 연기자들의 대본과 동작점검 등으로 바쁜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다. 정외과 학생들의 전통이어서인지 선배들이 나와 후배들을 격려하며 준비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막이 오르고 모의국회는 먼저 뻔뻔해(前 국방부장관)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정에서의 비리 청문회를 열었다. 다음은 김대충(前 대통령)이 입장하고 김부패(김대충의 아들)의 부패비리 사건을 풍자한 내용의 연극이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의 웃음과 연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모의국회는 청문회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우리의 정치적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다음으로는 대선 후보자들 초청 토론회. 대선 후보자들의 토론현장은 최근 우리의 정치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대본작업에 많은 신경을 썼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모의국회, 전(前) 국방부장관 청문회청문회를 통해 바라본 정치세상
ⓒ 김용한^^^
 
 

모의국회준비위원장인 김기범 학생은 “그간 열 네 번의 모의국회 행사를 하면서 급변하는 현실정치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주제 선정상의 문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한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면서 “모의국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하며 편한 마음으로 서로를 볼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민등록당의 권노동, 새마을연합의 박향수, 한사람당의 이대쪽, 사분오열당의 노바람, 사강신화21의 정축구 등의 이름으로 연기를 한 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현실 정치후보자들의 면면을 잘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모의국회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는 모습이 돋보였고, 때론 풍자 섞인 위트와 유머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대선토론회가 시종일관 진지하고 또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장이 되었던 것은 모두 학생들의 이러한 노력 덕분이었다.

이창호 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은 "88년부터 꾸준히 해오던 행사이지만 이번 모의국회를 통해 언론과 정치인들이 다하지 못한 부분을 가상청문회를 통해서 청년들의 신선한 시각으로 재조명해보자는데 의의가 깊다"고 전하면서 "우리 사회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은 사실이나, 대학생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비록 미약하나마 대선에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자들의 장.단점을 그려내려고 하였다"고 설명했다.

청문회를 마무리하면서 사회를 본 학생은 "대통령 아들의 부패비리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철저하게 수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고 말해 검찰의 수사가 미흡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 환호와 박수로 격려하는 학생들우리 생각처럼 정치가 잘 되려나?
ⓒ 김용한^^^
 
 

모의국회 대본작업에 참여했던 허윤경 학생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공부가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정치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반면 정치인들로부터 배우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하게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리허설부터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내리기까지 줄곧 무대를 지켰던 권순목 학생(연출담당)은 "우리는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방해하려고 마련한 행사가 아니라, 대선 후보자들의 장.단점을 통해서 많은 것을 공부하려고 하였을 뿐이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였다.

기자가 "이번 모의국회를 얻은 것은 무엇인가?"고 묻자 그는 "현실적으로 대선 후보자들로부터 기대를 걸거나 희망을 가질만한 후보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로 우회적인 답변을 했다.

축사에 나선 윤순갑 교수는 "연례적인 우리학과 학생회 주최의 모의국회의 의미가 올해처럼 각별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을 치사하면서 "이번 행사야말로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전개되는 작금의 정치현실은 물론, 명목에 있어서는 의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에 있어서는 파행으로 점철된 지난 50여년의 한국의회 정치를 향해서 던지는 젊은 정치학도들의 포효(咆哮)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이번 모의국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그는 말미에 "비록 그 치밀함에 있어서는 미흡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출연자 모두가 젊은 청년들이라는 의미에서 이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한결같이 조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한 무공해 메시지라고 생각된다"면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비록 모의국회를 통한 일종의 정치풍자판이었기는 하지만, 학생과 관객 모두 나름대로 정치에 대한 감각과 시각을 얻을 수 있고 현실 정치를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던진 그 의미심장한 말들 속에서, 우리의 정치판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지역감정과 난장판 정치가 깨어지고 추방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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