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 없는 李대통령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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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 없는 李대통령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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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도, 알맹이도 없는 담화문 내용

^^^▲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춘추관에서 가진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19일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에는 대통령의 상당한 고뇌가 담겨 있었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을 바라보며 고뇌했다는 내용이나 아침이슬을 들었다는 내용에서 대통령의 고뇌가 충분히 읽혀진다. 하지만 그뿐이다.

알맹이도 빠졌고 디자인도 되어 있지 못한 독백 수준의 담화문이다. 그리고 벌써 두번째이다.

청와대 안에 대통령의 담화문을 디자인해 줄 수 있는 실력자가 없어서 인가. 담화문을 대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1. 알맹이가 없는 담화문

촛불시위를 하는 국민의 사정은 절박하기 때문에 튀쳐 나와 촛불을 들었다. 그렇다면 이 내용을 담화문에 담을 때에는 촛불시위를 하는 국민의 사정이 얼마나 절박한가에 대해 얼만큼 이해를 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의 독백만 가득하고 건질 것이 없다. 그래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19일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초안을 작성한 김두우 청와대 정무2비서관은 "뒷산에 올라가서 촛불을 바라봤다는 부분은 이 대통령이 밝힌 부분"이며 "원래는 내가 상상으로 '마당에 나와서 촛불을 바라봤다'고 쓰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뒷산에 오른 얘기를 해줬다"는 이야기가 머니투데이에 실렸다.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내각까지 총 사퇴를 하고 수석실 전체가 사퇴를 할 정도로 비상한 시국이다. 그리고 이 시국의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이라는 이름으로 사과성명을 내는 담화문이다.

아무리 현실에 대한 감각이 뒤떨어진다고 해도 사과성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의 두번째 담화문인데 상상이 투입되고 멋부리는 글이 담아 져서야 되겠는가.

연설문이나 담화문은 연설가가 써 주어야 한다. 김두우 비서관은 논설위원 출신이지 연설가가 아니다.

연설가는 직접 연설을 하기 위한 원고를 작성하나, 논설위원은 남이 연설한 내용을 바탕으로 비판과 비평을 하는 2차적인 글을 생산한다. 따라서 연설에 대한 기초가 없고 연설문에 대해 디자인을 하지 못한다.

진정성을 가진 글이란 먼저는 진실이요, 두번째는 호소력이요, 세번째는 감동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어야 하며 철저히 과학적이어야 한다.

먼저는 담화문을 발표할 원인인 대통령께서 원고를 작성하고, 이를 연설가가 수정을 해 주어야 하고 마지막으로는 문학전공자가 감수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속이 꽉 찬 내용이 나오게 되고 감동은 주지 못해도 설득은 할 수 있는 내용의 담화문이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 사과성의 담화문은 단 한 번으로 끝을 낸다는 각오로 작성되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진정성이다.

2. 디자인이 없는 담화문

아무리 좋은 상품도 포장이 잘 못 되어 있으면 상품의 질에 대한 가치와 인식도 떨어지게 되어 있다. 더구나 일국의 대통령이 발표하는 담화문이라면 디자인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담화문이라는 성격은 그것 만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학자들 전부가 달라 붙어서 만들어낸 담화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과 차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담화문이 발표되고 난 뒤에 알맹이가 없니, 질이 떨어지니 등등의 비판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대통령 수석실에 연설문과 담화문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정책디자인실을 만들어야 한다. 기껏 대통령의 말실수를 대변해 주는 홍보실을 만들 것이 아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연설을 했고, 홍보실은 대통령의 말씀을 재해석해 주고 풀이해 주는 일에 막대한 국력을 소진했다.

대통령은 디자인이 되지 않은 연설문으로 연설을 하지 말아야 하고 즉흥 연설은 피해야 한다. 비록 사석에서 한 말이라고 해도 대통령의 말씀이기 때문에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어 있으며 언론의 표적이 되어 있다.

따라서 말에 대한 실수로 해명하는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한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말은 아무리 달변가라고 해도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당시의 주변환경이나 혹은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이런저런 말이 나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3. 정책 디자인실이 해법이다

정부에서 나오는 모든 정책은 평등해야 하고 효율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정책이 나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다.

먼저는 사회각층을 총망라할 수 있도록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되고 사회약자층을 배려한 흔적이 있는 정책이 나와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기획실 외에 디자인실을 두어 정책을 디자인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책디자인이란 논리를 뜻하며 정책은 방법이다.

논리란 호소와 설득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논리가 되어 있는 정책이 되어야 호소력과 설득력이 생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호소가 없고 설득이 없는 정책은 막가파 정책이며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예컨데 국민은 매년 년중행사로 벌어지고 있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구청의 악행과 이를 묵인해야 하는 정부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돈 관리를 하는 재정기획부와 기획예산부가 전혀 비과학적인 부서이며 쓸모없는 부서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이는 정부의 모든 정책이 설계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있는데 논리가 없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논리가 없는 방법만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나올 수가 없다는 뜻이다.

분명 정부는 국민을 위해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국민은 그 정책이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정부를 위한 정책이며 공무원을 위한 정책일 뿐으로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정부는 차상위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면서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전담부서를 두겠다고 발표했다. 또 탈북자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전담과를 2개나 더 만들었다. 탈북자의 수가 1만명이다.

또 있다. 한국 정부의 종교를 책임지고 있는 종무실은 고작 13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그 중에 종교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다.

한 해 예산으로 270억원을 집행하는데 240억원이 전통사찰을 지원하거나 불교 지원용으로 쓰이고 나머지 30억원은 기독교와 불교의 연합행사 지원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통사찰은 문화재청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모든 사찰은 등산객에게까지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현 김장실 종무실장은 앞으로 3년에 걸쳐 매년 200억 원씩을 사찰체험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종무실이 매년 전통사찰의 뒷돈을 대주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부서라면 차라리 폐서하는 것이 국민에게 유익을 준다.

청와대는 정부의 부서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 각 부서에서 나오는 모든 정책이 얼마나 과학적이며, 효율적이며, 민주주의적인지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정책디자인실을 두어야 하고, 정책비평가들을 중용하여 이 일을 맡겨야 한다. 구멍난 정책을 때우기 위해 외부에 용역을 주어 땜질을 하는 땜질식 정책으로는 오래 갈 수 없다.

또 노 대통령의 말실수를 재해석해서 여론의 입막음을 전담해 왔던 국정홍보실이다. 가치가 없다는 판단 하에 인수위에서 폐지했다.

인터넷 시대에 국정을 홍보한다는 차원의 발상도 실소를 금치 못하겠거니와 현 정권이 자존심을 버리고 폐지했던 홍보실을 복원한다는 발상에는 어이마저 상실이다. 그 뜻은 계속해서 이명박 대통령께서 실정을 거듭하겠다는 것이며, 말실수를 거듭하겠다는 뜻인가.

이왕 수석실을 하나 더 만들겠다면 정책디자인실을 신설하여 제대로 된 정치도 하고 각종 연설문과 담화문도 잘 디자인하여 신뢰를 회복하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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