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성장 제약요인은?
2020 경제성장 제약요인은?
  • 이승석
  • 승인 2020.02.1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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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표에 의하면 우리 경제의 2019년 경제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만약, 정부가 지난 4분기에 재정집행률을 인위적으로 높이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본원의 당초 전망치인 1.9%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올 2020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각종 경기지표와 선행지표들이 가파르게 하강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發 전염병까지 엄습하며 경제전반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결과적으로 2020년 경제성장률은 1%대 중후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우리경제가 올해를 기점으로 1% 수준의 초저성장기에 조기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임을 의미한다.

본고에서는 향후 우리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중요한 몇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민간소비의 활력 상실이다. 민간소비는 국내총생산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양적인 측면에서 국내총생산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이전지출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1.9% 성장에 미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명목임금 상승률의 둔화와 정부주도의 노인일자리 증가에만 의존하고 있는 부진한 고용상황 역시 소비위축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위와 같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득분배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3년 넘게 지속되어 온 정부의 소득지원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반시장적인 주택시장 억제정책 역시 건설업 업황 및 가계부문의 소비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하여 9억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15억 이상 주택에 대한 전면적인 대출금치 조치 등은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건설투자 위축흐름의 반등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자산가격 경로를 통해 가계부문의 소비심리마저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세 증세로 인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의 감소는 물론, 주택시장 마비에 따른 이사가구 감소로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준내구재 소비 역시 크게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2018년 9.13대책을 통해 경험한 바와 같이 근본적인 공급대책이 배제된 수요억제 정책은 주택가격 안정 및 주택수급 균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택에 대한 초과수요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시장참여자들은 새로운 규제정책에 적응하여 내성만 쌓아갈 뿐이다.

마지막으로 수출 및 투자부진이다. 정부는 세계경기가 저점을 지나 반도체 시장회복을 시작으로 우리경제의 수출과 투자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일부 신흥국들만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뿐 중국이나 미국 등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경기선행지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소비위축 국면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 극단으로 치달았던 미·중 무역분쟁의 일단락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무기한 연기되면서 대외불확실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주요국에 대한 수출회복 가능성의 거의 전무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설비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 2년간의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의 재고누적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생산 및 투자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경제는 겹겹이 쌓인 규제들로 산업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가운데, 대외부문의 악재까지 최고조에 이르면서 수출 및 투자의 회복을 기대하기 난망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울증에 빠진 현 경제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정부는 정경분리의 확고한 원칙 아래 현재 숫자로 드러나고 있는 경제지표와 결과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분석결과 상에 나타난 정책상의 오류와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여, 경제회생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과 가계도 기대를 가지고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했던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소수 엘리트 집단이 만들어낸 정책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위기극복을 위해 서로의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하며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 이뤄낸 결과였음을 되새겨야 할 때다.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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