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아동보호체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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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대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아동보호체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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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 이상욱 /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기고자 : 이상욱 /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기고자 : 이상욱 / 강원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새 학기가 시작한지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들뜬 얼굴로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느꼈던 희망, 기대 등과 같은 감정들이 내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일하면서 만났던 아이들이 함께 생각나기도 한다. 그 아이들도 저 아이들처럼 행복한 얼굴로 학교에 갈 수 있게 예방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안타까움도 함께 든다.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사례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 특례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로는 전국적으로 매년 약 2만 건이 넘는 아동학대 사례가 발생할 정도다. ‘2017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된 22,367건의 사례 중 80%에 달하는 17,563건의 사례가 아동의 가정에서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학대 행위자의 76.8%가 아동의 부모였으며, 학대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양육태도 및 방법의 부족, 과다한 스트레스 등의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동학대를 한 가해 부모를 만나 상담해보면 그 중 상당수는 “양육방법을 몰랐다”, “훈육 차원이었다”라고 학대를 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단순히 양육방법을 모르고, 훈육을 하기 위해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아동학대 사건을 조사하고, 사례를 관리하는 상담원으로서 아이들이 가장 사랑을 받아야할 가정이 학대 장소가 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대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다시는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최대한 ‘재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굿네이버스는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곳이다. 특히, 민간단체 최초로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아동학대 예방과 재학대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 활동,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동 학대가 일어났을 때 현장을 조사하고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과 가정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도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재학대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는 아동학대에서 재학대는 상습적으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발생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대가 발생한 이후부터 아동과 아동의 가정을 촘촘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아동학대 특례법이 시행된 이후로 신고건수는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인력은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한정된 인력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사례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기어렵다. 재학대를 예방해야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 하지만, 인프라 문제로 아동학대 사건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지곤 한다.

전문적으로 아동보호체계를 만들고 재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아동인구와 관할면적, 사례 당 평균 이동 소요시간,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증설하고 상담원 충원을 해야한다. 또한, 아동학대의 사례관리를 장기간 전문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 기능이 잘 운영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재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사례개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민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아동보호체계를 국가가 확실하게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에 대한 관심과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국가에 노력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민관이 협력하여 재학대로 인해 고통 받는 아이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학대피해아동을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재학대 예방 서비스 대책을 발전시킬 때이다. 나도 현장에서 학대피해아동들을 재학대로부터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촘촘한 아동보호체계가 마련되어 아이들이 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가정에서 행복하게 지내게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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