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이후 감기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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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이후 감기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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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고 누가 강조했나?

 
   
     
 

새하얀 흰눈, 가비엽게 밟을 눈,
재가 타서 날릴 듯 꺼질 듯한 눈,
바람엔 흩어져도 불길에야 녹을 눈.
계집의 마음. 님의 마음.

- 소월의 시 “눈”에서 -

창밖으로 눈송이가 쏟아진다. 눈발을 보니 대설경보라도 내려진 것 같다. “6일 새벽부터 내린 눈은 가리왕산 자락을 하얗게 덮었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모습이다. 주전자에 김이 폭폭 나는 모습을 더하면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아궁이에선 장작불이 활활 타고 굴뚝에선 연기도 피어오른다. 눈 내린 날의 산촌 풍경이다.“ 탈법사냥을 겨냥한 리포터는 사뭇 서정적이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하늘색은 짙다. 바람을 견디지 못한 눈발은 낙하지점을 찾지 못하고 먼 곳까지 날려간다. 바람에 떠밀려가는 눈발의 선이 곱다. 집을 지키던 개들은 외출을 했는지 없다. 눈길에 어딜 갔을까.” 감각적인 필치가 우릴 현장으로 이끈다. 그러나 영화의 한 장면은 접어야했다. 초점에 잡힌 사진은 하얗게 쌓인 눈 속에서 흉측스럽게 너부러진 올무였다.

요즘 감기(感氣)는 왜 그리 독한지, 표몰이 사냥꾼 앞에서 떨고 있나보다. 그들 눈에 비친 대설은 대선(大選) 지지용 표로 둔갑해 있을 터다. 아직 투표까지 일년이나 남아있건만,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진정 이것은 우리를 덧셈대상으로 얕잡아보는 수작이다. 여기저기 현장에 저인망 올무를 설치하고, 보호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후 한 마리씩 잡아드리겠다는 짓이다.

옛날 아궁이가 그립다. 장작에 군불지퍼 아궁이를 떼면, 매콤한 연기가 온갖 잡 냄새를 쫓아내었다. 그리고 반쯤 타버린 아랫목에 솜 이블 덮어쓰고 온몸을 이리저리 지지면서 땀 푹 흘리면, 웬만한 감기는 다 날아갔다. 지금은 장사 속 같은 과잉처방에 약에 대한 내성만 잔뜩 부풀렸다. 그러니 바이러스도 살아남겠다고 변종으로 거듭나는 게다. 감기약은 마냥 헛물만 켠다.

대중 스타는 인기순위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다. 오늘날 잘 나간다는 대선주자들도 마치 지도자로 연기하는 대역 같이 보인다. 오늘도 피디가 잡아주는 카메라 앵글에 맞춰서 그들이 감기약 흉내를 내고 있으나 특효는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시장의 점유율만큼 약효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새 지도자는 차라리 투박한 모습 있는 그대로를 보여라. 침침한 마스크를 벗어라.

준비된 영도력은 다이아몬드처럼 광채를 내뿜는 법이다. 우리는 네거티브 형 투쟁가 보다 자존적인 정치가를 보고 싶다. 그(또는 그녀)가 밑바닥 민심에 기대는 일은 세상 떼로부터 쏙 빠져나오는 것이다. 눈송이는 왜 하얀가? 얼음은 왜 투명한가? 눈과 얼음은 같은 H2O 물분자지만 결정체다. 다이아몬드 역시 숯, 흑연과 같은 탄소 단체지만 그 결정구조가 다른 것이다.

시드니의 송구영신 불꽃놀이는 CNN이 2006년까지 10년 연속 1위로 선정한 세계최고의 불꽃놀이다. 2007년의 테마는 “다이아몬드”였다. 다이아몬드의 영원성을 주제로 삼은 것이다. 다이아몬드 문양이 화려하게 등장하면서 007영화의 주제곡이었던 “A diamond is forever”가 울려 퍼졌다. 이때 바로 옆 반전시위자들이 “국경 없는 의사회” 헌금서명에 참여하고 있었다.

미항 시드니는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것 같다. 에메랄드-바다와 숲, 루비-건물, 사파이어-하늘, 다이아몬드-모래, 이를 배경으로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구조물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극치이다. 시드니 올해의 주제는 하버브리지 개설 75주년을 기념하여 “에메랄드 도시의 다이아몬드 밤”으로 정했다. 다이아몬드는 결혼 75주년의 상징이며, 영원한 여자의 순결이다.

세상은 넓고 아름답다. 시드니에서 불꽃이던 다이아몬드가 서울에서는 눈꽃이다. 시드니와 서울은 적도사이로 큰 호수를 끼고 마주보는 앞마당 빌리지이다. 지구촌 남반구는 북반구에 상보적인 지역으로 지금이 한창 여름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오즈(Oz)는 호주의 애칭이다. 우리가 자자손손 이어가며 수시로 놀러가서 즐겨야할 곳이다. 새롭게 선출될 영도자는 모든 국민에게 이런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정치를 구사할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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