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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런투유' 메인포스터 ⓒ 나라디지컴^^^ | ||
노란 머리를 휘날리고 담배 연기를 바람에 날리며 여인이 거리를 걷고 있다.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 남자 곁에 또 한명의 남자가 있다. 남자들의 세계.
타국.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두 남자. 그들에게 '조센징' 이라고 부르며 조선 노래를 강요하는 암흑가의 건달들. 기타를 치며 일본 말로 일본 노래를 부르는 남자는 노래를 멈추고 '조센징'이라는 말에 노란 머리의 남자가 건달들에게 주먹을 날린다. 하지만 암흑가의 주먹에는 역부족이다.
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달려와 입가에 피를 흘리는 노란 머리의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껴안는다. 노란 머리의 남자는 오토바이를 질주하며 암흑가의 차 앞을 막는다. 그리고 오토바이에서 내려 차를 향해 총을 쏜다. 차는 전복되고 건달들이 한 명씩 총에 맞는다. 카페에서 '조센징' 이라고 말했던 건달에게 노란 머리의 남자는 '너도 노래 불러봐' 라고 말한다. 그리고 뒤돌아 가려고 하는데 건달이 총을 꺼내려고 하자 노란 머리의 남자는 뒤 돌아 서며 그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긴다.
노란 머리의 여자는 언제 부터인가 카페 '캘리포니아' 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한 남자를 지켜보고 있다. 그녀와 그 남자는 언제인가 '고베'의 어딘가에서 스쳐 지나간 적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모른다. 그 남자를 지켜보던 노란 머리의 여자는 화장실 문 앞에서 그 남자와 눈길을 교환한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일본 암흑가 보스의 딸,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한다. 노란 머리의 남자를 사랑한 암흑가 보스의 딸. 그가 있는 서울로 도망친다. 사랑을 찾아서. 하지만 노란 머리의 남자는 항상 그의 곁에 있는 한 남자를 사랑한다. 그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짝사랑'일뿐....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는 노란 머리의 여자에게 순간적인 '키스'를 당한다. 그리고 그 '키스'로 그 남자의 인생이 바뀐다. 세상을 포기했던 그 남자에게 노란 머리의 여인은 삶을 붙잡게 해준다. 그리고 노란 머리의 여인도 나락까지 떨어진 그녀의 인생에 생명처럼 다가온다. 삶의 끈을 잡고 싶어진다.
노란 머리의 여인과 기타를 치는 남자는 바다로 향한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소리친다. 그들은 하나가 된다.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닌 하나다.
이 두 남녀를 쫒는 또 다른 암흑가의 킬러가 서울에 도착한다. 킬러는 사진 한 장으로 그들을 하나 씩 찾아간다. 첫 대상은 암흑가 보스의 딸, 그녀를 때리고 그녀의 몸을 유린한다.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노란 머리의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운동하는 체육관으로 유인한다. 그 시간 노란 머리 남자가 사랑하는 기타 치는 남자는 노란 머리의 여인이 항상 그리던 고향을 가기 위해 기차표를 두장 구입하여 한 장씩 갖고 있기로 한다. 기타 치는 남자는 어딘가 전화를 걸고 노란 머리의 여자에게 기차가 떠나는 시간까지 가겠다는 약속을 남겨둔 채 차의 페달을 밟는다.
그가 간 곳은 폐허가 있는 어느 건물. 한 대의 차가 도착하고 그 차 안에서 그를 사랑하는 노란 머리의 남자가 피를 흘리며 나온다. 그리고 또 한명의 남자, 킬러가 그에게 다가와 그와 혈전을 벌인다. 노란 머리의 남자는 그들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다.
결국 기타 치는 남자는 킬러를 죽인다. 그리고 노란 머리의 여자가 기다리는 기차역으로 향한다. 기차 플랫 폼으로 달려간 기타 치는 남자는 기차가 떠나가는 걸 지켜본다. 그리고 뒤 돌아 기차역을 떠난다. 기차 플랫 폼 저 끝에는 노란 머리의 여인의 뒤 돌아 보며 오지 않는 그를 생각하며 플랫 폼을 떠난다.
기타 치는 남자는 플랫 폼 밖 다리에서 경찰에 포위된다. 그리고 담배 한 개비를 꺼낸다. 안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려 하자 경찰은 일제히 그를 향해 총을 난사한다. 그는 하늘을 보며 쓰러진다. 붙이지 못한 담배를 입에 머금은채...
청춘이란? 세상은 쓰레기로 가득해. 내 한 몸 기댈 곳 없는 세상이 미워. 내 곁에 그가 있다면 그래도 이 쓰레기 같은 세상 버틸 수 있을텐데. 담배 한 모금 만이 항상 내 섞어 가는 육체와 영혼과 함께 할뿐..
세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다. 바다를 향해 외쳤다.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그녀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 그녀가 가는 곳,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함께한다. 내 몸이 조각나고 거리를 핏빛으로 물들인다 해도 그녀만 내곁에 있으면 괜찮다.
사랑이란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들에게 사랑은 한 모금의 담배 연기와 한 잔의 술과 같았다. 사랑은 그저 스치듯 지나는 소나기일 뿐. 영원한 사랑도 신데렐라의 꿈도 동화 속에 나오는 환상이었음을.
세상의 끝에는 해피엔딩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까. 삶의 종착역에서 만나는 두 남녀의 기다림에 지친 우울한 사랑 이야기. 진정한 사랑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청춘에게 마치는 한 편의 시 같은 영화를 발견하다.
런투유, 그는 오늘도 거리를 걷는다. 그녀도 어느 거리에서 끝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그와 그녀가 마주친다. 그리고 시선을 주고 받는다. 눈동자 속에 그와 그녀가 존재한다. 오직 그와 그녀만이.
그들의 눈동자 속에 비친 그와 그녀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가. 세상을 담을 그 무엇도 세상을 버릴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얼굴만이 비춰질 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숨가쁘게 전개된 '런투유', 두 남녀의 사랑을 한 발의 총성 과 한 모금의 담배 연기 속에 뭍은 채 군더더기 없는 색깔로 보여준다. 독립 영화 제작사와 감독의 시선이 두 남녀의 시선을 감싸준다.
때로는 강렬한 눈빛을 때로는 그저 의미없는 말 한마디를 가식없는 시선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감독의 카메라가 그들이 걷는 거리를 조용히 따라간다. 인공적이고 차가운 기계의 시선이 아니라 심장이 고동치는 인간적인 눈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고 픈 두 남녀의 삶을 시각적으로 사로 잡는다. 물질만능주의가 되어 버린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헤쳐나가려는 두 남녀의 진실된 마음을 여과하지 않은 채 그대로 영상에 담는다.
환상이 난무하고 테크놀러지가 판 치는 테크노적인 영상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언제나 볼 수 있고 겪고 있는 현실의 생활을 그대로 무채색으로 보여준다. 영상예술의 교과서적인 내용의 전개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스크린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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