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 우리나라 언론인들은 편집권 독립에 대한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사주나 광고주 등 경제세력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언론인회(회장 이정석)와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학장 최선열)은 '2002년 한국언론자유상황보고서' 작성을 위해 지난해 8월 25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의 일간신문과 방송사 기자 3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편집권(편성권) 독립에 대한 위협정도를 5점 척도로 매기도록 한 결과 응답자들은 경제세력(4.17)을 가장 먼저 꼽았고 경영진(3.86), 정치권력(3.62), 편집국 간부(3.55), 이익집단 및 압력집단(3.32), 노조(2.61) 등이 뒤를 이었다.
신문사에서는 경영진, 방송사에서는 노조의 위협을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경력이 높을수록 이익단체와 압력단체의 위협정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 정도는 광고주(2.96), 사주 및 경영진(2.74), 정치권력(2.50) 순이었는데 신문기자에 비해 방송기자들은 사주 및 경영진(2.97)과 정치권력(2.90)을 많이 꼽았다(4점 만점).
응답자들의 66.1%는 기사를 쓸 때 가장 염두에 두는 사람으로 독자(시청자)를 들었다. 이는 97년 한국언론재단의 조사결과에 비해 12.1% 포인트나 높아진 수치이다.
그 다음으로는 편집국(보도국) 간부, 취재원 및 취재대상(이상 11.5%), 경쟁사 동료(3.3%), 경영진(2.7%), 광고주(1.6%) 등으로 나타났는데 97년과 비교해 경쟁사 동료(9.0%)를 의식하는 비율은 줄어든 반면 경영진(1.0%)을 의식하는 비율은 다소 늘어났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응답자의 35.0%가 족벌언론ㆍ상업주의ㆍ자본의 지배ㆍ과점적 시장구조 등 소유구조와 관련한 문제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왜곡편파보도(22.2%), 언론의 독립성(19.7%), 전문성ㆍ심층성 부재 등 저널리즘적 요인(12.5%), 윤리문제(9.4%) 등으로 조사됐다.
기자사회의 문제점은 전문성 부족(30.1%), 기자정신 부재(29.2%), 복지문제(21.1%), 윤리문제(9.0%), 재교육 미비(6.5%), 엘리트의식(4.0%)의 차례로 나타났다. 현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8∼12년 경력 기자들이 전문성과 윤리 문제를 더 많이 지적한 데 비해 7년 이하에서는 기자정신 부재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소속사의 취재 보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5점 척도로 응답하게 한 결과 데스크(4.28), 일선기자(3.97), 사주 및 경영진(3.76), 광고주(3.59), 정부(3.30), 취재원(3.21), 주요 압력단체(3.05), 노조(2.73) 등의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방송기자들이 데스크, 일선기자, 정부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보는 반면 신문기자에서는 광고주의 영향력 점수가 높았다.
응답자 주변 주요 대상의 이념적 성향을 11점 척도(진보 0, 중도 5, 보수 10)로 표시하게 한 설문에서는 본인(4.28), 소속사 동료(5.10), 소속사 편집경향(5.91), 우리나라 전체 언론인(6.24), 우리나라 전체 국민(6.42) 등으로 조사됐다.
본인만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추세는 경력이나 매체에 상관없이 나타났으나 방송기자들은 소속사 편집경향이 언론인이나 전체 국민의 이념적 성향보다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끝) 2003/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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