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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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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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동민 기자의 주장에 답한다

오마이뉴스 강동민 기자는 사교육 열풍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교육 열풍의 근본적 원인은 공교육의 부실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공교육 부활의 우선 과제로 교육 주체간의 신뢰회복을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교육까지 무상교육 과정에 포함해야 하며 차별 없는 평등 교육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에 이르는 사립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해야하며 교과서만 똑같은 것이 아닌 교육환경이나 교육의 질도 똑같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사립초등학교니 대학 부속초등학교니 하면서 특별한 족속들을 위한 "귀족학교"와 "특별한 교육"을 철폐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교과과정을 전면 수정해 인터넷도 학교 과목에 넣어야 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과정을 통합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현재 학교 교육은 "수구 관료집단"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고 교육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는 외면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교육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가르칠 수는 없으니 아이들의 욕구충족을 위해서 또는 특기나 적성에 따라 개인적인 학습이 필요할 때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져야할 것들까지 학원에서 따로 배워야하니 문제인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먼저 사교육 열풍의 원인 가운데 공교육의 부실이 어느 정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뿐만 아니라 중학교 교육까지 무상교육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공감하며 적어도 소외계층의 자녀에게는 대학원까지 무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러나 강동민 기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선 필자는 과연 공교육을 우수하게 만들면 사교육 열풍의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수능을 쉽게 출제하면 과외가 사라질 것이란 의문을 다시 상기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수능을 쉽게 출제하면 과외 열풍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수능의 난이도에 관계없이 입시를 위한 과외 열풍은 계속 되었고 오히려 국내를 떠나 해외로 대학을 진학하려는 이들의 욕망은 더욱 커졌다.

공교육을 아무리 우수하게 만들어도 사교육을 하고자 하는, 즉 남을 앞서 가고자 하는 욕망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공교육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든다 해도 사교육 열풍은 식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의 욕망은 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동민 기자는 아주 특이한 주장을 한다. 전국 어디나 똑같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난데없이 전국 중학교 가운데 40%에 이르는 사립 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는 것이다.

공교육 환경의 질을 높여보자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있으나 강동민 기자의 특이한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먼저 이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라는 사실을 강동민 기자는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령 철도를 이용할 때 돈을 더 내는 고객은 고급 철도를, 돈을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고객은 중급 서비스를 받는 철도를 이용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을 많이 번 자에게 혜택을 주는 보상책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디나 똑같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사립 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해야 한다는 발상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한 민영화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인 동시에 반(反) 자본주의적인 발상이기도 하다.

강동민 기자의 주장대로 한다면 모든 국민들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니 전체 병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립 병원들을 대부분 공립화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강동민 기자가 언급하고 있는 사립 초등학교나 교대 부속 초등학교가 어떤 형태의 "귀족교육"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필자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국가이며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려 한다.

그리고 강동민 기자는 우리 학교는 "수구 관료집단"이 지배하고 있으며 "교장 한 사람" 마음대로 움직이는 학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강동민 기자의 주장대로 초-중학교를 공립화 한다면 이 공립화된 학교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게 되는가.

강동민 기자가 지칭하고 있는 교육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어서 학교를 운영하는가? 학교가 공립화 된다면 누구의 돈으로 움직이는가? 당연히 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될 것이다.

세상 불변의 진리는 경제권 없는 자는 경제권 있는 자의 지배를 받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금에 학교의 운영을 의존하게 된다면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집단 지도체제를 구성해서 학교를 운영한다고 해도 결국 정부의 압력에 따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한 필자는 강동민 기자에게 우리의 학교를 "수구 관료집단"이 지배하고 있다는데 그 "수구 관료집단"이 누구이며 무슨 근거로 그들을 수구 관료 집단이라고 지칭하고 있는지 질문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교장 한 사람 마음"대로 움직이는 학교가 많다고 하는데 그 학교는 정부의 지시 감독은 전혀 받지 않는 학교인 모양이다. 그런 초-중학교가 이 나라에 있는지 의심스럽다.
필자는 강동민 기자가 좋아하는 평등이 오히려 학생 성적의 하향 평준화와 몰 개성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없지 않은가 질문하고자 한다. 어느 학교나 똑같은 환경에 맞춰야 하고 어느 학교나 똑같은 교육 수준으로 강의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획일적인 처사가 아닌가.

"엉뚱한 곳에서 교육개혁을 논"하는 사람 가운데는 강동민 기자도 들어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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