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가 음반산업 몰락의 주범?
스크롤 이동 상태바
MP3가 음반산업 몰락의 주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일자 "위협받고 있는 음반산업의 현실"에 대한 반론

제목 밑에 있는 부제 'P2P 이용한 MP3 공유 및 인터넷스트리밍 사이트가 주범'을 보는 순간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기사를 읽어 내려 가면서, 실로 그 "일방적"인 주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P2P를 통한 음악파일 공유'에 대한 논란이 여러 차례 있어 왔고, 또 그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접했었지만, 서성훈기자의 글에서처럼 음반산업 몰락의 주범을 "MP3"로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글은 그다지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 지나치게 음반산업협회의 입장만을 가지고 얘기 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관련기사 "위협받고 있는 의 현실"

우선, 서기자의 주장을 요약해 보자면, 온라인상의 MP3파일 공유가 음반산업 침체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0년 인터넷에 음악사이트가 생긴 이래로 매년 50%씩 지속적으로 매출이 하락하면서, 이제는 밀리언셀러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을 들고 있다. 나아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음악사이트로 인해 음반산업계의 여러 종사자(음반 제작자와 가수, 작사/작곡가, 음반 도/소매상 등)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업종을 변경 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그럴까? 정말로 우리나라 음반산업이 침체되고, 밀리언셀러가 없어지고, 음반산업계의 여러 종사자들이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단지" MP3 때문일까? (서기자자가 단정적으로 MP3를 주범으로 몰았듯이) 단언컨데, 그건 아니라 말할 수 있다.

밀리언셀러가 존재해야만 하나?

사실 서기자의 글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밀리언셀러에 관한 언급이다. "90년대만 하더라도 몇몇 가수들이 앨범을 냈다 하면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는데, 인터넷으로 MP3 파일을 공유하게 된 이후로는 음반판매가 부진해져 제작자와 가수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에 대해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음반산업의 몰락을 이야기 하면서, 왜 밀리언셀러를 언급해야만 하는지, 매년 밀리언셀러가 꼭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밀리언셀러의 부재가 곧 음반산업의 몰락을 말하는 것인가? 설사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작년 한 해에만 해당되는 얘기를 가지고 전체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밀리언셀러가 나오지 않은 작년의 상황(사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만한 가수도 없었다)"과 "MP3 파일로 인해 음반산업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과 대체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 2001년 음반 판매량MP3 파일 공유가 활성화 되었던 2001년에도 밀리언셀러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 한국음반협회^^^

덧붙이자면, 인터넷 음악사이트가 출현 한 2000년 이후에도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밀리언셀러 앨범은 (작년을 제외하고는) 존재했다는 것이다. 한국음반산업협회의 통계를 보면, 2000년에는 조성모가 두 장의 앨범을 통해 거의 360만 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 외에도 G.O.D와 서태지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01년에도 한 장의 컴필레이션 음반(이미연의 연가)과 G.O.D와 김건모가 100만 장을 훌쩍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인터넷을 통한 MP3 파일 공유가 음반산업 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음을 말하는 것 아닌가? 더불어 (서기자의 논지대로라면) 영향력이 큰 가수들의 경우 더 큰 피해를 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판매고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음반산업의 침체 원인을 MP3 파일 공유에 있다고 보기 힘든 것 아닌가?

역설적으로, 만약 작년에 조성모나 서태지, 또는 김건모나 G.O.D 등이 앨범을 냈어도 밀리언셀러가 나타나지 않았을까? 결국 작년 한 해 밀리언셀러가 존재하지 않은 것을 두고 MP3의 영향을 운운하며 음반산업 침체에 대한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지나친 피해의식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음반산업의 침체는 스스로 초래한 길

그렇다면, 현 음반산업의 침체의 주요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기획사와 방송매체 간의 상호 유착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 굳이 지난 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가요계 PR비 파문'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미 현 가요계의 불공정하고 음성적인 실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대다수의 가수(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엔터테이너?)들은 노래로, 음악으로서 대중들에게 어필하기를 포기한 상태이기에, 기획사가 (방송매체와 함께) 만들어 놓은 스케쥴에 따라 수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그들에게 과연 음반의 중요성이 느껴질까? 때 되면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음반을 들고 방송에 나가 얼굴 한번 더 비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에게, 과연 음반에 대한 애착과 절실한 그 무엇이 있을까?

^^^▲ '소리바다' 공방작년에는 '소리바다' 사이트 폐쇄라는 법원의 결정을 두고 네티즌들 간의 많은 논쟁이 있었다.^^^

지적재산권에 관한 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실 지적재산권에 대해서는 필자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과연 (지적재산권 침해 운운하는) 그들(가장 대표적으로 한국저작권협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스럽다. 그들이야 말로, 오랫동안 저작권에 대한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하면서 저작권자들의 각종 저작권리를 보호하기보다는, 일부 협회 임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지 오래되지 않았나? 오죽하면 저작권협회 내부 비리에 반대하며 소속 음악인들이 탈퇴하기에 이르고, 나아가 정당한 저작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협회 간부들을 (각종 배임수수 행위에 대해) 검찰에 고소까지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단 말인가.

음반제작사와 기획사들도 이러한 비난에 비켜날 수는 없다. 한탕주의를 노리며 무수히 만들어 낸 컴필레이션 음반들은 무엇이며, 영세한 제작자(또는 매니저)와 결탁해 선수금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하청(또는 수주)를 통한 채무관계로 저작권자(작곡, 작사, 편곡)의 권리를 침해하는 동시에 가수나 연주자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가로 채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면서도, 과연 그들이 지적재산권 침해 운운하며, 음반산업의 침체의 탓이 오직 MP3 파일 공유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더 이상 MP3를 논하지 말라!

^^^▲ 한 인터넷 음반쇼핑몰의 비틀즈 목록대부분의 앨범이 품절 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비틀즈의 음반은 MP3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 오이뮤직^^^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질문을 던져 보도록 하자. 과연 일반 대중들의 MP3 파일 공유가 음반산업의 매출 하락과 관련이 있을까? (서기자의 논지로는 '그렇다' 이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례로, 비틀즈만큼 MP3나 기타 정보가 온라인에서 숱하게 범람하는 아티스트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음반 매출이 과연 MP3 출현 이후로 급감했을까?

지난 95년 [Anthology 1] 앨범을 세상에 내 놓았을 때, 비틀즈의 음반은 MP3로 인해 사장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세계적인 비틀즈 열풍을 재현시키기에 이르렀다. 이후 [Anthology 2, 3]에 이어 [1]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앨범은 MP3의 확산 여부와 관계없이 전세계의 차트를 석권했고, 지금도 새로운 신화를 창출하고 있다.(실제로 지금 대부분의 국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비틀즈의 음반은 품절로 인해 구입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숱하게 널려 있는 비틀즈의 MP3를 제쳐두고, 또 이미 수없이 들었을 곡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그 앨범을 구입한 대중들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요컨대 MP3를 듣게 됨으로써 음반을 사지 않는다는 주장은 지나친 확대 해석에 불과하며, 한두 곡으로 앨범 전체를 평가받지 않는 아티스트들의 저작물에 대한 가치를 쉽게 폄하해 버리고 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비틀즈의 예를 볼 때, 국내 가수들의 자질과 음반에 대한 질적인 문제가 대두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곧 대중들의 소비행위에 대한 판단에 있어 커다란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앨범 하나에 들을 만한 곡이 1-2곡에 밖에 없는 상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결국 음반산업의 침체는, 음반산업 관계자들이 그동안 행해 온 작태들에 따른 자가당착인 동시에, 그 원인을 외부적인 것에서만 찾아 자신들의 안위를 이어가려는 행태에 따른 결과물인 것이다. 따라서 음반산업 관계자들은 음반산업의 침체 원인을 더이상 외적인 요소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내부적인 개선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