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보는 '진보', 진보가 보는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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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보는 '진보', 진보가 보는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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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보는 '진보', 진보가 보는 '보수'>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 제16대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향후 우리 사회에서 진보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수가 바라보는 진보, 진보가 바라보는 보수에 대한 시각이 눈길을 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주최로 지난 23일 개최된 '2002년 민화협 남남대화'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김종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이 '보수가 말하는 진보', 양관수 고려대 객원교수가 '진보의 입장에서 본 한국의 보수'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김 사무총장은 대북정책과 통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진보는 현실과 큰 괴리를 갖고 있다며 핵개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앞뒤가 확연히 다른 북한을 어떻게 신뢰의 파트너로 인정해 협력할 수 있다고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진정한 보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양 김씨라며 친일파와 군사독재세력을 수구.극우파로 규정했다.

다음은 이들의 발제문을 요약한 것이다.

▲김종헌 예총 사무총장= 보수는 발전을 위한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진보와 같다.

그러나 진보가 주장하는 변화란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인 급진 이념을 바탕으로 하여 현실의 모든 것을 거부하고 주장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대안제시 때 결점이 많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강해 현실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반면 보수가 주장하는 변화는 현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며 발전적인 방향의 모색이라는 면에서 진보와 달리 현실정책에 반영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용이하다.

진보 내부의 배타적 성향과 흑백논리식 사고도 진보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다. 더불어 진보의 활동방법과 태도도 문제다. 자신들의 주장관철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집회.시위.거리행진.파업 등 일반시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위들로 얼룩져 있는 것이 오늘날 진보의 모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은 남한이 아우르고 도와줘야 할 대상임에는 분명하지만 전쟁의 불안을 북한이 불식시키지 않는 한 북한을 단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신뢰의 파트너로만 받아들여 의지하고 협력한다는 진보의 대북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진 정책이다. 진보가 주장하는 남북한이 주체가 된 대북관계의 협력도 현 외교적 관점에서는 이상에 불과한 정책이다.

▲양관수 고려대 객원교수= 보수주의는 개혁에 신중하지만 부정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개혁이 보수와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은 이념적 혼란이 원인이다. 현재 보수의 반대는 진보, 개혁의 반대는 수구로 인식돼 있다.

진정한 보수와 보수로 위장한 수구를 구별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이념논쟁을 합리적으로 전개하고 개혁의 주류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일본의 자민당, 영국의 보수당, 독일의 사민당, 한국의 민주당에서 볼 수 있듯이 보수 역시 개혁을 수용할 수 있고 보수적 가치를 통해 개혁 역시 가능하다.

개혁은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수에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극우로 왜곡돼 온 한국의 '비정상적 보수'를 '정상적인 보수'로 정상화하는 것, 진정한 보수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순수한 보수주의는 6.25전쟁과 60년대 이후 산업화과정에서 탄생했다.

즉 진정한 한국의 보수파는 전통적인 유교질서, 사회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세력, 한국전쟁 참전세력, 개발세력으로 요약된다.

수구파는 친일파와 군사독재세력이다. 해방 후 친일파는 이승만과 결탁한 정치지배세력으로 존속하면서 민족주의자들을 탄압하고 지배 주류세력을 형성함으로써 수구와 보수가 혼동되는 최초의 조건을 제공했다. 민족주의자들이 친일파를 공격하자 친일파들은 그들을 급진공산주의세력으로 매도, 자신들을 보수라고 자처한데서 한국 보수주의의 비극이 시작됐다. (끝) 2002/12/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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