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대, 莊子에게 '길'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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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시대, 莊子에게 '길'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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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보고서, '장자'소통법 소개해 눈길

^^^▲ 장자^^^
가치의 난립속에 다원주의가 팽창해 가는 혼란의 시대. 만약 이 시대에 장자(莊子)가 살아 있어 그에게 길을 묻는다면? 과연 장자는 무어라 답할 것인가?

아마도 장자는 서로 '이해'하고 나서 싸우든 '소통'하든, 그렇게 해 보라고 답할 것이다. SERI(삼성경제연구소)보고서 '장자로부터 배우는 소통의 지혜'는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여기서 '이해'(understanding)나 '소통'(mutual understanding)이나 모두가 이해(understanding)를 바탕으로 하지만 소통에는 반드시 '상호(mutual)'라는 단어가 더 붙는다. 이해는 나의 것이지만 소통은 서로 간의 것이기 때문이다.

혹 우리가 지금 누군가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이 '상호' 라는 관념을 빼먹은 이유가 아닐까? 직장에서나 시장활동에서나 아니면 가정과 연애에서나, 그리고 국가나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로 모든 소통의 시작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노자(老子)의 제자였던 장자는 AD.4세기에 살았던 도가철학의 대가였다. 그는 이미 당시 인간이 본질적으로 안고 가야 할 이러한 소통의 숙명적인 모순점에 대해 간파하고 이런 비유를 들었다.

송(宋)나라의 어떤 상인은 월(越)나라 사람들도 자신들과 같이 모자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모자를 팔기 위해 월나라에 도착하였을 때 머리를 빡빡 깎고 있는 월나라 사람들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지락편(知樂篇)에서는 이런 비유도 들었다. 노(魯)나라 임금이 바닷새를 좋아해 새를 궁으로 데려와 술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었는데, 그 새는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고 한다.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라 (以鳥養養鳥)'고 장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 민족을 예로 들어 보자. 오늘날 우리 민족의 모습은 어떤가. 서로가 입으로는 통일을 원하다면서 기본적인 소통 노력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서로가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 전에 서로의 참다운 모습에 대해 깊이 고려한 적은 있었던가.

매일같이 일터를 팽개치고 치고박고 싸우던 과거의 노사관계나 지금의 여야 정치, 여당 내 파벌이야 예를 든들 무엇할까.

하물며 기업과 시장의 관계에서야 이 소통의 중요성을 말하여 무엇하는가. 지금 기업들은 이 소통에 실패하는 순간부터 수명을 재촉하기에 소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장자의 말씀을 매 순간 다시 새겨보아야 할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보고서는 가장 먼저 IBM의 예를 들고 있다. IBM은 인종이나 종교, 성별, 성적취향, 직종은 물론 심지어 '장애문제'에까지도 완전한 평등을 통해 내부 소통을 실현했다. 기업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 장애인의 참여기회를 극대화한 것이 그들의 성공전략 중 하나였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세계 최강이었던 도요타가 몰락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그들은 소통 이전에 누군가의 말을 '경청' 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이전부터 잠재적으로 몰락해 왔던 건 아닐지. 이런 문제에 대해 메리케이 창업자인 메리케이는 "경청은 가장 중요하며,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지 못하는 것은 경영자의 가장 큰 실수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장자의 소통은 3단계(認知·實踐·變化)로 집약된다. 먼저 인지하고 실천하며 변화하라는 것이다. 인지란, 상대방이 나와 다른 점을 인식하라는 의미이고, 실천이란, 상대가 원하는 그것(needs)를 충족시켜 주라는 의미이며, 변화란, 나 자신까지도 그 소통에 맞게 바꾸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장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합일(合一), 즉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을 의미하는 '자연' 과의 합일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이것이 바로 장자가 주창한 자연주의의 핵심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정 소통이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진정으로 소통을 원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주위에 있는 그들을 보라. 그리고 다가가서 손을 내밀고 느껴 보라. 소통은 그 다음에도 가능할 것이 아닌가.

보고서는 진정한 소통을 위한 기업들의 자세에 대해 말하면서 하드파워에 반대되는 소프트파워(Soft power)와 정신적 자본(spiritiul capital)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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