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이 뭘 알고 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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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13>배창환 "백두산에 놀러 가자"

여섯 살 난 자식놈
이름이 배달인데
이 녀석 잠이 잘 안 오는지
무슨 좋은 생각이 갑자기 났는지
지부 사무실로 전화걸어
불쑥 하시는 말씀

<아빠, 좋은 수가 있다>
<뭔데>
<일요일 날 백두산 놀러 가자>
하길래, 속으로 햐, 요놈 봐라
희한한 놈이다, 싶으면서
억장은 억장대로 턱 막혀서
<안 돼, 너무 멀어서, 아빠도 못 가는데>
<그래도 가자>
<네가 크마 갈 수 있을 거야>
<아빠하고 같이 가마 되잖아>
<아직은 안 돼>
<그래도 내가 이렇게 가고 싶어 하는데, 하느님이
안 도와주시겠나>
……

이놈이 뭘 알고 카는지
모르고 카는지

 

 
   
  ▲ 남과 북이 저 함박꽃처럼 활짝 피어날 날을 기다리며
ⓒ 이종찬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 가사만 들어보면 한반도가 통일하는데 있어서 그 어떤 장애물도 없어 보입니다. 또한 금새라도, 아니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남북통일이 저절로 되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잠시 마실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마을 어르신들의 웃음소리처럼 그렇게.

하지만 통일로 가는 길목에는 장애물이 너무나 많습니다. 먼저 반세기 동안 단절된 채 살아온 우리 민족의 이질감도 이질감이려니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여성 등 전 분야에 걸쳐 형성된 이질감도 예삿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은 우리의 통일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우리의 통일을 강 건너 집 불구경하듯이 그렇게 쳐다보고만은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의 통일은 애시당초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을 했느냐, 하는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앞서 "여섯 살 난 자식놈"의 마음처럼 그렇게 다가서야만 할 것입니다. 주말이면 무심코 백두산에 놀러가자고 하듯이 그렇게.

그렇습니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가고 싶어 하는데, 하느님이/안 도와주시겠나>"라는 여섯 살 난 아이의 백짓장 같은 마음으로 통일을 위한 벌걸음을 한 발짝 또 한 발짝 뗀다면, 그 어떤 이념의 장벽도 저절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여섯 살 난 아이의 백짓장 같은 마음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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