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의 공허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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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의 공허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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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귀담아 들어야 할 정치인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한글 창제 563돌을 맞은 오늘 세종대왕 동상이 새롭게 광화문 한복판에 세워졌다. 세상의 모든 소리와 생각을 글자로 표현하게 한 세종대왕의 독창력에 신도 감탄했다. 신이 하지 못한 일을 세종대왕이 해 냈으니 말이다.

우리민족은 신이 선택한 민족으로 세계 유일의 단일민족이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글자를 가진 자랑스런 민족이다. 그러나 그 유구한 민족의 유산을 가만두지 못하는 방자한 민족으로 낙오 돼 가고 있다.

조상의 소소한 유산이 우리 생활지혜의 원동력으로 생활과학발전에 지대하게 이바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소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소함에 담겨있는 엄청난 지혜를 무시하며 말살해 버리려는 몽매한 민족이 돼 가고 있다는 데에 우리는 깊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보존의식의 결핍과 소중함의 불감증에서 오는 난치병이나 그 온상은 정치권이다.

정치인은 그 민족의 연속성을 진취적으로 유지시키는 능력자이어야 한다. 조상의 소소로움을 우리는 하잖게 판단해서는 안된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 한자 한자가 그러하다. 위대한 우리 한글의 심오함을 함부로 단죄해서도 안된다.

10월8일자 모 신문 사설의 댓글을 보면 그 방자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글날을 맞아 분명히 알아야 한다. 世宗大王은 한글專用하자고 訓民正音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世宗大王은 訓民正音을 만든 뒤에도 모든 글은 漢文, 國漢字混用으로 적었다. 訓民正音만으로 쓴 글은 전혀 없다. 이는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漢字와 함께 섞어 적고자 만든 글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오늘날 世宗大王의 뜻을 拒逆하고 한글專用하고 있으니 問題다"고 역설하는 이 댓글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을 달게한 이 사설에서는 "나라의 문자를 만든 인물들과 만든 과정, 그리고 완성해 공포한 날이 기록으로 명확히 남아있는 경우는 한글 말고는 세계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계사적 보물(寶物)의 값어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한글을 더 갈고 닦아 우리의 글 생활과 말 생활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할 일을 다해 왔다고 할 수 없는 처지다" 라며 "오늘 방송과 인터넷에 막말과 욕설, 뜻을 알 수 없는 은어· 축약어 등 병들고 동강 난 한글이 넘쳐나는 걸 보면 한글을 만들어 물려준 조상들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조상들이 물려준 한글을 아름답게 다듬고 정성 들여 깎아 더욱 뜻깊고 명확한 문자로 발전시키기는커녕 우리 글의 팔을 비틀고 다리를 분지르는 못된 후손이 돼버린 꼴이다"라고 신랄한 지적을 했다. 이는 한글이 정음이 아니고 혼음이라 주장한 댓글에 정석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우리는 조상의 유구한 업적을 함부로 비판해서 안된다. 더욱이 왜곡시켜서는 더욱 안된다. 사설에서와 같이 아름답게 다듬고 정성 들여 깎아 더욱 뜻깊고 명확한 문자로 발전 시켜가는 가치를 우리 후손이 만들어야한다. 그러나 그 가치를 등잔 밑 어두운 부분으로 무시하는 현 정부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자신들의 쌈짓돈으로 펑펑 쓰면서 수해복구에는 예산이 없다, 결식아동 무상으로 점심제공하자는 예산을 싹뚝 짤라 자기네들 회식 판에 써 버리고 한시간 회의비가 8700여만원, 분당 145만원이 낭비되는 국회특별위원회의의 작태를 보면 재정난으로 한글학교을 운영 못하겠다고 쥐꼬리보다 짧은 교사의 월급을 깎고 빚을 얻어대며 세계로 뻗어나갈 후세들에게 위대한 한글을 가르치는 이들에게 무어라 하겠는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한국어(한글) 사용인구는 7739만명으로 세계 언어 중 13위에 이르고 세계지식재산권기구는 한국어를 9번째 국제 공개어로 채택돼 있다고 한다. 더욱이 우리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부톤섬 찌아찌아족이 있다. 이 찌아찌이족이 영어도 한문도 아닌 우리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것엔 우리 한글이 얼마나 아름답고 표현에 극치가 있다는 데에 있다. 한국어학과와 강좌를 개설한 외국 대학이 54개국 642곳에 이른다. 한글의 가치는 나날이 세계가 인정해 주는 데에 우리 정부는 그 이치에 대해 인색하고 너무 무관심하다.

세계 도처에 2177개에 이르는 해외 한글 교육기관들이 있고 2008년 4월 현재 14개국의 29개 한국학교에서는 교사 1천21명이 1만 769명의 학생에게 국내와 연계된 정규 학교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문화원이나 문화센터 격인 한국교육원은 14개국에 34개가 있다. 이곳에서는 재외동포 초, 중,고등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 현지인 등이 한글 교육과 한국사, 한국문화 등을 배우고 있으며 34개 원에는 한글학교가 1천483개(강습소 216개)가 각각 운영하고 있고 9천392명의 교원이 9만 3천518명(강습소 7천291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2009년 3월 말 현재 110개국 143개 공관에 소속된 한글학교는 모두 2천111개이다. 1만 4천870명의 교사가 12만 8천46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캐나다에는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는 1천60개교가 집중돼 있고, 교사 9천661명과 학생 5만 8천825명이 다니고 있다.

이들 한글학교는 한인교회나 한인회가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재정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못해 폐쇄직전에서 호소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대한한글학교 홍현순 교장은 "한-브교육협회 등이 개설한 한글학교의 재정은 그나마 기부금을 유치해 나은 실정이지만 지방에 있는 학교는 형편이 어려워 교사와 학생 모두 의욕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고

우루과이 한글학교 백귀혜 교장은 "서로 교장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재정을 확충해 학교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 부담 때문" 이라며 "임금은 턱없이 적고, 봉사만을 강요해야 하는 실정에서 교사들의 의욕도 저하돼 학습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이라고 털어 놓는다. 인도네시아 땅그랑 밀알한글학교의 손영희 교사도 "한국부인회나 로터리클럽 등에서 후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정은 열악하다"며 "정부 지원금이 증가한다면 효율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캄보디아한글학교 이영희 교장 역시 "경제가 낙후되고 한국 기업의 진출이 많지 않아 학교 운영이 말도 못하게 힘들다" 며 울먹이는 이들에게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

현 정부는 유럽한글학교협의회 유선경 부회장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유선경 부회장은 "프랑스의 한글학교는 대부분 재정상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소도시의 한글학교는 갈수록 형편이 열악해져 문닫을 위기에 있다"고 전하면서 "교재가 프랑스 실정에 맞지 않고, 학교마다 가르치는 내용도 달라 학습자의 발달 단계가 차이가 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에 맞는 어린이용 교재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그것은 소속기관이 외교부 교육부 문화부로 저마다여서 교재나 교사 수준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2008 재외동포 교육지도자 초청연수에 참가한 38개국 70명의 한글학교 교사와 임원 등은 이날 열린 ‘국내외 한국어교육 관계자 간담회'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재정부족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 정작 귀담아 듣고 정책에 번영할 정치인은 한명도 없었다는 데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걸핏하면 해외연수랍시고 외유관광으로 돈을 뿌리고 오는 그 예산을 임지와 오지에서 우리 민족의 얼을 계승시키겠다고 허리띠를 쪼이는 그들을 위해 왜 전용 못하는가.

그들의 애국정신을 563돌을 맞은 이 한글날에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하는 바램이 정치인들에게 있다는 것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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