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중국 사이가 갈수록 악화일로이다. 지난해 호주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 기원이 중국일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자 중국 발끈, 호주산 상품 수입금지 등 보복조치에 나서면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은 최근 미국-영국-호주라는 새로운 3각 안보동맹 (AUUKUS 혹은 AUKUS : 오커스)결성 소식까지 나오면서 중국-호주 사이의 골은 더울 깊어지고 있다.
호주 연구에 몰두해온 중국 연구자들은 호주 반문 비자가 취소됐고, 호주 내 중국계 학자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등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호주학 분야의 중국학자들이 베이징과 캔버러 사이의 관계 악화 상황에 휘말려 학문 교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호주학 전문가인 중국 연구원 첸홍과 리젠쥔(Chen Hong and Li Jianjun)은 2020년 호주 내무부로부터 “국가(호주) 안보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메일을 받았고, 동시에 입국사증(VISA, 비자)를 취소당했다. 다른 학자들은 중국에 대한 양극화된 견해가 그들 연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언론들은 상하이에 있는 화둥사범대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의 호주학과의 첸 교수와 베이징대의 호주학 센터의 리 소장이 ‘중국 영향력 작전(Chinese influence operations)’을 통해 지난해 조사를 받았던 뉴 사우스 웨일즈 하원의원 샤케 모슬만(Shaoquett Moselmane)과 관련된 외국 간섭 조사 말려들었다고 보도했다.
첸과 리는 모두 샤케 모슬만과 그의 전 참모인 존 장(John Zhang)이 포함된 위챗 그룹의 멤버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정치인이 중국 정부의 이익을 옹호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것이다.
리의 비자는 2020년 7월에 취소됐고, 첸은 그로부터 약 1개월 후에 취소됐다고 한다. 첸은 호주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도 답변을 전혀 듣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자 첸은 “좋은 정치의 예라 할 수 있는 호주에 대한 나의 인상은 이 사건 이후 많이 달라졌다”며 “자신의 학생들 중 일부는 호주가 그들에게 여전히 우호적인지 의심했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과 호주 사이의 관계는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원에 대한 조사,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인권 침해 의혹, 인도-태평양 지역에 중국의 군사 주둔 등 광범위한 문제로 저점을 찍었다.
이번 주 미국과 영국, 호주 간의 안보 협정이 발표되면서, 양국 동맹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캔버라가 결국 핵추진 잠수함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첸은 이어 “현재 중국과 호주 관계는 전례 없는 최저점에 도달했고,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은 양국의 학자들의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만약 우리가 중국에서 호주에 대한 이해를 장려하고 옹호하는 자로서 비난을 받고 있다면, 양국 관계는 어느 정도까지 악화되었겠는가? 정상적인 학문적 교류 분위기가 호주 측에 의해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리는 코로나19 대유행(Pandemic, 팬데믹)이 진정된 후, 박사학위 논문을 연구하기 위해 호주로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비자 취소가 학업을 마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샤켓 모슬만과 위챗 그룹과 관련된 주장을 일축하며 “그것은 친구들 사이의 순수한 채팅 그룹이었고, 우리는 일상생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으며, 단지 정치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이며,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호주의 일부 학자들은 중국의 긴장 고조의 배경에 대해 다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연구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과 관련, 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드니대학의 행정국제관계학과(Department of Government and International Relations) 수석강사인 첸밍루(Chen Minglu) 교수는 “양국 관계가 학문적 교류에 영향을 미쳤는지 의심하고, 재외 화교 유학생들이 여전히 재학 중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물론 (학술 교류 측면에서) 변화가 있었고, 학생들과 학자들은 두 나라 사이를 여행할 수 없지만, 그것은 주로 코로나 대유행과 관련된 여행 제한 때문이다. 변화하는 양국 관계에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첸밍루 교수는 지난 5월의 한 기사에서 호주에 대한 양극화된 견해가 학자들에게 자신과 같은 중국 배경 가진 사람들을 진퇴양난에 빠지게 한다(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고 썼다.
이어 그는 자신을 ‘중국 애국자’라고 묘사한 학생으로부터 ‘대만 독립 지지자’라는 비난을 받았는데, 이것은 그녀가 10년 동안 가르치는 동안 첫 사례이다. 과거엔 그러한 비판이 없었으나 호주-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생겨난 사례라는 것이다.
또 도발 적인 것은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티베트, 신장, 대만 등 쟁점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그러한 현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학생이 아닌 한 학생이 “권위주의는 악마(authoritarianism is evil)”라는 것을 기억했어야 했다고 첸은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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