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경제가 유가 회복으로 살아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1년에 2년 만에 경상흑자가 될 것으로 11일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으로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산유국들은 관광업 등 석유 부문 이외의 회복세에 힘입어 힘을 얻고 있다.
IMF는 11일 발표한 지역경제 전망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리비아 등 중동·북아프리카의 석유수출국 11개국의 2021년의 실질 성장률 전망을 4.8%로 작년 10 월 시점보다 1.4%포인트 상향 수정했다. 경상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적자 전망에서 반전, 2.3% 흑자로 집계됐다. 원유가격 회복이 기여한 것이다.
신형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로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원유 선물은 2020년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해 4월에는 한때 마이너스 가격을 매기는 이례적인 사태도 발생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회복기대로 배럴당 60달러 내외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사우디가 주도한 대규모 협조감산으로 유가를 떠받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세입 위기감소에도 제동을 걸었다.
신종 코로나 백신 보급도 경제를 끌어올린다. 인구의 절반 이상 접종을 마친 아랍에미리트(UAE)는 비(非)석유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IMF는 “관광업 등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업종은 타격이 컸지만, 감염 억제로 정상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UAE의 상업 거점 도시인 두바이(Dubai)는 일부 국가에서 입국 시 다시 PCR 검사를 요청하지만 음성이면 자가격리는 필요 없다. 두바이 당국은 호텔의 객실 가동률 제한을 늦췄다. 세계 레저 수요를 발 빠르게 끌어들이며 특히 연말연시는 유럽과 중동 관광객들로 붐볐다.
영국 조사회사 IHS 마크잇이 발표한 UAE 비석유 부문의 3월 구매 담당자 경기지수(PMI)는 52.6으로 2019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자들이 운영하는 아워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는 UAE가 90회 이상, 바레인은 50회 이상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며 카타르도 상위권에 속한다. 각국은 백신 확보와 속도감 있는 접종으로 경제를 조기에 정상화시킬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나라는 감염 대책이 경제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 길어질 것 같다. 재정이 위기인 레바논, 이라크 등은 백신 접종이 뒷걸음질 치면서 “경제 회복 과정도 늦어지고 있다”. 백신 보급 속도가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
중동 국가에서는 4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월(라마단)에 신종 코로나 감염이 다시 기세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낮 동안 단식을 마친 뒤 해가 지면 여럿이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의 접촉 기회가 늘기 쉽기 때문이다. 이슬람 성지 메카를 거느린 사우디는 라마단 중 순례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중동 지역에서 감염자수가 많은 이란은 하루의 신규 감염자가 2만 명 초과로 과거 최악을 갱신했다. 3월 하순의 이란력으로 새해(노루즈, 3월 20일 혹은 21일)의 새해 축일에 사람의 이동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주었다는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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