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貧者)들의 라스 베이거스 방글라데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빈자(貧者)들의 라스 베이거스 방글라데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수면 1m 상승시 1500만 명 이주해야, 그러나 무대책

 
   
  ^^^▲ 홍수로 강이 범람하자 물건을 손에 들고 물을 빠져나가는 방글라데시 여인. 가난한 자들은 가지고 갈 물건도 별로 없다.이들에겐 이 강이 빅 록 캔디 마운틴(Big Rock Candy Mountain)이 아니다.
ⓒ AFP^^^
 
 

방글라데시 강기슭에 살고 있는 60만 명 이상의 가난한 자들의 생명이 위태롭기 그지없다.

그들은 매년 앞길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미국의 라스 베이거스에서 새로운 삶과 일확천금을 꿈꾸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과는 천지차이(天地差異)다.

맨 주먹으로 거부가 된 사람이 있는 반면 거액을 탕진해버린 빈털터리가 된 자들이 있는 것과 같이 방글라데시 강가의 가난한자들은 기후변화로 더 이상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없다.

생명의 위험은 높아가고 자연으로부터 받는 보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실의 강기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해 삶의 터전이 줄어들고, 그나마 있던 육지가 바닷물로 덮여 소금기 많은 땅으로 변질돼 마실 물이 줄어들고, 가축이나 경작지용 물이 절대 부족해 식량 부족을 초래 그들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신문은 최근 방글라데시의 이 같은 비극적인 현상을 두고 “가난한 사람들의 라스 베이거스(Bangladesh is the poor man's Las Vegas)”라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남아시아의 큰 강들, 즉 갠지스 강과 브라마푸트라(현지에서는 파드마 Padma와 자무나Jamuna로 알려져 있음)강들은 인도와 티베트에서 방글라데시 쪽으로 흘러내린다. 이렇게 길게 흘러내리는 강기슭에 수백 만 명이 젖줄삼아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홍수에 의한 범람으로 강둑이 무너져 내려 삶을 고단하게 한다. 때로는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버려 먹을 물은 물론 곡식 재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고단함이 극에 달하는 생활을 영위한다.

그래서 그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보지만 이 역시 안전하게 살 곳이 마땅치 않다고 아우성이다. 배고픔과 눈물로 지새는 그들의 삶에 정치지도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지도자인지 그들은 묻는 것조차 힘겨운 생활을 한다.

지구온난화로 강들이 변덕을 일삼는다. 그래서 방글라데시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퉁퉁 부어오르거나 빼빼하게 말라간다. 그들에게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마실 물도 태부족이며, 그러니 가족과 함께 먹을 것이라고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기 힘든 지경에 살고 있다.

배부른 사람들은 그들의 사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알아도 모르는 척하기 일쑤다. 강의 변덕으로 땅이라곤 바다 모래로 가득 차 있고, 소금기가 서려 경작할 수도 없으며, 그래서 사람이 살되 사람이 없으며, 땅은 있되 땅이 없는 그러한 황막하고 처량한 삶이 그곳에 존재한다.

모래가 생기니 수도 다카의 부자들이 손쉽게 모래를 채취 건축자재의 일부로 쓰기엔 안성맞춤이다. 배부른 자들은 가난한 자들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에만 혈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래도 건자재로 사용하기엔 부족함이 많다고 한다. 이들 모래는 히말라야에서 내려온 것으로 모래보다 잘고 진흙보다 거친 침적토(沈積土)로 그곳에서는 이른바 버드나무, 자작나무의 꽃들이 자라나고 이는 임시가옥이나 오두막 혹은 울타리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겨우 가족을 한울타리 안으로 존치할 수 있을 정도의 것 말고는 돈벌이를 할 수 없다.

또 수인성 전염병의 창궐 등 갈수록 힘들게 하는 상황 속에서 그들은 ‘에덴의 동산’을 상상하지도 못할 지경이다. 각종 독성물질이 혼입되어 더욱 힘들다. 이러한 전염병과 독성물질들이 마치 번식력 강한 잡초와 같이 몰려들어 가난한 자들을 더욱 가난하게 심지어 생명을 앗아 가게 한다. 그러한 땅은 누가 사지도 않는다. 아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시아판 빅 록 캔디 마운틴(Big Rock Candy Mountain : 아이스크림 산과 레모네이드 냇가가 있는 환상의 나라)에 사는 자들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극히 적지만 한 국가에 사는 국민으로서 국가에 내야 할 세금도 있다. 목숨 부지를 위해 한시라도 걱정을 놓지 못하는 그들은 역설적이지만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보여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 학교도, 도로도, 집도, 인프라도 전혀 없는 그들에게는 국가라는 멍에(?)가 씌워져 있다.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가 1m 상승하면 방글라데시 인구 중 거의 1500만 명이 이주를 해야 할 처지이다. 즉 30,000 ㎢의 땅이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안이한 생각이 인류를 더욱 재앙으로 몰고 가고 있다. 비록 한 국가가 돈이 부족하다할지라도 “생명보다 더 귀중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대목이다.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듯이 국민의 생명이 곧 국가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