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정 초대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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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정 초대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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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인사동 전시 추천 ‘나무에서 찾아낸 인간군상, 권민정의 WOODMEN SERIES’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층 전관에서는 28일~11월 3일 권민정 초대개인전 ‘나무에서 찾아낸 인간군상’이 전시되고 있다.

좌) <Woodman Wearing Blue Jeans>, 160 x 101.3 x 23 cm, Mixed Media on Wood, 2009/ 우) <WOODMEN SERIES I>, 202 × 381 × 230 cm, Acrylic on Wood, 2009

‘아트에디터 전준엽 평론’
필요 없다고 여기는 곳에 무언가가 있으면 사람들은 없애버리려고 한다. 그래야 마음이 안정된다. 이를 ‘배제 본능’이라고 한다. 조각은 이런 본능을 반영한 예술 형식이다. 조각가들은 바윗덩이를 보면서 작품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낸다. 불국사를 창건했다는 김대성이 거대한 화강암 바위 안에 갇혀 있는 부처님을 발견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 석굴암 본존불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닐지라도 설득력이 있다.

권민정의 회화작업은 배제본능에서 출발한다. 그는 우리 주변의 흔한 물건에서 이미지를 발견하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 조각가가 무심히 보이는 바위에서 형상을 찾아내듯 그는 나이테가 박힌 가공된 나무에서 사람의 다양한 포즈를 포착한다. 이렇게 채집한 형상을 엮어 다양한 인간 군상으로 표현한다.

좌) <WOODMEN PHOTOGRAPH SERIES>, 60.6 × 50 cm, Acrylic on Photograph, 2017 / 우) <WOODMEN PHOTOGRAPH SERIES>, 60.6 × 50 cm, Acrylic on Wood, 2017

‘Artist Statement’
‘나무인간 연작(WOODMEN SERIES, 2008~2018)’은 자율형상적(auto-figurative) 회화로서, 나무의 옹이와 결에서 신체 형상을 지각하고 발견해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어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쳐 관람자의 지각을 자극하는 전시의 형태로 상호 관계성에 기초한 열린 소통을 모색했다. 이러한 <나무인간> 연작은 시·지각과 현대미술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소통과 공생의 장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연구이다.

작가의 말을 빌려보자.

“‘나무인간’은 겨울비가 내리는 뉴욕의 어두운 골목에서 발견한 나무판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우연히 발견한 나무판은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뉴욕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무판이 연구자를 선택한 것인지, 작가가 나무판을 발견한 것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나무판의 폐기를 알리는 ‘TRASH'라는 글씨를 보게 되었다. 바로 그 순간, 망설임 없이 비에 젖은 나무판을 등에 업고 스튜디오로 옮기기로 했고 그 경험은 마치 쓰러진 나무 살갗을 한 사람을 업고 가는 듯한 서로가 얽히는 체험(M.Merleau-Ponty’s lived-body)과도 같았다.”

이후 작가는 불현듯 나무판에서 순간적으로 사람의 형상을 포착할 수 있었고 나머지 부분을 흰색 제소(geso)로 지워내며 나뭇결이라는 ‘살’을 지닌 <나무인간>을 제작하게 되었다. 발견된 오브제인 나무는 하나의 몸이며 대상이자 주체로, 결국 사회적 교감을 지향하는 바탕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나무는 연구자에게 있어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차원을 통합하는 매개로 작용하여 잠재된 기억의 환원이자 지각된 오브제로서 자아의 복제물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아서 단토(Arthur Danto, 1924~2013)의 관점처럼 미술사의 모든 시작은 실제 세계로부터 대상물들을 떼어내어 그것들을 전혀 새로운 다른 세계, 즉 ‘예술계’라는 번역된 사물들의 세계 속으로 집어넣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 사물이 미술의 영역 속으로 가볍게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재현의 의미는 새로운 상황과 그 사물과 함께하는 텍스트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맥을 지니게 된다.

좌) <WOODMEN MONTAGE SERIES_VISION2>, 102.7 × 83 cm, Acrylic on Canvas, 2020/ 우) Woodman Montage Series, 50 x 50 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나무인간 사진 연작(WOODMEN PHOTOGRAPH SERIES, 2010~2017)‘은 일상적인 공간에 있던 나무로 된 벽에 벽화를 만듦으로써 관람자에게 지각적 호기심을 유발하여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고 관람자의 시각에서 작품의 의미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예술가와 관람자 사이의 소통공간을 미술관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으로 확대하려는 시도였다.
나무 벽에 그려진 낙서, 페인트 흔적, 광고지 등은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나무인간의 형상과 함께 복제 가능한 형태로 제시되었다. <나무인간 사진 연작>은 나무에서 사람의 형상을 지각하기 위한 사고의 틀인 몸체(몸의 구조화)를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작품과 작가의 관계뿐만 아니라 관람자의 개입을 통해 사회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나무인간 몽타주 연작(WOODMEN MONTAGE SERIES, 2016~2020)‘은 포토샵을 통해 나무 이미지들이 탈 연속적으로 배치되며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얼굴 이미지를 특징으로 한다. <나무인간 몽타주 연작>은 그래피티 형식을 캔버스에 차용하여 나뭇결 이미지와 얼굴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조합하였다. 이때 표현되는 나무인간의 몽타주는 특정 인물의 묘사라기보다 비결정적인 순간포착에 가까운 상상의 몽타주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처럼 나무인간의 이미지는 가시적인 얽힘과 만짐의 층위를 이루며 관계하는 상황적 행위의 과정이자 결과로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주체와 대상의 살적 얽힘으로서의 나무인간의 몸은 만물의 조화로운 공생이 이루어지는 표현의 장이 된다.

자연이나 생물체의 외형이나 사물 속에서 미적 생명력을 찾으려는 예술가들의 노력은 이처럼 눈물겨웠고 또 그 열망은 쥴리앙 슈나벨처럼 현대미술에서도 식지 않았다. 권민정의 작품은 이미지의 포착이나 형태의 포착, 그리고 완성에서 볼 때 이러한 흐름 선상에 놓여있다. 나무 패널에 자연스럽게 생겨진 인간의 태고적의 모습을 발견하여 꺼내옴에서 더욱 그렇다.

권민정 약력

그러한 작업에 대해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권 작가의 이러한 인간의 형상을 찾아내는 특별한 재능과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구성력은 주목할 만하며, 그 형상의 발견에 이르는 상상력과 표현력이 결코 저급하거나 외설적이지 않다는 것 또한 권민정 초기작품에 나타난 성적표현의 예술세계와 수준을 보여주는 것” 이라 평가 하였다.
 또한 “권민정의 작업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나무의 문양과 사람의 이미지와 스타들의 이미지 합성에서 출발하며 인물과 우연성을 결합 시키는 뉴이미지 제작에 그 새로움이 있다”고 하며 “이러한 창작 태도가 권민정 작업의 키워드와 의미로 성장 될 것이며, 스타의 얼굴에서 시작하여 폭넓게 신체의 다양한 포즈와 제스처 까지 넘나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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