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다시 쓰기 : 동상들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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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다시 쓰기 : 동상들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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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향된 우상들에게 빼앗긴 공공의 공간 되찾기
기존 잘못된 수많은 동상들은 철거되어야 하고, 그 자리에 시대상에 걸 맞는 인물이나 새로운 상징물들이 들어서야 비로소 공공 공간이 공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진은 미귝 뉴저지 주에 세원졌던 크리스토퍼 컬럼버스의 동상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라며 무너져 내려지고 있다.
기존 잘못된 수많은 동상들은 철거되어야 하고, 그 자리에 시대상에 걸 맞는 인물이나 새로운 상징물들이 들어서야 비로소 공공 공간이 공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진은 미귝 뉴저지 주에 세원졌던 크리스토퍼 컬럼버스의 동상이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라며 무너져 내려지고 있다.

주변의 공적인 공간을 백인 전용으로 차지하기 위해 세워졌던 동상들이 마침내 내려온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이란학 및 비교 문학의 아르메니아 계 미국인 고고학자, 예술가인 하고프 케보키안(Hagop Kevorkian) 교수인 하미드 다바시(Hamid Dabashi)10일 알자지라 오피니언에 동상들의 전투 : 세계사 다시 쓰기(The battle of the statues: rewriting world history)”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모차르트의 대표적 오페라인 돈 조반니(Don Giovanni)가 끝날 무렵, 이 여주인공은 안나 크로미의 빈 코트 일 코멘다토레(Il Commedatore)' 동상 옆에 있는 묘지에서 그의 누추한 레포렐로(Leporello)를 만난다. 이 오페라의 제1막에서 돈 조반니는 그의 딸 도나 안나(Donna Anna)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후 일 코만다토레를 살해했다.

묘지에서는 돈 조반니가 레포렐로를 놀리고 있을 때, 우뚝 솟은 동상이 말을 하기 시작하고, 난봉꾼에게 곧 죄 값을 치르겠다고 경고한다.

경박하고 과신하는 순간 돈 조반니가 석상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석상은 받아들인다.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에서 동상은 돈 조반니의 집에 도착하여 그에게 회개할 것을 요구한다. 돈 조반니는 거절하고, 그 때 지구가 그들의 발밑에서 열리며, 그 동상은 돈 조반니를 지옥으로 끌어내린다.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 그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제 미국과 유럽의 도시 풍경을 장식하는 인종주의 식민주의자와 대량 살인자들의 우뚝 솟은 조각상들이 그들의 받침대에서 내려와 그들과 함께 지옥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갔던 바로 그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적절한 은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 동상들의 전투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 글로벌 전투

그 조각상들의 전투는 이제 전 세계적이다. 가장 최근의 에피소드는 영국의 브리스톨에서 시작되었는데, 에드워드 콜스턴(Edward Colston)은 미국의 배인 경찰이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로 촉발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M : Black Lives Matter)'운동 연결되어 노예 거래상의 동상이 철거됐다. 이후 이 같은 운동은 미국 전역으로 그리고 나머지 유럽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미국에서는 혐오스러운 남부 연합 깃발을 놓고 수십 년 전부터 전투가 시작되었고, 이제는 남부 연합의 동상과 다른 인종주의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동상뿐만 아니라 남부 연합군의 인종차별적인 장군들의 이름을 딴 군사 기지까지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 동상들의 전투는 미국, 영국, 심지어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아공에서는 2015년부터 백인들이 백인 우월주의 식민주의자들의 동상과 이름을 되찾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시오니즘의 인종차별주의 이념가인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 : 헝가리 출신의 오스트리아 유대인 작가로 시오니즘 운동의 보급을 도모)의 동상이 이스라엘에서도 철거되어야 한다고 요구되고 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으며, 그 결과는 세계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질 유럽 인종주의와 식민주의의 전체 역사다. 이 동상들의 전투는 지나간 세계사를 되찾고 다시 쓰는 것이 완전한 결실을 맺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하미드 다바시 교수의 주장이다.

미국의 BLM운동은 조지 워싱턴이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같은 인종 차별주의 노예 소유자와 대량 학살자의 동상을 가장 먼저 겨냥하고 있지만 그 명단은 끝이 없을 정도이다.

그는 내가 알 자지라에 뉴욕 미국 자연사 박물관 밖에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 동상을 세운 것에 관한 작품을 쓴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면서, 그 동상은 영원히 내려올 것이고, 세실 로도(Cecile Rhodes)섬에서 벨기에의 레오폴 2(Leopold II : 부국강병을 위해 해외 식민지 건설에 적극적인 벨기에의 두 번째 왕)까지 수많은 인종 차별주의자, 식민주의자, 대량 살인자들의 동상과 함께, 어쩌면 이미 흉악했던 유럽 식민주의 역사에서 가장 끔찍한 작품들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여기서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단지 이 조각상들이 상징하는 것 이상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동상들이 공공 공간을 차지하고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 그대로, 이 남성들을 그들의 일상생활을 하면서 롤 모델로 우러러보고 감탄하도록 요청 받는다는 점이다.

하미드 다바시 교수는 뉴욕의 콜럼버스 서클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며, 런던에서는 의회 광장에 있는 윈스턴 처칠의 기념비적인 동상을 여러 번 지나쳤다. 두 경우 모두 나는 인간이 걸어 다니는 공공장소 위에 어떻게 이런 인물들이 그렇게 높이 솟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늘 혐오감에 몸을 떨었다면서 미국과 유럽 사람들은 이제 그 혐오감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 공용 공간의 회수, 그리고 세계역사 다시쓰기

편집된 책인 공공 공간의 정치학 : 세타 로와 닐 스미스(The Politics of Public Space, Setha Low, Neil Smith)”는 전 세계 공공 공간의 소멸을 애도하는 시의적절한 에세이집들을 모았다. 실제로, 공공 공간은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에도 필수적인 것으로 남아 있는 반면, 국가와 상업(무역)은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공공 공간을 통제해왔다.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Tahrir Square)에서 뉴욕의 즈카티 공원(Zuccotti Park : 전에는 Liberty Plaza Park-자유 광장으로 불림)까지에 이르는 공공 공간은 대중의 반대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그들을 오염시키는 인종차별주의 동상을 무너뜨리는 것은 이러한 공간을 되찾는 일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러한 공공공간의 상징적 등기부들을 되찾아 세계사를 다시 쓰기 위한 서곡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단지 어떤 동상이 내려오느냐가 아니라 어떤 동상이 올라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 조각상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의 휘장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인종주의와 식민주의의 고약한 역사를 우리 동시대인들의 의식으로 되돌려 놓았다.

베를린에서 우뚝 솟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동상을 본다면 영국인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 그것이 바로 인도인들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다른 민족들이 런던의 처칠 동상과 대면했을 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유럽인들의 문제는 히틀러와 처칠이 서로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세계는 처칠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들 둘 다 쉽게 말할 수 있다. 세계는 우리가 히틀러를 혐오하는 이유를 알고 이해하고 지지한다. 세상은 또한 우리가 처칠을 똑같이 혐오하는 이유를 알고 이해하고 지지해야 한다.

2015년 영국의 BBC 방송은 처칠의 가장 비열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BBC의 대표적인 뉴스피크에서 윈스턴 처칠의 생애 10대 논란(The 10 greatest controversies of Winston Churchill's career)”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히틀러가 인종 차별적 대량 살인자였다는 사실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처칠도 마찬가지였다. 중요한 문제는 더 이상 이 조각상들이 내려올지 말지가 아니다. 문제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있거나 광장에 당당하게 서 있느냐는 것이다.

이 조각상들은 결코 순수하지 않은 구경꾼들이 아니었다. 동상들은 백인만을 위한 그들 주변의 공공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주조되고 세워졌다. 이 동상들의 대부분이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종차별주의적인 대량학살을 표방한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조각상들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침묵하게 하여 복종을 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람들은 그들만의 동상을 짓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랬다. 이 기념물들이 토템폴(totem pole)처럼 필요했다고 생각한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백인 우월주의 이념이 공개적이고 격렬하게 재신임되어야 할 때마다, 백인이 아닌 사람들은 이를 조용히 지켜보고 배우고 조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라고나 할까?

컬럼비아 대학 교수 하미드 다바시(Hamid Dabashi)는 기고의 글 마지막에 이 기마 동상들은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다. 돈 조반니는 죽은 코멘다토레(Commendatore)의 석상이 다시 살아나 그의 죄에 대해 지옥으로 데려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 콜럼버스, 레오폴 2, 헤르츨, 워싱턴, 그리고 비슷하게 인종차별주의자, 외국인 혐오 집단 살인범들의 행렬이 다시 살아나며, 권력의 유희로 걸어 들어가 아직도 그들을 믿는 사람들을 지옥의 특별한 장소로 끌고 가고 있다고 했다.

기존 잘못된 수많은 동상들은 철거되어야 하고, 그 자리에 시대상에 걸 맞는 인물이나 새로운 상징물들이 들어서야 비로소 공공 공간이 공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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