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이 학생청원 제1호 답변을 내 놓았다. 한마디로 실망이다. 논점을 비켜간 교육감의 답변에 학생들이 수긍할지 의문이다.
청원의 주된 요지는 대성고등학교의 자사고 폐지 의사결정과정에서 피해당사자인 학생들이 배제되었고, 이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나아가 학생인권을 무시한 것이 아닌가?”라며 조 교육감의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 규정과 절차적 측면보다 한 차원 높은 참여적․민주적 의사결정, 나아가 학생 인권적인 측면에서 돌아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은 답변에서 ‘학교법인에서 제출한 자료의 적법성을 판단’, ‘학교 측이 학생과 학부모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학교 측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으로 시작’,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일을 진행’, ‘남은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을 지킬 것을 약속’ 운운하며 책임은 학교로 돌리고 교육청은 법규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기계적인 합법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한마디로 동문서답 또는 논점 비켜가기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학생들의 질문 요지에 전혀 공감치 못하는 교육감의 내심이 답변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이번 답변에서 조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규정과 절차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보였던가! “전교조 교사들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와대 앞에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주장이야 말로 법령과 법원 판결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단식하는 전교조 교사들의 건강까지 걱정하며 그들을 보듬자고 한 조희연 교육감의 모습이 그의 일관된 교육철학에서 기인한 것이었을까? 이번 자사고 폐지 문제에 대한 1,800여명 학생들의 청원에 대한 답변 태도를 보면 가식이라고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율형사립고 폐지 문제에 있어서도 대성고 학생들의 절실한 외침에 대해 공감하고 그들을 보듬었어야 했다. 대성고의 자사고 폐지 결정을 일단 유보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시작하는 진정성을 보여주었어야 한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 결정은 번복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한 만남을 제안했다. 한 마디로 멋스러운 진보로 위장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진정어린 청원에 한술 더 떠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학생들은 청원에서 불통에 항거한 촛불과 문재인 정부를 거론한 바 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규정과 절차의 하자 없음만 강조한 조희연 교육감은 가식과 위선으로 가득한 새로운 의미의 꼰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018년 9월 3일
국가교육국민감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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