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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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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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규는 은행에서 빌려온 돈을 갚지 않아서 불량거래자가 되었다. 리드 엔젤이 투자할 뜻을 비치기도 했지만 사무실을 방문해 보고 나서 쉽게 동의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잘 설득해서 투자를 하도록 유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급한 생각에 일부 가지고 있었던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손해를 보자 모든 것이 마비가 되었다. 은행돈을 얻어다 물 타기를 반복하다가 모든 것을 잃어 버렸다. 그래서 연구개발사업은 손을 놓고 있었다. 공장도 문을 닫아 논 상태다.

외삼촌 돈도 문제지만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은행돈에 대한 이자와 악덕 고리채 이자까지 합쳐서 집이 날아가게 되어 있다. 매우 심각했다. 당장 돈을 갚지 않으면 아이들과 길거리로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광호는 돈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하려고 했지만 못하고 말았다.

생신에 그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고 어머니에게 땅을 처분하자고 했지만 거절해서 포기를 했었다. 주식이라는 것이 노름 같아서 사실 허황한 꿈을 꾼 것이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투자자가 되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같은 주식을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파는 짓거리를 하면서 모두가 도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변해 가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상규는 울화통이 치밀었다. 왜 그런 것을 미리 못 알아채고,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쑤셔 넣었는지 기가 막혔다.

친구 녀석이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상규가 돈을 잃는데 한 목을 했다. 멍청해 보이는 친구가 돈을 먹었는데 자기라고 못 할게 없다는 생각이 돈을 잃게 했다. 주식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무대 보로 투자를 한 녀석도 돈을 먹었다.

그까짓 것 나도 못 하랴 싶어서 대들었다가 낭패를 보았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게 되었다.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아내가 그렇게 말렸는데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당신은 성격 때문에 안 되어,”
“그게 무슨 말이야,”
“성질이 급해서 절대로 돈을 벌수가 없어,”
“왜 그렇지, 기다리는 것도 투자야, 그게 가장 중요해,”
아무 것도 모르는 아내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동의를 하는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은 아내의 말이 맞았다.

한 번 산 주식을 왜 사야 하는지, 그리고 왜 팔아야 하는지의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되는데, 그냥 막연하게 성격대로 주식을 사고팔아서 돈을 잃었다.

주식을 사면 사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도 실패하기가 쉽다. 그날그날 팔고 사는 거래량에 따라 매수 매도 움직임을 보고서 쫓아다니니 사고파는 횟수가 많아져서 매매 수수료와 거래세만 많이 내게 되었다.

다시 사는 종목 선정이 잘 못되어 다시 실패를 하고, 밑지고 다시 파는 일의 연속으로 돈을 잃게 되는 실수를 반복해서 돈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열 사람 중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그렇게 묻지 마 투자를 한다. 상규 역시 그런 범주에 들어갔다.

아내가 말하는 성격이 급해서 안 된다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지난 후에 생각해 보니 아내의 말이 전부 맞았다. 그때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이제 늦었다. 항상 지난 후에 후회를 하는 것이 인간들이기는 하지만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가진 것을 다 잃고 은행돈에 개인 사채까지 얻어다 다 날려 버렸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했다. 빚쟁이들로부터 빚을 빨리 갚지 않으면 집을 경매처분 한다는 통고를 받은 지도 오래 되었다. 그 중에 악덕 고리대금업자가 있다.

그는 전문적인 악덕 고리대금업자다 서초동에서 소문이 난 인물로서 돈을 꾸어주는 데는 별로 조건을 달지 않지만 그 자의 손에 한 번 걸리면 절대로 그냥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만큼 돈 관리에 철저하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악어다. 악어는 한번 물은 먹이를 다시 놓지 않는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그럼 네 사무실에서 그 난리를 친자들이 악어들이란 패거리냐,”
“예 그래요, 그자가 보낸 사람들이에요
“그럼 큰 일 아니야,”
“채용증서를 써 주었는데 그게 자세히 보면 아주 불리한 조건이에요.”
“그것을 사전에 몰랐니?”
“아니지요. 알고 있기는 했지만 돈이 급하니까 알고서 그렇게 되었지요.”
“그래, 그럼 해결 방법은 돈으로밖에 해결이 안 되네,”
“그렇기도 하지만 원래 이자를 노리고 투자한 것이 아니고, 내 회사를 집어삼키려고 달려든 것 같아요.”
“네 회사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데,”
“잘만 되었으면 많은 돈을 벌수가 있는 사업이에요.”
“벤처가 그러게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니,”
“벤처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좀 특이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인데, 성공 단계까지 왔거든요. 돈만 조금 더 투자하면 성공할 수가 있었는데,”
“그래 참 안되었구나,”

상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창업을 한 것은 잘한 일 같은데 자금 부족 현상이 오자 돈 마련에 급급했다. 그런 것이 이유가 되어서 주식투자를 했다. 돈을 벌어서 해결하려 한 것이 큰 실수를 하게 되었다.

잃은 돈을 되찾으려고 하다 보니 사업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고 점점 증권회사 객장을 찾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회사 직원들도 눈치를 채고 일을 하지 않고 다른 회사로 옮길 생각만하고 있었다. 희망이 없어 보이는데다가 주인이 밖으로만 나돌고 자금 부족 현상까지 생기자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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