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미국 언론이 입수해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온라인 매체인 ‘더 인터셉트’는 23일(현지시각) 두 정상 간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위원장(국무위원장)에 대해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김정은이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통화 내용이 정확하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대해 “김정은이 운반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김정은의 모든 로켓이 추락하고 있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아직 북한이 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쏘아 보낼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정신 상태에 대해 묻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김정은은) 안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핵폭탄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고 있고, 정신도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지 않으며, 그가 한 순간 미쳐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모든 세대마다 미치광이가 있고, 우리 세대에는 김정은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북한을 다룰 마지막 카드는 중국밖에 없다”면서 “자신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면서 “중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미국)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당시) 한반도 주변에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국 핵잠수함 두 척 등 많은 화력을 배치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렇게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면, 김정은을 영광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말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