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오전 9시 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김정은 북한 조서노동당위원장의 배가 다른 형(이복형)인 김정남의 암살 사건 용의자로 체포되어 구금되었던 북한 국적의 리정철(46, 쿠알라룸푸르 거주)이 살해 증거 불충분으로 3일 석방됐다.
리정철은 유효한 여권(Passport)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구류 중이던 말레이 경찰 시설 당국에서 차량을 통해 입국 관리 당국 시설로 이날 이송, 국외로 추방 처분을 받은 뒤 북한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리정철은 지난 2월 17일에 체포되었으며, 3월 3일이 구류기한 만료일이었다. 북한 측은 김정남의 시신(북한 국적자의 시신이라고 지칭)인도 요구와 리정철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 지금까지 김정남을 직접 맹독성인 VX가스를 들고 김정남을 습격 살해한 실행범으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인 시티 아이샤 2명만이 기소된 상태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협의가 있다고 알려진 북한 국적의 8명 중 유일하게 체포되었던 리정철 용의자가 국외 추방 처분을 받게 됨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 규정에 상당한 지장이 생겨날 것은 피할 수 없으며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리정철 용의자는 다른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왔을 때 사용한 차량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체포로 이어진 것이며, 숙박 장소의 수배, 현장 안내 등 후방지원을 담당했으며,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공작원으로 보도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말레이 경찰은 리정철 용의자의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공항 감시 카메라에 리정철 용의자가 찍힌 영상조차도 없었다는 것. 그는 “차가 갑자기 없어졌다”고 진술했으며,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입증을 할 만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3일 맹독성 VX가스가 공공장소에서 사용된 것과 관련, “일반 시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리정철은 항암제를 생산하는 제약회사인 톰보(Tombo Enterprise Sdn Bhd)의 IT부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화학전문가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 인물이며, 그는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 및 의약 분야를 공부하고, 이후 약 10년 동안 인도 동부지역에 있는 콜커타(옛, 캘커타)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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