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을 돌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는 8명의 당의장, 최고위원 후보들이 주말인 11일 서울에서 격돌했다.
서울지역은 전체 대의원 1만2000명 가운데 20% 가까운 2500명이 밀집해 있는 전략지역으로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연설회가 열린 올림픽공원 올림픽 플라자에는 1000여명의 대의원과 당원이 운집해 대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후보와 김근태 후보는 이들 대의원과 당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한나라당에게 내줘서는 결코 안 된다”고 입을 모은 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 후보들이 “자신이 후보가 돼야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내세우는 비결이라는 게 고작 ‘강금실 카드’였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물론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서울지역 대의원들에게는 ‘강금실’이 가장 어필할 만한 카드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선두 굳히기’에 돌입한 정동영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서울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영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정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의 절반”이라며 “서울시장 필승카드가 될 분을 전당대회 직후 내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강금실 전 장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정 후보 측근들은 “DY(정동영)가 최근 강 전 장관을 직접 만났고 구체적인 입당 절차를 논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이미 김근태 후보가 사용한 것이다. 김 후보는 유세 때마다 “강 전 장관과 접촉하고 있다”며 “당의장이 되면 함께 갈 것”이라고 친밀도를 강조해 왔다. 심지어 강 전 장관이 ‘범민주세력 연합론’에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도는 마당이다.
이에 따라 김근태 후보가 '역전 카드’로 벼르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 영입의 성공여부는 정 후보를 상대로 한 막판 추격전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지역 유세에서도 “강금실 전 장관의 결단이 임박했다”며 “지방선거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뿐만 아니라 문희상 당 인재기획단장마저 최근 강 전 장관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래저래 강 전 장관의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오죽하면 “어쩌다 우리가 강 전 장관에게 목을 매는 처지가 됐느냐”는 자조 섞인 넋두리가 우리당 당원들로부터 흘러나오겠는가. 그렇다면 정말 우리당의 5.31 지방선거 승리비결은 식상한 ‘강금실 카드’밖에 없는 것인가.
만일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당은 정말 구제불능이다. 지방선거는 사람으로 승부를 거는 게 아니라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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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강금실, 한나라당 맹형규, 민주당 김경재, 민주노동당 김혜경" 후보의 가상대결에서는 맹형규 전 의원이 35.8%로 강금실 전 장관(29.4%)을 누르고 당선고지를 점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김경재, 민노당 김혜경" 후보의 가상대결에서도 홍준표 의원이 34.3%의 지지로 강금실 전 장관(29.4%)보다 높은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정당지지도, 열린우리당 2배 이상
정당지지도는 단연 한나라당이 우세했다. 전체 응답자의 1105명 중 40.4%가 한나라당을 지지했으며, 열린우리당 20.0%, 민주노동당 8.0%, 민주당 7.5%, 국민중심당 2.4% 등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2배 이상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