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폭언의 대가로 알려지면서 필리핀의 ‘트럼프’라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24일 밤 마닐라에서 가진 일본 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국 이외의 군사동맹 체결은 없다”고 말하고 “중국과 관계를 구축해도 무역과 상업면”이라고 밝혔다.
“내 임기 동안에는 미국 방문은 없다”고 말하는 친중반미(親中反美)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군사협력’ 추진에 일치된 의견을 보였지만 ‘군사동맹구축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우리의 연안 경비력은 제한되어 있으나 (필요한) 함선이 없다”고 말해 일본 등과의 협력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라오스(Laos)에서 열린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처하는 필리핀 해상경비 능력 향상을 위해 대형순시선 2척 제공과 해상자위대 훈련기 최대 5대를 대여하는 방침을 밝혔으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방문 당시 남중국해 문제를 사실상 보류한 대가로 총액 240억 달러(약 27조 1천억 원)에 해당하는 경제 협력을 얻어냈다.
중국 방문시 27조 원 규모의 중국과 필리핀 경제협력이라는 성과를 낸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특히 철도, 교량 등 인프라 정비 작업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전언이다.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중재재판소’의 지난 7월 판결에 대해 “환대해준 예의로 (중국에) 강요할 수는 없다. 단, 일단 (영유권 문제는) 옆에 두고, 언젠가는 2국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의) 협의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호주가 참가하는 다자간 협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향후 일본도 다자간 협의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은 풀이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필리핀 정상회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출신지인 민다나오 섬 농업개발 지원으로 엔 차관 약 50억 엔(약 540억 원) 제공을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을 비롯해 국제적 비판이 높아지는 두테르테의 ‘마약 대책’에 대해서 회담 주제로 다룰 것인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편,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필리핀의 아키노 전 정권과 보조를 맞춰 대중 포위망 형성에 노력해왔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반미’ 자세로 남중국해 문제 구도가 크게 바뀌게 됨으로써 미국과 일본은 아주 난처한 상황에 처해지면서 대응책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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