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촌-3
광산촌-3
  • 조성연
  • 승인 2005.11.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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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그제 서야 세수하고, 분 바르고 연지를 찍는다. 눈썹 그리고 머리 손질을 하면 한나절이 넘어서 출근을 한다. 그 시각엔 동네 사람들이 정자나무 밑에 가장 많이 모여 있다.

정오의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시간으로 여자아이가 늘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작부의 엄마는 읍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추려고 애를 썼다. 동네 사람과 싸우는 일이 자자해졌다.

항상 보태고 빼고 하여 문제가 됐다.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도 생기고 시끄러운 일도 생겼다. 작부의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동네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술이 깨면 용서를 비는 이중성을 가졌다.

딸이 술집에 나가는 것을 숨기려고 더 많은 말을 하고 변명을 했지만 정자나무 밑에 사람들은 웃기만 했다. 동네 노인들은 본 데가 없다고 하면서도 누가 나서서 바르게 가리키려 하지 않았다.

할 일없이 동네 정자나무 그늘에서 여자아이에 대한 악평을 해대기만 했다. 작부의 엄마는 동네 일을 해주고 무엇이든 얻어다가 먹고살았다. 손버릇도 나빴다. 남이 보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집어서 가져갔다.

시치미를 떼는 일도 잘 했다. 동네 사람들은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라 눈감아 주었다. 작부가 술집에서 돈에 어두워진 것도 가난 때문인 것 같았다.
부모의 한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문제가 있어 보였다.

부모의 바른 양육이 필요했지만 그렇게 못했다. 작부의 아버지가 동네에서 괄시를 받는 것도 딸 아이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러나 동네 아이들에게는 딸 때문에 인기가 있었다. 광호와 면장 아들이 라이벌이다.

그런 연유로 광호는 작부의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을 했다. 반면에 읍내에 사는 면장 아들은 언제나 작부를 달고 다녔다.

광호는 언제나 그것이 불만이어서 면장 아들을 혼내 주곤 했다. 그러면 그럴 수록 작부는 면장 아들과 더 가까워졌다. 광호와 마찬가지로 동네 아이들도 어떻게든 작부를 차지하려고 경쟁을 했다.

그러나 작부는 동네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광호는 작부 때문에 이성을 잃고 길 잃은 강아지처럼 읍내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작부는 면장 아들뿐만 아니라 돈이 있는 다른 사람과 놀아났다.

돈이 많은 술집 주인의 노리개가 되었다는 소리가 정자나무 밑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부는 얼굴에 분가루를 점점 많이 바르고 헤 푼 웃음을 웃으며 살았다.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했다.

정자나무 밑에 앉아 입방아 찧는 노인들은 언제부터인지 갈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새로운 이야기는 늘 보태고 빼고 하여 문제를 일으켜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서로 등지는 일도 생겼다.

동네 사람들은 작부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진실처럼 말하기도 하여 문제가 되어 시끄러운 일이 발생하곤 했다. 그런 이유로 작부의 아버지 이씨는 술만 먹으면 동네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술이 깨면 용서를 비는 일을 버릇처럼 하며 다투는 일이 많았다. 작부의 아버지는 광부지만 틈만 나면 동네 일을 거들어 주었다. 잔치 집의 돼지를 잡는 일이나 개를 잡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잔치 집에서 잔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상가 집에서는 죽은 사람의 염도 해주며 좋은 일을 했다. 하지만 작부 때문에 괄시를 받았다. 동리 사람들은 그런 연유로 하대를 했지만 아무 소리를 하지 않고 남의 일을 도와주었다.

읍사무소에 알려야 할 일이 있으면 출근하기 전에 새벽 같이 달려가 남의 심부름 일을 해주기도 했다. 큰 일에는 발 벗고 나서서 차양이나 가마 준비, 멍석, 잔 그릇 같은 것들을 챙겨 나르고 사람을 불러 모는 일도 해 주었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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