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가 한양(서울)으로 도읍지를 옮길 때 궁터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무학대사와 정도전이 대결한 일화는 유명하다. 무학대사가 인왕산을 주산으로 궁터를 동(東)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비해 정도전은 예로부터 ‘임금은 남면(南面)한다’는 경서(經書)의 예를들어 남향을 주장했다.
정도전의 의견에 따라 지금의 경복궁처럼 궁은 남향집이 되었다. 집터는 앞이 낮고 뒤가 높은 전저후고(前低後高)가 좋다는 말과 함께 집은 남향집이 좋다는 예기는 동서고금을 통해 변함없는 건축상의 대원칙이다.
주택은 기후와 깊은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남향은 방위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예기다. 그러나 실제 집을 지을 때는 정남향보다 동쪽으로 15도 정도 방향을 튼 동남향이 가장 유리하다.
우선 바람의 방향만 보아도 여름에는 동남풍, 겨울에는 북서풍이 불어온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집이 동남향으로 등을 졌기 때문에 북서풍을 막아 아늑한 집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바람의 방향을 생각하면 예로부터 어른들이 남쪽에 화장실이 있으면 좋지 않다는 등의 가상학적 충고도 이해가 빨라진다. 화장실이 남쪽이나 북서쪽에 있으면 그 냄새와 독한 기운이 계절풍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남쪽에 부엌이 있는 가상은 좋지 않다는 것도 남쪽의 오행상 상징은 화(火)인데 부엌의 불(火)과 겹치므로 더욱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또 겨울에는 그 반대가 되어 열기를 집안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현대의 건축가들이 벽난로를 북쪽 벽에 설치하는 이유도 모두 같은 이유에서다.
또 남쪽에 목욕탕이나 우물, 못이 있는 가상도 좋지 않게 본다. 모두 물과 관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은 남쪽의 상징인 화(火)와 상극관계다. 남쪽의 장점을 물로 거 버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남쪽의 흉상으로는 집의 남쪽이 오목형이거나 복도가 남쪽에 있는 집,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상, 남쪽에 3층이 올라가고 북쪽은 단층인 집, 남쪽 부위에 하수가 흐르는 집, 남쪽이 벽으로 전부 막혀 있는 집 등을 들고 있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집을 보면 거의가 계절풍을 생각하지 않고 지은 집들임을 알 수 있다. 남쪽이 흉상이면 심장판막증이라든가 협심증, 고혈압으로 고생한다고 본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