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자는 '바보'가 아니다
노무현 당선자는 '바보'가 아니다
  • 이민주
  • 승인 2003.02.21 21:43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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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당선자, 국민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 특정 이념에 충실한 대표적인 두 개의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독립신문'의 메인기사 화면^^^  
 

인터넷 여기저기서 만나게 되는 말들은 하나같이 살풍경하다. 내편 네편으로 편을 가르면서 인터넷을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는 광신의 무리에게선 말 그대로의 광기마저 느껴진다. 정론은 찾아보기 힘든 반면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도록 가공된 비틀려 왜곡된 기사들만이 인터넷 가득 넘쳐난다.

당파성을 띠지 않은 기사는 기사가 아니라는 주장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할 수 있겠으며, 무슨 말을 한다 한들 그게 제대로 먹혀들 리가 있겠는가?

어느 인터넷신문 하나는 아예 '노무현 기관지'라는 애칭까지를 달고 다니는 주제에 말끝마다 죽어라고 언론개혁을 외쳐댄다.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기사 장사하는 데는 정권을 끼고 하는 것 이상으로 돈 되는 장사도 없을 법 하다. 그러나 뭐든 지나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오직 자신들의 주장만이 절대한 진리라고 외쳐댄 결과 인터넷에는 다른 쪽의 주장을 대변하는 인터넷신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특정한 세력의 입맛에 맞추는 건 동일하되 입맛을 맞추는 대상은 앞서의 신문과는 정 반대에 있는 신문들이다. 말이 신문이지 온갖 음모와 술수를 부추기는 장으로 기능하면서 특정한 세력의 이해를 뒷받침하는 프로파갠더 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느 '승냥이 새끼'의 울부짖음

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신문이라는 게 요모양 요꼴들이니, 그 사회가 실제로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을지는 굳이 살펴보지 않다도 알만 하다. 자나깨나 스스로가 '철학자'임을 입에 달고 다니는 어느 기자 하나는 아예 신문지면에 대고 이놈 저놈 어쩌고 하는 나발까지 불어대고 있다. 더럽게 가도 참 너무 더럽게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 '北송금'에 담긴 역사적 진실?어느 '승냥이 새끼'의 울부짖음인지 삼류철학자의 허세인지 모를 모양새로 '민족자결'을 외치고 있는 김용옥 기자의 지난 10일자 문화일보 칼럼성 기사 화면
ⓒ 문화일보PDF^^^
 
 

사실 뭐를 제대로 알고서나 그런 나발을 불어댄다면야 이놈이고 저놈이고 썩을 놈이고 간에 그게 무슨 큰 문제가 될까마는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막말을 퍼붓는 이유라는 게 고작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내지르는 괴성에 다름 아니다. 이 어찌 더럽고 막가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그 자는 쇼맨쉽 하나로 먹고 사는 그의 어법에 따르지만 무지한 '삐에로'일 뿐이다. 그렇지만 자칭 '철리'에까지 관심을 가진 철학자임을 애써 전하고 있는 자이니, 그런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그가 쓴 표현 그대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새끼'의 울부짖음 정도로 치부해두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런데 시정의 삐에로야 무슨 말을 지껄이건 그건 그야말로 어느 철없는 승냥이 새끼가 짖어대는 소리겠거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대통령 당선자라는 사람이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면 이건 참 난감한 일이다.

'노비어천가'로 날을 지새는 어느 인터넷신문(나는 이게 왜 '인터넷신문'인지를 아직 모르겠다. 차라리 세간의 평가대로 그냥 '노무현 기관지'가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에 들렀다가, 에라 눈 베리겠다다 싶어 최근 주가가 급등한다는, 그래서 가는 곳마다 링크가 걸려 있는 또다른 인터넷신문(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의 관계마냥이나 깊은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조선일보에서조차도 신문이 아닌 '웹진'으로 소개가 되더니 최근에는 '신문'으로 격상했는지 모르겠다)에 접속했더니 이게 웬일인가? 첫눈에 들어오는 헤드라인 기사의 타이틀이 압권이다.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군 통수권 문제와 관련한 노무현 당선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한 기사 화면
ⓒ 독립신문^^^
 
 

"노무현 정말 바보인가" 이게 헤드카피다. 참으로 죽이지 않는가? 노무현 당선자측의 '바보 노무현'이라는 레토릭을 정면으로 씹어버린 백만불 짜리 카피다. 이것은 백만불로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걸작이다(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거 보시면서 괜히 인상 쓰시는 분 인상 그만 펴시라. 쓸데없는 데 인상 쓰면 오래 살지 못한다. 사소한 데 목숨 걸 이유는 없지 않은가). 나는 노무현 당선자가 이 카피에 숨은 뜻을 마음에 잘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레토릭의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레토릭은 가급적이면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레토릭의 가치는 그 사용 빈도에 반비례하는 때문이다. 레토릭은 과도하게 남발하다 보면 듣보는 사람을 식상하게 할 뿐더러 말하는 사람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런데 그동안 노무현은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레토릭을 구사해왔다. '노비어천가'를 부르는 쪽에서야 그것을 애써 '노무현 화법'이라는 식으로 아전인수격인 변호를 해대고 있지만, 그러나 그런 억지스런 변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 광신도들에게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더 먹혀들 수도 있겠지만, 국민 일반이나 세계인이 그런 변에 박수 쳐주고 동의해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은 광야에서 짖어대는 승냥이 새끼가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사례들을 들어 이런저런 이야기할 시기도 이미 지났다.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당장 어제의 사례만을 봐도 노무현의 경망스러움은 도를 넘었다. 어제 노무현 당선자의 발언을 전하는 짧은 연합뉴스 기사 하나는 단락마다가 온통 (기자가 설명을 더한) 괄호 투성이다. 미루어 짐작해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세살배기 어린애도 아닌 사람의 발언을 두고 이게 대체 뭐 하자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노무현은 사실 '바보'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는 아직 철이 덜든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들을 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더 신빙성이 있는 걸로 보인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그래서 말인데, 노 당선자, 이제 '이미지 놀음'은 그만 했으면 됐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밑천 드러나는 어설픈 광대 짓은 그만 하고 그럴 시간 있거든 그 시간에 차라리 내실을 가다듬는 데 힘을 쓰도록 하시라. 대체 언제까지 일부 광신도의 추임새에 놀아나는 광대짓을 계속하려 하는가? 광신무에 자신을 맡기려 하는가? 그 어줍잖은 이미지 놀음이 아직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제 10여일 후면 노무현 당선자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 "레토릭으로 흥한 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대통령 노무현이 이 격언으로 남게 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사건건 딴지를 걸다가 여차 싶으면 "당신 대통령이야? 나도 대통령이다. 뭐가 문제야?" 하는 식으로 따지고 나설 국민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므로 노무현 당선자,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리시라. 그리고 진중 좀 하시라.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도무지 위태위태 하고 불안스러워서 못 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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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2003-02-21 21:56:59
정말 오랜만이네염~ 호호 ^ ^

무명인 2003-02-22 05:15:43
옳은 말씀이요. 독립신문이 제일 났읍디다. 얼마전에 로데오 거리에서 벌건 대낮에 김일성.정일 찬양 삐라를 보고 기절초풍 했는데 그 걸 기사화한 곳이 독립신문이더군요.

어리둥절 2003-02-24 11:23:46
이민주씨가 누구신가요?
어디선가 인터넷 뉴스 사이트라고 해서 여기 뉴스타운에 들어왔더니...
여기 독립신문같은 우익 사이트인가요?
레토릭으로 흥한자, 레토릭으로 망한다???
필자 자신이 레토릭을 말하는 것 같은데...
좀 실망입니다.
그리고 김용옥씨의 글은 수많은 의견의 하나라고 보면 될텐데...
그걸 승냥이라고 하시는 걸 보니 좀 심하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김용옥 기자의 글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이 논조와 단어, 어휘들이 거부감이 드는군요.
제가 초면에 오해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건승하시고,
앞으로 좋은 기사와 의견들 부탁드립니다.

이민주 2003-02-24 14:38:16
김용옥씨 글을 수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라고 하셨는데...
제 글 또한 수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라고 봐주실 수는 없겠는지요.






이민주 2003-02-24 14:39:12
아래 글은 어리둥절님께 드린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