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어느날 잘 나가는 정치 변호사 문재인 대표에게 비서가 편지를 가지고 왔다. 지난 봄 보궐선거 참패 이후 표면화된 당내 갈등과 각종 악재로 시름이 깊어진 문 대표도 비서와 편지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비서. 웬 편지야? 누구한테서 온 편지지?"
비서는 문 대표에게 공손히 절하며 대답했다.
"네. 대표님. 지금 정계은퇴 후 남도에 계신 손 대표님으로 부터의 편지입니다."
년전 당명에 따라 보궐선거에 임했으나 패하자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하고 남도에서 땅굴에 거주하는 전임대표의 편지라는 것이었다.
문 대표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편지를 직접 개봉하고 내용을 읽어갔다. 편지에는 당과 앞날을 걱정하는 정계원로로서 구구절절히 쓰여있었다.
"중략. 당은 방향과 명분 을 잃었고 혁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진정성도 없기에 비록 정계를 떠났으나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향후 당의 진로늘 위해 만나 뵙기를 간절히 바란다."
편지를 읽고나자 문 대표는 급히 홍보담당특별보좌관을 불렀다. 부리나케 달려온 보좌관에게 편지를 내팽개치고 일갈했다.
"보좌관. 이렇게 위중한 이때 한가하게 편지나 보내는 나이브한 전임대표에게 자네가 책임지고 따끔하게 경고장을 보내시요. 도대체 정계은퇴 했으면 쿨하게 조용히 있기나 하지 건방지게 방향과 명분이 있니 없니 당의 진로니 어쩌니 하니 별도의 명령이 있을때 까지 근신하라고 하세요."
평소와 달리 노기띤 음성과 추상 같은 문 대표의 명령에 보좌관은 어쩔줄 몰라하며 대답했다.
"네 ~ 에? 대표님 하오나 낙향하신 전임대표님께 근신 이라고요? 멀리 시골에 계신 원로께 근신을 명하신다면 이건 좀..."
보좌관의 당혹감과 머뭇거림을 확인하자 문 대표는 다시 말했다.
"이보게 자넨 비서가 아니라 특별보좌관이야. 루틴한게 아니라 특명을 수행하라는 의미야. 내가 더이상 물(?)로 보이지 않게 제대로 근신을 명하란 말이야. 직접 자네가 직접 토굴로 찾아가서 이렇게 전하게 '철새가 텃새에게 훈수하는 법은 없다'고"
"? ! . . ."
얼마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대표의 절대적 권위를 위협하는 일체의 종파주의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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