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이라고 자처하는 조갑제 기자를 바라보는 보수세력은 착잡하다. 조갑제 기자의 언행에서 보여주는 이중성과 반진정성은 오늘 보수세력이 당면한 이합집산과 내부 갈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종북(진보)세력이 갖는 특성인 단결력과 일사분란함과 너무 대조 된다. 종북세력내 논객을 자처하는 어느 인사의 사회적 비난을 초래하는 언급에도 종북세력은 비판을 찾아 볼 수 없다. 아마도 이들 집단은 자신들의 허위와 약세를 알기에 본능적일 수 있으나, 더 확실한 이유는 종북의 원흉 북한의 존재일 것이다.
조갑제 기자에 대한 관심과 자료를 접근하면서 당혹하는 것은 실지로 평소(일반 시사문제)와 문제이슈(과거 및 정치적 대이슈)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해방 70년 건국 67년을 경과하면서 건국과 조국근대화 과정에서 분기점이 되는 5.18(광주사태)에 대해 북한군의 개입을 단호하게 부인하고 있다. 5.18은 35년 전 짧은 기간에 일어난 소요였으나, 당시 투입된 국군이 민간인에게 총을 겨누었던 중차대한 사안이다. 즉 국군의 명예의 문제이자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된 사안인 것이다.
실지로 5.18은 민주화 이후 "잃어버린 30년"의 관건 이기도 하다. 민주화 이후 김영삼(문민)정부에서는 5.18 당시 군의 총책임자였던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군사반란으로 규정하고 사법적 책임을 물었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는 5.18은 성역화 되어 관련자들에 대한 국가유공자 대우로 참전자나 여타 유공경력자들과 차별대우를 제도화 시켰다. 민주화를 전후하여 시민소요(반란)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극적 변화하고 관련자들은 국가유공자로 변신하여 대한민국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80년 당시 정부의 외부 불순세력의 개입 발표는 아직도 여전한 문제이다. 특히, 시간이 경과하면서 5.18 당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실황중계를 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던 북한은 82년 2권의 관련서를 출판하고 년중 기념행사를 지속하고 공공장소나 기업소 등에서 5.18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관심은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증가된 탈북자들을 통해서 각종 관련정보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들의 한결같은 증언은 5.18 당시 북한의(대남공작조) 개입은 정설이라는 것이다.
5.18 당시 북한군 개입을 정면비판한 '조갑제의 광주사태'는 하나의 위서에 가깝다. 왜냐하면 그는 각종 루머와 싸운 33년이란 부제목과 달리 북한군 개입과 같은 주요 이슈를 루머로 격하시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군 개입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 '김대령 저, 역사로서 5.18(1-3권)'과 '지만원 저, 5.18 분석 최종보고서' 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자신의 취재(경험)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직접적 경험은 과학에서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체계적이고 종합적 판단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조갑제의 광주사태'와 달리 '역사로서 5.18'과 '5.18 분석 최종보고서'는 5.18에 대해 체계적 분석적 접근을 하고 있다. 특히, '역사로서 5.18'은 1권은 역사적, 지역 사회적 배경과 5.18 전개과정 및 북한군 개입 정황을 다루고 있고, 2권은 탈북자를 위시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3권은 관련 재판에서 나타난 쟁점과 에피소드를 정리했다. 또한 '5.18 분석 최종보고서'는 북한군 개입정황 분석을 위해 민간인들에 의한 자료와 함께 사법부, 국방부, 통일원, 국정원(당시 중앙정보부)에 이르는 국가기관 자료를 망라하고 있다.
조갑제 기자의 의혹과 관련된 사안은 이외에도 자주국방의 원칙 아래 한미연합사의 해체까지 주장하기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세계화와 함께 자국의 국방력에만 의존하여 자국을 지키려는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왜냐하면 핵무기와 국제테러의 위협 속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한계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세계유일의 3대세습 공산왕조이자 끊임없이 대한민국에 무력침공을 자행하는 악의 세력인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같이 미운 이웃과 영원한 적인 북한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6.25를 통해 선조(이승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우리를 지키도록 만들어 주신 한미군사동맹의 소중함을 결코 잊어선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부정하는 조갑제 기자의 진의에 대해 근본적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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