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은 작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때는 한 달간의 애도기간을 가졌는데, 정작 3년 탈상인 올해는 애도기간 없이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다. 북한에서도 간소하게 치르고자 하는데, 굳이 조화를 전달하겠다며 방북을 신청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다. 박지원 의원께서는 지나친 과공(過恭)을 범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의연한 자세를 취하시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박지원 의원의 방북에 대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은 어제 있었던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박 의원은 지난번 DJ 서거 5주기엔 북에 가서 김정은의 조화를 받아 국립현충원까지 배달한 장본인"이라며 "우리가 추모제를 했을 때 조화를 받아 왔으니 북에서 추모제를 하면 이번엔 북에서 받으러 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국회의원이 김정일·김정은의 조화 배달 심부름꾼이냐"고 꼬집었고, 하태경 의원 역시 '아침소리' 모임에서 "전략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내시, 비서실장 역할을 자처하는 게 아닌가"라며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미국시민권자인 신은미가 휘저어 놓은 일방적인 종북토크쇼로 인해 사회전체가 매우 격앙돼 있는 상황이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제도권 정치인들까지 종북논쟁을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박지원은 자신의 방북이 DJ 서거 5주기에 북한에서 조화를 보낸 답례 성격이라고 하지만 이번에 박지원과 동행하는 김대중평화센터의 직원 7명도 함께 간다고 하니 굳이 국회의원이 나서 일부러 가져다줄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김대중평화센터의 직원이 7명이나 간다고 하므로 이들이 전달해 주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고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북한에서 받으러 오는 것이 상호주의에도 합당한 일이다.
만약 조화를 가져가라고 해도 북한이 받으러 오지 않겠다면 이쪽에서는 예의를 표시한 것이 되므로 북한이 받으러 오건 말건 김대중평화센터측에선 성의를 다 한 것이 된다. 판단은 북한이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국민이 보기에도 좋은 일이다. 이런데도 애써 전달하러 가겠다는 것은 자칫하다가는 북한의 선전술에 놀아날 염려가 다분한 일이다. 늘 보아온 일이었지만 어쩌면 이번에도 북한은 박지원 의원의 조화 전달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체제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남북 현실이 받으러 왔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라도 서로 왕래를 하는 것은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딴에는 일리 있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신뢰란 어느 일방의 희망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다. 남북 간에 일찍이 신뢰가 있었다면 천안함 폭침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연평도 포격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북한정권에서 단 한번이라도 신뢰를 가지고 남한을 대했는지 박지원에게 되묻고 싶은 질문이다. 북한정권의 속성을 미루어 볼 때 북한이 신뢰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예측불허의 김정은 북한체제의 속성을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당연히 받으러 와야 한다고 주장했어야 했고, 또 당연히 북한이 받으러 오겠다고 해야만 조금이라도 신뢰라는 것이 생기게 마련일 것이다.
만약 박지원 의원이 조화를 전달할 대상국이 북한이 아니고 중국정도만 되었어도 직접 전달해 주러 가겠다고 한다면 국민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이 아니지 않은가. 이러니 꽃 배달꾼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질책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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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일이고라…… 잘들 놀라오랑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