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종은 국가를 위해 많은 찬란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세종이 각종 개혁을 추진하는 동안 곳곳에서 기득권 사대부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엄청나게 컸었다. 세종대왕뿐 아니라 조선의 임금은 언제나 기득권의 저항에 시달려왔다.
역대 조선의 모든 왕조 시대가 그랬지만 특히 세종대왕이 통치하던 시기는 사대부들의 힘이 강력한 시기였다. 그 시대의 사대부들은 중국의 문물만을 최고라 여기며 변화를 꾀하지 않는 수구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들은 사대부라는 지위로 인해 자기고 있는 특권이나 권리가 빼앗기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 어쩌면 이것이 기득권의 본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개혁군주였다. 그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파격적인 개혁안들을 추진했다. 노예 신분이었던 장영실을 등용해 천문학의 엄청난 발전을 가져오고 해시계를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천민출신 장영실의 면천을 허락하자 조정대신과 양반계급 사회는 극렬하게 저항했다. 기득권층의 총궐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세종대왕은 또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세계사적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글창제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사대부들의 반발을 의식한 세종은 중간 간부급인 집현전 학사들에게 한글 창제를 맡겼다. 이 작업은 철저한 비밀 속에 진행되었다. 나중에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자 주도 세력이던 사대부들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하여 중도에서 포기할 기운마져 엿보이기도 했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세종의 한글 창제에 맞서서 수구적인 성격을 가진 경학파가 노비등용과 한글 창제를 비판하고 극렬하게 반대했다. 상소도 빗발쳤고 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수구적 경학파 중에서도 대표적인 관리였던 최만리조차도 한글 창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여섯가지 이유를 들어 강력한 저항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경학파의 대표를 자처한 최만리는 대국의 문물을 버리고 언문을 창제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는 것과 중국 이외에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오랑캐의 나라에 다름아니라는 이유을 들기도 했다. 또 새로운 언문을 제작하게 된다면 성리학의 학문을 소홀하게 할 것이라고 했고, 새로운 문자를 통해 일반 백성들이 소송에서 원통한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소송의 원통함은 문자 때문이 아니라 관리의 부정부패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유의 하나라고 했다.
또한 언문은 풍속을 바꾸는 것이므로 재상과 신하들과 의논하여 만들어야 하는데 하급관리들과 의논하여 만든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그래도 통하지 않자 세자가 여러 학문들을 익히기도 바쁜데 새로운 언문을 배운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하였다.
세종도 굴하지 않고 반박했다. 세종은 이두와 새로운 언문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진 것인데 왜 이두는 옳다고 하고 새로운 언문은 옳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냐며 반박했으며 또 세자가 장차 나라를 다스리게 되면 언문을 사용하게 될 텐데 언문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면 환관이 나랏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결국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세종은 꿋꿋한 자세로 한글을 완성시키고 백성을 가르치는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훈민정음이란 국민이 사용할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이처럼 기득권의 전통은 대대손손 역사를 따라 내려와 오늘날 까지 대물림을 해왔다.
사회에는 각종 먹이사슬로 연결된 연계 고리가 깊고도 넓게 퍼져있다. 모피아, 관피아, 철피아, 정피아, 등 앞으로 만들어 질 신조어도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기득권 때문에 생겨나는 이름이다. 이 기득권은 오랜 세월동안 켜켜이 쌓여 적폐로 변했다. 적폐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각오해야할 만큼 지도자의 의지와 강단이 중요한 일이다.
모든 이해관계자와 적대관계로 변할 위험성도 그만큼 크다. 어쩌면 지지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덮어 둘 수도 없는 일이고 두더지 게임처럼 얼굴을 내밀 때마다 망치로 때려선 근절하지도 못한다. 발본색원을 통한 원천봉쇄만이 근본 치유책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것 하나만 척결해도 세종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지도자로 길이 남을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여부는 이 싸움의 승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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