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자, 이제 국민에게 약속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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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자, 이제 국민에게 약속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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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싸우듯해도 자기 몫 챙길때는 여야 모두 한 마음

▲ 대한민국 국회 여야간 몸 싸움 모습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였나? 더럽고 지저분한 똥통에 새 물을 넣은들 그 물이 식수가 될 수는 없었는가 보다. 대선 전 새 정치를 하겠다 특권을 내려놓겠다 하며 몸을 한껏 낮추었던 여·야 의원들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본색을 드러내며 안면을 싹 바꾸었다.

한마디로 유권자인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전 여야는 정치개혁 공약을 마구 쏟아내며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놓을 것 같은 기세였다.

특히 무소속 대선 후보인 안철수가 새 정치를 내세우며 안철수 광풍을 일으키자 여야는 앞다퉈 ‘정치쇄신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 와중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선거직전까지도 유권자들에게 각자 쇄신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도 상대방의 쇄신공약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도 없는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그런 여야의 쇄신 움직임을 보고 정당에 신물을 느끼면서도 ‘이번 만은’ 하며 표를 던진 유권자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정치쇄신은 아예 뒷전에 밀려 국회가 열렸어도 명함조차 내밀지 않았다. 실속을 차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원들은 경쟁하듯 서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은 △불체포특권포기 △무노동 무임금 원칙 △의원연금 제도개선 △국회 내 폭력행위 처벌강화 △의원 겸직 금지 △국회윤리특위 강화 등 6대 정치쇄신안를 내놓았다.

민주통합당 역시 국회의원 세비 30%인상을 삭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 같은 공약들은 역시나처럼 휴지조각으로 내팽겨쳤다. 여야의 쇄신파로 분류되었던 의원들조차 더 이상 약속 불이행을 문제 삼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불체포특권포기 약속은 더 일찍 깨져버렸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 검찰수사를 받았던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해 6월 19대 국회구성이 늦어지자 한달분 세비를 반납키로 결의했지만 정작 세비를 반납한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겸직금지도 반응은 그리 시원찮다. 교수출신인 새누리당 나성린,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등이 사직서를 제출했을 뿐이다. 여야 양당의 공약들이 그야말로 공염불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국민들에게 정치쇄신을 외쳤던 정당들이 대선이 끝난 후 열린 국회에서 의원 연금 몫으로 128억원의 예산을 통과시켰다. 단 하루라도 의원직에 있었으면 65세 이후 죽을때까지 월 120만원씩 받는 돈이다.
이는 일반 서민이 이만큼의 연금을 받으려면 월 30만원씩 30년을 불입해야 할 금액이다. 정말 하루살이의 삶을 사는 서민으로서는 오장육부가 터질만큼 분통이 터질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회 예결위 계수소위 여야의원 9명(새누리당 장윤석, 민주통합당 최재경 등)이 국회회의장이 아닌 호텔방을 잡아 놓고 4조원 가까운 예산을 주물렀는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예산에는 계수소위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예산도 듬뿍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 사업예산을 정부안보다 훨씬 높게 책정했다. 이 예산안에 따르면 이들이 올린 금액만도 517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들은 매년 관행처첨 되풀이돼 정치쇄신의 형태로 지적돼온 ‘쪽지·밀실협상’을 주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계정조정소위를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딱 세차례만 열어 벼락치기 협상을 국회가 아닌 호텔방에서 밀실 계수조정을 통해 국가예산 342조원을 확정했다.

말로는 서민·복지를 내세웠지만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바쁘기만 했다. 모두 한입으로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던 의원연금 128억원은 통과시키면서도 국방예산 4900억원과 극빈층 지원예산 2824억원은 삭감했다.

대선때는 서로 죽기살기로 싸우던 여야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를 앞에 두고는 한 마음이 되어 흥청망청했다. 그것도 모자라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한 주역(?)들이 며칠전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단체 외유를 떠났다.

어떤 의원은 부부동반이다. 명목은 예산심사시스템 연구라고 변명하지만 외유비용 1억5000만원을 써가면서 가볼 나라는 아닌 것 같다. 얼핏 보아도 우리나라보다 비슷하거나 더 처진 나라들인데 무엇을 배우고 오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해당의원들이야 예산국회가 끝난 뒤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행사라고 해명하고 싶겠지만 그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 주기엔 계수의원들이 해도해도 너무했고 뻔뻔했다. 오히려 외유비용을 모두 환수시키고 전원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으면 하는 마음이 국민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19대 국회를 기대했던 국민적 실망감과 배신감은 이만저만 큰게 아니기 때문이다.

더 분통이 터지는 건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정치권은 새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다. 그야말로 그 다짐들이 아직 귓가에 쟁쟁할 정도다. 그런데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빈집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대선을 앞두고 상대당에서 벌어진 일이 있다면 적어도 대변인이 나서 ‘줄논평’을 쏟아냈었는데 이번 사안만큼은 당 대표도, 대변인들 조차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겉으로는 개 싸우듯 했어도 자기들의 몫을 챙기는데는 여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 한마음이 된 것 같다.

해를 넘긴 늑장처리에 밀실, 쪽지 예산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예산심사를 책임졌던 주역들이 출장목적도 불분명한 해외 시찰을 떠난 것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는 것을 모르나 보다. 역시 당 대표, 대변인들도 끝까지 동업자로서 그들을 감싸고 싶은 것 같다.

대통합은 여야 그들만의 대통합인가보다. 아울러 이번 국회를 통해 여야 모두가 ‘쇄신 쇼’를 벌리면서 유권자를 우습게 보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되었다. 이번 대선은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대선 때는 쇄신을 강조했던 정치권이 대선이 끝나자마자 쇄신의지를 저버린 모습은 또 하나의 표퓰리즘이다.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호텔방 야합예산을 주도한 의원들은 낙선운동을 해서라도 그 다음 선거에서는 뽑아주지 말자.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을 무시하고 헛된 공약(空約)을 하는 후보에게는 다음 선거에서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자.

‘약속’과 ‘실천’을 강조하며 정치쇄신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이제라도 국민들에게 그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이미지가 손상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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