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6)
스크롤 이동 상태바
중국 이야기(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외의 신속성

해외에서 벌이는 제조업 중에서도 봉제공장은 거의 매일이다시피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잦아 바이어가 주문한대로 100% 정확히 선적되는 일은 드물다. 한번은 12,000장의 봉제 오-더가 생산이 완료되어 최종검사를 하러갔다, 완제품은 색상이나 사이즈 별로 12장 씩 박스에 포장을 마친 상태였다.

문제가 생긴 것은 소매 끝 부분 단추 2개의 간격이 주문서에는 1인치 간격인데 1센티 간격으로 부착된 것이다. 작업 지시서를 점검해보니 1"로 분명히 표시되어 있어서 1"는 당연히 1인치로 이해했는데 중국에서는 ‘인치’단위는 없고 ‘센티’단위를 말한다고 했다.

어쨌든 이것은 흔히 말하는 대형사고로 전부를 수정해서 선적을 해야 한다. 단추 한 개를 때내고 다시 달아야 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이미 포장 완료한 박스 1,000개를 뜯어서 수정해야 하는 매우 힘든 일이다.

우물 井자로 묶은 플라스틱 밴드를 절단한 다음 포장한 검 테이프를 뜯어내고 비닐 포리백에서 옷을 꺼내야 한다. 이때는 폴리백 밑 부분의 스카치테이프를 조심스레 제거해야한다. 다음에 단추 한 개를 때어내고 간격을 넓혀서 다시 단다. 대부분의 수정 작업은 먼지나 오물이 묻어서 다시 재작업을 해야 한다. 색상, 사이즈 별로 포장되기 때문에 섞여서는 안 되며 한 박스 씩  신중하게 해야 하고  아무리 조심해서 작업해도 재작업 중 포리백이 찢어져서 못쓰거나 먼지가 묻어서 낭패 보는 수가 많다.

또한 공정마다 뒤따라야 하는 작업이 바빠서 수정작업은 근무시간외 주로 밤을 새면서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당시 내가 판단하기는(평생을 이 업종을 하며 얻은 경험) 아무리 서둘러도 3-4일은 소요될 것 같았지만 공장 근로자들은 내일 오전이 선적일이니 선적시간에 맞추어 수정작업을 완료하겠다고 장담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공장으로 갔더니 작업은 100% 완료되어 있었다. 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가장 안쪽에 있는 박스를 몇 개 꺼내어서  검사를 꼼꼼히 해보았더니 모두 정확히 수정이 되어 있고 제품도 깨끗했다.

“그 많은 수정작업을  하루 밤사이에 어떻게 끝낼 수 있었나?”는 의아심과 함께 ‘만만디’근성으로만 알았던 중국 근로자들이 지닌 남다른 신속성의 일면에 감탄했다. 한국공장 운영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 중국에서는 의외로 쉽게 풀리고, 반대로 쉽고 단순 간단한 일이 오히려 무지무지 꼬이는 경험담을 이야기하여 보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