任실장, 중동 특사로 출국前 "나는 北문제 빠지는 게 낫다"
靑도 연이틀 "관련 일정 없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을 방문 중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비밀리에 북한 인사들을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 실장은 출국 전 "대북 문제는 내가 하는 게 옳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임 실장은 10일에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예방하고, UAE에 주둔 중인 우리 아크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벽시계를 선물하며 격려했다. 이어 11일에는 레바논으로 가서 미셸 아운 대통령을 예방하고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 예하 부대로 편성돼 활동 중인 동명부대를 방문했다.
임종석(맨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된 한국군‘아크부대’를 방문해 부대 현황에 대해 듣고 있다. 임종석(맨 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된 한국군‘아크부대’를 방문해 부대 현황에 대해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임 실장은 지난 9일 출발해 2박 4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견됐고 12일 귀국 예정이다. UAE는 지난 10월 북한과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했지만, 레바논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 실장은 출국 전 "다른 문제는 몰라도 대북 접촉 같은 것은 내가 하지 않겠다"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나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에 대북 문제는 내가 뒤로 빠지는 편이 낫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1989년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임 실장이 대북 문제 전면에 나설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에 이어 이날 다시 "임 실장은 동명부대 방문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귀국한다. 북한 관련 일정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