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교장선생님
 땡초_
 2021-02-18 15:18:01  |   조회: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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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학창시절의 추억은 있겠지만
그 중에도 국민학교 시절의 추억은 가장 애착을 가질만큼 값지고 귀하다고 하는데 
자의든 타의든 난 그렇지 못한것 같다.
첩첩산골 옛고향에서 온전히 국민학교 시절을 보내지 못하고 부모님을 따라
객지에서 5학년을 시작하면서 두 토막나버린 국민학교의 추억 곱지못한 옛 추억을 씹는 
지금 내 마음은 울고있다.
그러나 씁쓸한 기억 저 한편으로는 학교를 빛내신 이석도 교장선생님 이야기를 덧 붙인다.
가슴이 뭉클하다.
아버지와 교장실을 들어서자 교장선생님이 저에게 국어책을 주시며 
읽어보라 하시던 이 석도 교장선생님은 잊을수 없다.
교장선생님은 인자하면서도 오래전에 방영된 호랑이 선생님보다 더 무서운 분이셨다. 
선생님들도 잘못을 하면 호되게 야단을 치실 만큼 교장선생님은 매우 엄하신 분이셨다.
몸시도 추운 겨울 아침 조회시간에 마이크가 삐삐 하면서 잡음이 연속으로 나자, 
교장선생님이 "정신상태가 나갔다" 하면서 마이크 받침대까지 통채로 휙 내던져버린 일이 
있을 정도로 무서운 교장선생님 이시다. 
미리 음향을 정비 하지 않았다고 대노하신 것이다, 한편으론 학생들에겐 자상하고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교장선생님의 학교 사랑의 각별함은 그 때는 잘 몰랐다. 
교장 선생님은 아침 조회때나 나오시고, 노는 줄만 알았는데, 이석도 교장선생님은 
300여 명의 전교 학생들 일일이 관심으로 살피셨던 것이다.
몇학년 어느반 누가 어떤 과목이 못하고 잘하는지 선생님들에게 보고를 받고
이름까지도 기록하시고 방과후에는 학년 순차별로 교장실 옆 회의실에 열등 아이들을 불러다
자필로 시험문제를 내시고 아이들이 문제를 풀때까지 담임선생님도 퇴근을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우리반에서도 산수실력이 형편없는 아이들 6~7명이 교장선생님께 불려가서
시험문제를 풀어야했다. 그 중에 나도 포함 되었었다.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살 날이 많지않은 나도 공부를 하는데 학생들은 더 열심히 해야된다" 
일일이 교장선생님 손수 연필로 문제를 출제하셨는데,아이들마다 시험문제가 다 달랐다. 
컨닝도 할수 없었다. 두자리 세자리 분수 덧셈 나눗셈 곱셈 같은 문제들인데,
아이들이 문제를 쉽게 풀리가 있는가, 교장선생님이 가르쳐도 한번에 될 리는 없다. 
여러 날이 지나면서 조금 진도가 나아지자 담임선생님은 조급증같은 짜증만 내더니
 우리들 따귀만 때리고 왜 못하느냐,야단만 쳤지 결국 산수못하던 나와 몇몇 아이들은 
인자하고 훌륭한 교장선생님이 계셨기에 조금 고생을 했어도 5.6학년 산수공부를 흥미있는 공부로 
이끌어 주신 귀한 열매를 주신 것이다. 
졸업식 날 졸업식 선서에 끝네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훔치시던 교장선생님은 지금은 뵐수도 없다. 
내가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들려온 소식으로는 교장선생님께 
돌아가실때 학부모 선생님 전교학생 모두가 큰 슬픔에 빠져 학교장으로 예도를 표했다고 한다. 
한참 세월이 흐르고 난 뒤 경주가는 길목에 추억의 모교를 찾은적이 있었는데, 
나무들도 건물도 모든것이 그대로인데 운동장엔 휭하니 바람만 차고...
학생이 모자라 안타깝게도 학교는 분교에서 폐교가 되었다 한다. 

아스라히 잊혀져 가는 추억의 교가

"앞에는 신라고도 뒤에는 영남웅도 한가운데 자리잡은 우리학교는 
새시대의 새일꾼이 오늘도 자란다 
올바르게 자라나서 나라위하자 무궁화 피어나는 대한 아들 딸 
영원 무궁 빛내자 우리 영남교" (영천남부국민학교 교가)

2021-02-18 15: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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