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북한군 포로 강제송환 금지… 가족 보복·신원 노출 막아야”

한국 정부에 신변 보호·독립적 법률상담 촉구… 언론에는 신원 노출 및 인터뷰 신중 당부

2026-10-03     이승희 기자
국제앰네스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이송된 북한군 포로 2명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가운데 신변 보호와 법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으며, 언론에는 신원 노출 방지를, 북한 당국에는 포로와 가족에 대한 보복 금지를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이송된 북한군 포로와 가족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하고, 고문이나 기타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곳으로 누구도 강제송환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두 사람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도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에는 두 사람의 신변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특히 관련 정보가 공개될 경우 당사자뿐 아니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에게 필요한 의료·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독립적인 법률상담과 적법한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포로들의 신원이 노출되거나 관련 정보가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보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인터뷰나 증언을 공개할 때는 당사자에게 정보 공개 범위와 예상되는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고 자발적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또한 당사자가 인터뷰나 증언을 거부할 경우 그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에는 두 사람이 전쟁 중 포로가 됐거나 한국행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당사자와 가족에게 어떠한 보복도 가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에 제시한 인권 보호 원칙이 한국으로 이송된 두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향후 전쟁 과정에서 포로가 되는 다른 북한군에게도 동일한 보호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과정에서 당사자의 안전과 외교·안보상의 영향을 고려해 비공개 방침을 유지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북한군 포로의 국내 송환이 외교와 안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송환 사실을 발표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정상회담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를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포로 이송 사실이 공개된 이후 양국은 비공개 합의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사전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측이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