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테크노파크, 영남권 5개 기관과 튀르키예서 ‘제조 AI’ 협력망 구축

현지 혁신기관·AI 기업 5곳과 업무협약 6건 체결 488억 원 사업 기반으로 기술교류·해외 진출 확대

2026-10-03     배한익 기자

영남권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 경험이 튀르키예 현지 기업과 연결된다. 경남테크노파크를 비롯한 영남권 5개 기관은 이스탄불에서 현지 기술 혁신 기관과 인공지능·로봇·반도체 기업 등과 업무협약 6건을 체결하고 제조 인공지능 분야의 글로벌 협력망 구축에 나섰다. 지역 제조 현장에서 개발하고 실증한 기술을 해외 공동사업과 시장 진출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협력에는 경남테크노파크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울산정보산업진흥원, 포항테크노파크 등 영남권 5개 기관이 참여했다. 협약 상대는 튀르키예 기술 혁신 기관인 테크노파크 이스탄불과 현지 민간기업 5곳이다. 협약은 협의체 공동 명의로 체결됐으며 사업 총괄 PM인 이창석 경남테크노파크 팀장이 대표로 서명했다.

현지 협력 기업은 용가텍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브로 로봇 테크놀로지, 투부 아르게 소프트웨어, 하이페리온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CBC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5곳이다. 협의체는 이들 기업과 제조 인공지능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사업 가능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영남권 제조기업과 튀르키예 기업 사이의 기술협력을 추진하면서 현지 시장 진출 기회도 함께 발굴한다.

반도체 설계기업인 용가텍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인공지능 영상처리와 사물인터넷, 자동화, 산업용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상처리용 시스템온칩과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온칩도 자체 개발했다. 제조 현장의 품질관리와 자동화 기술을 반도체 설계 역량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브로 로봇 테크놀로지는 협동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활용해 조립과 검사, 포장 등 제조공정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영상·객체인식 기술을 로봇과 결합해 품질검사와 부품 공급에도 적용한다. 투부 아르게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 영상분석과 품질검사, 불량·이상 탐지 등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대학과 산학 연구개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혁신 생태계와의 연결 거점도 확보했다. 협의체는 지난달 30일 테크노파크 이스탄불과 별도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테크노파크 이스탄불은 튀르키예 국방산업국과 이스탄불 상공회의소가 주도해 설립한 기술 혁신 기관으로 500개 이상의 연구개발 기업과 3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으며 연구개발 인력은 1만 명을 웃돈다.

입주 기업들은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운송과 에너지, 첨단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 보면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견학이 아니라 영남권에서 실증한 제조 인공지능 기술을 현지 기업과 공동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테크노파크 이스탄불의 기업 네트워크와 지역 제조기업의 실증 경험을 결합해 후속 사업과 해외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다.

이번 글로벌 협력은 총사업비 488억 원 규모의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원하고 경남테크노파크가 총괄하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영남권에서는 자동차부품과 기계부품, 지능형기계, 화학, 철강 등 지역 주력산업을 대상으로 50개의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실증 과제를 추진해 왔다.

협의체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제조 현장의 생산방식과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을 해외 협력 확대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인공지능 기술을 해외 기관과 기업에 연결해 지역 제조기업의 기술협력과 수출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사업에서 축적한 실증 경험을 지역 안에 머물게 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조사도 병행됐다. 협의체는 지난달 29일 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을 방문해 국내 제조 인공지능 기업의 튀르키예 시장 진출 가능성과 경쟁 환경, 정책·제도, 인증 절차 등을 점검했다. 시장 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코트라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추가 협력기관과 기업도 발굴했다.

협의체는 1일부터 3일까지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제조업 전시회 ‘막텍 유라시아 2026’도 참관한다. 약 1000개 기업이 참여하는 이 전시회에서 공작기계와 산업 자동화, 스마트 제조 분야의 최신 기술을 살펴보고 생산관리시스템과 머신비전 등 제조 인공지능 기술 동향을 조사한다. 현장에서 후속 협력을 이어갈 추가 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이번 일정의 목적이다.

이창석 경남테크노파크 팀장은 “영남 제조기업들이 AI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온 경험을 해외와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며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기술 교류와 기업 간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이 기술교류에 그치지 않고 공동 연구와 사업화, 지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