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⑧] 양평군의회 홍보비 ‘의장 의견 반영’…어떤 절차로 결정됐나

-선정기준·배점표 없이 지급 대상·금액에 ‘의장 의견’…담당자 검토와 결재 과정 확인 필요 -군의회 “담당자 업무상 검토·의장 의견 반영”…의견 전달부터 최종 집행까지 기록이 핵심 -의장 바뀌어도 같은 원칙 적용돼야…언론홍보비 객관적 집행절차 마련 과제

2026-09-29     김병철 선임기자

[뉴스타운/김병철 선임기자] 양평군의회 언론홍보비 문제가 ‘얼마를 지급했느냐’에서 ‘어떻게 결정했느냐’로 넘어갔다.

군의회는 본지 정보공개청구에 최근 3년간 언론홍보비·광고비 지급 대상 언론사를 선정하는 별도의 정량 평가기준과 선정기준, 배점표, 내부지침을 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언론사별 지급액을 차등 결정하는 정량기준과 홍보실적 평가결과도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지급 대상과 지급액은 “의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한다고 답했다. 홍보업무의 개별 판단도 “담당자의 업무상 검토 및 의장 의견을 반영”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⑧편의 핵심은 이 두 문장이다.

의장의 의견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가. 담당자는 무엇을 검토했는가. 언론사와 지급액은 누가 기안했는가. 검토와 결재는 어떤 순서로 진행됐는가. 그 과정은 문서로 남았는가.

사람이 아니라 절차를 확인할 차례다.

◇ ‘의장 의견 반영’…단독 결정과는 다르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현재 확보한 정보공개 답변만으로 의장이 언론홍보비 지급 대상과 금액을 단독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

군의회의 표현은 ‘의장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장이 마음대로 결정했다’, ‘의장이 광고비를 직접 배분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 공개된 자료가 확인해 주는 범위를 넘어선다.

그렇다고 질문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공공예산의 지급 대상과 금액을 정하는 과정에 의장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그 의견이 행정절차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는 확인돼야 한다.

누가 지급 대상 언론사를 검토했는가.

누가 지급액을 제안했는가.

의장 의견은 그 전인가, 후인가.

담당자의 검토와 의장 의견이 다를 경우 어떻게 조정했는가.

최종 결재는 누가 했는가.

이것은 의장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예산 결정구조를 확인하는 문제다.

◇ 담당자의 ‘업무상 검토’…무엇을 봤나

군의회 답변에는 ‘담당자의 업무상 검토’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그러나 별도의 정량기준은 없다고 했다.

본지는 공식 보도자료 게재 건수와 자체 취재기사, 의장·의원 인터뷰, 기획·특집기사, 의정활동 보도, 지역 현장취재 실적, 출입기간, 포털뉴스 노출 여부, 매체 영향력과 이용자 접근성, 언론사 본사 소재지 등이 평가에 반영되는지를 물었다.

군의회는 이를 별도의 정형화된 평가항목으로 정해 적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업무상 검토’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가 남는다.

정량평가표가 없었다고 담당자의 검토까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검토가 있었다면 어떤 요소를 고려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예산 범위인지, 홍보 목적에 맞는지, 매체 특성을 고려했는지, 기존 집행내역을 참고했는지 등을 기록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의장 의견, 어떻게 전달됐나

다음은 의견 전달 방식이다.

의장 의견이 문서로 전달됐는지, 회의에서 제시됐는지, 담당자와의 협의를 통해 전달됐는지 현재 정보공개 답변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의견이 실제 예산 결정에 반영됐다면 어떤 의견이 언제 제시됐고 행정적으로 어떻게 검토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토보고서가 있는가.

내부결재 문서가 있는가.

지급 대상 언론사 명단을 작성한 자료가 있는가.

언론사별 지급액을 정리한 내부자료가 있는가.

의장 의견이 반영된 전후의 기록이 있는가.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의장 의견을 반영한다’는 군의회의 공식 설명이다.

구체적인 전달 방식과 반영 절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기안·검토·결재…기록이 핵심이다

공공예산은 최종 지급액만으로 집행과정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기안과 검토, 결재가 중요하다.

언론홍보비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사업명으로 집행했는지, 어느 언론사를 대상으로 했는지, 지급액은 얼마인지, 계약이나 집행 과정에서 누가 검토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군의회가 별도의 정량평가표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내부 검토와 결재자료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정량기준이 없다면 개별 판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 행정결정으로 확정됐는지가 기록으로 설명돼야 한다.

기록이 있다면 그 기록을 보면 된다.

없다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남길 것인지가 제도 개선 과제가 된다.

◇ 의장 교체 시점과 집행시점 구분해야

최근 3년 언론홍보비를 분석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시점이다.

해당 기간 동안 의장이 바뀌었다.

따라서 최근 3년 전체 집행을 특정 의장 한 사람의 판단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각 광고·홍보비가 언제 집행됐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당시 의장이 누구였는지를 맞춰야 한다.

담당부서와 결재 과정도 같은 방식으로 구분해야 한다.

특히 의장 교체가 있었던 연도는 연간 총액만 놓고 비교하면 실제 결정 시점을 놓칠 수 있다.

연도별 분석보다 집행일 기준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 의장 교체와 지급 변화…같다고 인과관계는 아니다

의장 교체 전후 언론사별 지급내역에 변화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지급 언론사가 생겼는가.

기존 지급 언론사가 빠졌는가.

지급액이 늘었는가.

줄었는가.

그러나 시점이 일치한다고 곧바로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의장이 바뀐 뒤 특정 언론사의 지급액이 변했다고 해서 의장 교체 때문에 금액이 달라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예산 규모가 달라졌을 수 있다.

홍보사업 내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계약 시기나 집행 목적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숫자의 변화는 출발점이다.

결론은 관련 행정자료와 당시 담당부서의 설명까지 확인한 뒤 내려야 한다.

◇ 정량기준 없다면 정성적 판단은 무엇이었나

정량기준이 없다는 것과 판단 자체가 없었다는 것은 다르다.

군의회가 매체별 특성이나 홍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그 정성적 판단의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든 홍보행정을 숫자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의 특성을 숫자 몇 개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성평가를 할 수도 있다.

다만 최소한의 공통 원칙은 필요하다.

A언론사를 검토할 때 적용한 요소와 B언론사를 검토할 때 적용한 요소가 전혀 다르다면 객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반대로 공통적인 검토항목이 있다면 이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된다.

◇ 지급액이 다르다면 이유도 설명돼야

언론사별 홍보비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모든 언론사에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반드시 공정한 것도 아니다.

매체별 특성과 홍보효과, 사업 목적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핵심은 ‘왜 다른가’다.

전년도보다 지급액이 늘었다면 무엇이 달라졌는가.

줄었다면 어떤 판단이 있었는가.

새롭게 지급했다면 선정 이유는 무엇인가.

지급하지 않았다면 어떤 판단에 따른 것인가.

군의회는 지급액 차등을 결정하기 위한 별도의 정량기준과 배점표를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차이를 설명하는 근거는 결국 개별 집행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 기사 논조와 홍보비 사이에도 별도 기준 없어

언론과 공공기관의 관계에서 민감한 부분도 있다.

비판·지적기사와 광고비 문제다.

본지는 비판·지적기사 등 기사의 논조나 내용이 홍보비 지급 대상과 지급액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내부기준이 있는지도 물었다.

군의회는 별도로 정한 내부기준이나 관련 자료를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여기서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답변은 비판기사를 작성한 언론사가 실제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런 사실은 이번 정보공개 답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할 장치는 필요하다.

기사 논조와 광고 집행을 분리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면 된다.

비판기사든 우호기사든 기사 내용 자체를 광고비 지급의 보상이나 불이익 요소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문서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언론만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의회와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 의장 의견의 범위도 정할 필요 있다

의장의 의견을 홍보행정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한다.

의회 운영과 홍보 방향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홍보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과 개별 언론사의 지급 대상·금액에 대한 판단은 성격이 다르다.

이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의장은 홍보 방향을 제시하고 담당부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집행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개별 언론사에 대한 의견이 필요하다면 그 의견을 담당부서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결과를 기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핵심은 의장의 의견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 반영되는지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다.

◇ 기록은 의장과 담당자를 함께 보호한다

기준과 기록은 책임을 묻기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언론사 선정기준이 있고 담당자의 검토자료가 있으며 의장 의견의 반영 범위와 최종 결재절차가 명확하다면 이후 논란이 발생해도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정 언론사를 왜 선정했는지 설명할 수 있다.

왜 다른 금액을 지급했는지도 밝힐 수 있다.

왜 지급하지 않았는지도 같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기준과 기록이 없다면 정상적인 판단을 했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 사람이 바뀌어도 기준은 남아야 한다

언론홍보비 집행의 최종 과제는 사람보다 제도다.

의장은 바뀐다.

담당자도 바뀐다.

출입언론사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공공예산 집행 원칙까지 매번 달라져서는 곤란하다.

같은 조건이라면 비슷한 판단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언론사 선정기준을 반드시 복잡한 점수표로 만들 필요도 없다.

최소한의 검토기준을 정하면 된다.

지급 대상 선정의 기본원칙을 정하고 차등 지급의 고려요소를 기록하면 된다.

미지급 판단 역시 설명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기사 논조와 광고 집행을 분리하고 의장 의견의 반영 범위도 명확히 하면 된다.

그 정도만 갖춰도 행정의 예측 가능성은 높아진다.

◇ 김병철 시선

이번 정보공개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표현은 ‘의장 의견 반영’이다.

그러나 이 네 글자만으로 특정 의장의 책임을 단정하면 안 된다.

확인해야 할 것은 과정이다.

누가 언론사를 검토했는가.

누가 지급액을 제안했는가.

담당자는 무엇을 검토했는가.

의장 의견은 언제 들어왔는가.

기안과 검토, 결재는 어떻게 이어졌는가.

그 과정이 기록으로 남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논란은 상당 부분 정리된다.

답할 기록이 없다면 앞으로 만들면 된다.

군의회는 언론사 선정 정량기준도, 지급액 배점표도 없다고 답했다. 홍보실적 평가표도 없다. 미지급 언론사를 가르는 별도의 선정·제외 기준도 없다고 했다.

그 상태에서 담당자의 업무상 검토와 의장 의견이 실제 결정에 반영됐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의장의 의견 자체를 문제 삼는 일이 아니다.

그 의견이 공공행정의 어떤 절차를 거쳐 예산 집행으로 이어지는지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공공예산은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같은 원칙이 작동해야 한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언론사가 비판기사를 썼든 우호적인 기사를 썼든 광고 집행의 행정원칙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바뀐다.

기준은 남아야 한다.

양평군의회 언론홍보 행정이 이제 답해야 할 것은 ‘누가 결정했느냐’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질문이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했느냐.’

그 답이 문서와 기록에서 확인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정보공개가 남긴 과제다.

기자메모/ 이번 ⑧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의장 의견 반영’을 ‘의장 단독 결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공식답변으로 확인된 사실은 별도의 정량 평가기준과 배점표 없이 담당자의 업무상 검토와 의장 의견을 반영한다는 데까지다. 실제 책임구조는 당시 기안·검토·결재자료와 집행시점을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시선⑨]에서 양평군의회 언론홍보 행정의 또 다른 공백인 ‘의원 홍보 형평성’을 짚는다. 군의회는 의장과 전체 의원의 언론홍보 기회를 별도로 배분·관리하는 원칙과 내부기준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의원 개인별 홍보는 각 의원이 개별적으로 진행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를 토대로 의회 차원의 공식 홍보와 의원 개인 홍보의 경계를 살펴본다. 조례 발의와 군정질문, 행정사무감사, 정책제안, 현장활동 등 주민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는 공적 의정활동을 어떤 기준으로 공식 홍보에 반영할 것인지도 짚는다. 특정 의원의 홍보 확대가 아니라 의장과 전체 의원에게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