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명쾌한 판례 남겨야!
대중문화의 팩트 왜곡은 이제 표현의 자유나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섰다. 법률의 엄밀한 재단이 필요한 때가 왔다.
영화 ‘암살자(들)’이 일으킨 논란은 과거 ‘그때 그 사람들’이나 ‘택시 운전사’ 등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화들과 그 본질이 다르다. 과거 영화들이 관점이나 가치판단의 편향성 문제로부터 왜곡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면 이번엔 자체로서 조작과 왜곡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육영수 여사 암살사건은 범인이 명확하게 밝혀졌고, 사건 현장 영상과 함께 피해자의 자식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가해자 측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직접 사과한 역사적 사실이다. 단지 당시 사건이 일어난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범인인 재일교포 문세광과 청와대 경호원들이 쏜 탄환을 모두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이는 영화인들의 상상력으로 채울 영역이 아니다.
그럼 이렇게 묻겠다. 그 탄환을 찾아 검증하고 나서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에 대한 상상력의 단서는 무엇인가? 다른 물증이나 범인 문세광의 자백은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심지어 사건 당일 광복절 기념식 생중계 영상은 보지 않고 영화를 제작한 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영화와 제작진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또는 사자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법정은 이번 사안에 대해 명쾌한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 ‘영화이므로 이 정도 픽션은 가능하다’라거나 또는 ‘허용 범위를 넘었다’라거나 명확한 결론을 내야 한다.
만약 영화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픽션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이 영화를 계기로 엄청난 국가적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당장 보수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 의혹도 영화로 제작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법이 무제한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한다면 5.18 광주사태 역시 편향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제작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된다면 이 어설픈 영화 한 편이 영화계를 정점으로 우리 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꼴이 된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법이 엄중한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 법이 스스로 사회적 기준을 무너뜨리는 모호한 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결론이 나든 가장 자유로워야 할 대중문화에 법률의 메스를 대는 불행이 우리 시대에 일어나고 있다. 이점에 대해 모든 동시대인이 함께 반성해야 한다.
사회주의 독재체제와 땅을 맞댄 이 나라의 태생적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