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민선 9기 공약 대해부①] 민경선 약속, 실행표는 아직

-고양시, 선거공보·5대 공약 공개…공약 총괄 현황은 아직 준비 중 -버스체계 개편·철도망 확충·전략산업 육성·지역기업 투자 제시 -백서 전달됐지만 세부 사업비·연차별 계획은 공식 공약 페이지서 확인 안 돼

2026-09-26     김병철 선임기자

[뉴스타운/김병철 선임기자]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민선 9기 시정의 중심에 교통혁신과 경제 활성화, 민생 회복을 올렸다. 버스체계 전면 재편과 고양은평선·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산 연장, 전략산업 육성, 지역기업 투자, 지역화폐 확대 등이 취임사를 통해 제시됐다. 신청사 건립과 고양아레나,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기념관, 고양고양이 관련 방안도 즉각 추진할 변화로 언급됐다. 고양시는 선거공보와 5대 공약을 공식 공약자료실에 공개했지만 공약별 사업비와 연도별 추진계획을 담은 총괄 현황은 아직 게시하지 않았다. 민선 9기 공약을 평가하려면 선거 때 제시한 약속이 언제, 어떤 예산과 절차를 거쳐 시행되는지부터 공개돼야 한다.

고양시는 2026년 6월 30일 시장실 누리집 공약자료실에 ‘민선 9기 고양시장 당선인 선거공보 및 5대 공약’을 게시했다. 공개된 자료는 민경선 시장의 선거공보와 5대 공약 문서다.

그러나 9월 26일 현재 고양시 시장실의 ‘한눈에 보는 공약’에는 민선 9기 공약사항이 준비 중이라고 표시돼 있다. 공약자료실에도 선거공보와 5대 공약 외에 공약실천계획서나 공약 총괄표는 올라와 있지 않다. 공식 공약자료실의 담당 부서는 기획정책관 정책팀이다.

이는 공약 자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선거공보와 취임사를 통해 주요 방향은 확인된다. 다만 전체 공약 수와 세부 사업명, 담당 부서, 총사업비, 재원별 분담, 임기 내 완료 여부를 한꺼번에 확인할 공식 실천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공약 수나 전체 사업비를 확정적으로 적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민선 9기 공약 분석도 공식 문서에서 확인되는 내용과 향후 공개가 필요한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

◇ 교통공약, 버스체계 재편과 철도망 확충 제시

민 시장은 7월 1일 취임사에서 민선 9기 시정의 첫 번째 비전으로 교통혁신을 제시했다.

취임사에 따르면 민 시장은 지하철과 연계한 버스체계를 전면 재편해 서울 출퇴근 시간을 30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소외지역에는 ‘편하G버스’를 투입하고, 고양은평선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산 연장 등 철도망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장애인콜택시 확대와 교통사각지대 주민을 위한 수요응답형 ‘똑버스’ 확대 운영도 제시했다. 이는 모두 민 시장의 취임사에서 확인되는 공식 약속이다.

다만 취임사에는 편하G버스의 노선 수와 투입 차량, 운행 지역, 사업비, 시행 시기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다. 버스체계 전면 재편 역시 용역과 주민 의견수렴, 운수업체 협의, 예산 편성 등이 필요한 사안이다.

고양은평선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산 연장은 고양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정부와 경기도, 관계 지방자치단체, 철도 관련 기관의 계획과 협의가 함께 필요하다.

따라서 두 철도사업은 ‘확정’이나 ‘착공’이 아닌 ‘확충하겠다’는 공약 단계로 표현해야 한다. 사업별 행정절차와 재원 분담안이 공개되기 전까지 개통 시기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교통공약의 첫 검증 대상은 구체적인 실행표다. 버스체계를 언제까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편하G버스를 어느 지역부터 투입할 것인지, 철도사업에서 고양시가 맡을 역할은 무엇인지가 나와야 한다.

◇ AI·항공우주·자율주행·의료바이오 육성 제시

경제 분야에서는 대학과 지역기관을 연계한 전략산업 육성이 제시됐다.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디지펜공과대 국제캠퍼스를 유치해 AI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항공대학교와 항공우주산업 및 도심항공교통산업을 육성하고, 중부대학교와 자율주행산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농협대학교와 연계한 K-푸드 산업, 동국대학교·국립암센터와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육성도 언급했다. UN AI허브 유치와 창릉신도시의 AI·항공우주산업 거점 조성, 경제자유구역 추진도 취임사에 포함됐다.

문화산업 분야에서는 아레나 K-컬처밸리와 킨텍스를 문화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고, 북한산에서 창릉천·한강·행주산성을 연결하는 문화관광산업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현재 단계가 서로 다르다. 대학 국제캠퍼스와 기관 유치는 상대 기관의 결정이 필요하다. 경제자유구역은 지정 절차가 남아 있고, K-컬처밸리는 경기도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사업 주체의 협의가 필요하다.

사업명을 한데 묶어 모두 추진이 확정된 것처럼 표현하면 안 되는 이유다. 유치 제안 단계인지, 관계기관 협의 단계인지, 업무협약이 체결됐는지, 부지와 재원이 확정됐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 지역기업 1000억 원 투자, 재원과 방식 확인 필요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지역기업 육성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지역순환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1000억 원은 민선 9기 경제공약에서 확인되는 핵심 수치다. 다만 취임사만으로는 해당 금액의 집행 기간과 재원, 지원 방식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고양시가 직접 출자하거나 보조하는 것인지, 기금이나 금융기관 융자를 포함한 금액인지, 민간투자를 합산한 것인지도 취임사에는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다. 지원 대상과 기업 선정 기준, 연도별 투자액도 공약실천계획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기사에서는 ‘지역기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고 쓰는 것이 정확하다. ‘1000억 원을 확보했다’거나 ‘투입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이 공약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전체 재원 가운데 시비가 얼마인지, 투자와 융자·보증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기존 기업지원 예산이 포함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 지역화폐 확대·청년기본소득 복원 제시

민생 분야에서는 지역화폐 확대와 청년기본소득 복원이 제시됐다.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지역화폐를 확대하고 청년기본소득을 복원해 시민과 소상공인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단된 마을공동체사업을 복원하고, 문을 닫은 작은도서관을 다시 살리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주민자치와 돌봄을 경제 및 일자리와 연결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다만 취임사에는 지역화폐의 발행 규모와 할인율, 청년기본소득의 대상과 지급액, 마을공동체사업의 예산이 적혀 있지 않다.

지역화폐와 청년기본소득은 경기도 정책 및 재정 분담과 연결될 수 있다. 고양시가 자체 재원으로 어느 범위까지 추진할지 확인해야 한다.

작은도서관도 ‘문을 닫은 작은도서관’의 대상과 개수, 재개관 방식이 공개돼야 한다. 직영인지 민간 운영 지원인지에 따라 필요한 예산과 절차가 달라진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사업 추진 의사를 취임사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사업 규모는 공약실천계획과 예산서가 나온 뒤 판단해야 한다.

◇ 신청사·고양아레나 등 ‘4가지 변화’ 제시

민 시장은 취임사에서 취임 후 추진할 ‘4가지 즉각적인 변화’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고양신청사 건립사업을 원안대로 착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신청사 건립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백석업무빌딩에는 디지펜공과대 국제캠퍼스와 한국항공대학교 우주산업 산학캠퍼스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고양아레나 착공이다. 아레나 K-컬처밸리 추진단을 구성해 고양시와 경기도, 국회의원, 라이브네이션이 협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정발산 사저기념관 재개방이다. 민 시장은 해당 공간을 평화교육과 평화관광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는 고양시 캐릭터인 ‘고양고양이’의 활용 복원이다. 이들 네 가지는 모두 취임사에 명시된 내용이다.

다만 ‘즉각적인 변화’라는 표현이 모든 사업의 즉시 착공이나 완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신청사와 고양아레나는 사업비와 행정절차, 관계기관 협의가 뒤따라야 한다. 대학 캠퍼스 유치 역시 상대 대학의 최종 결정이 필요하다.

◇ 백서 전달됐지만 공식 공약실천계획은 아직

고양시는 8월 19일 고양시청에서 민선 9기 고양대전환준비위원회 백서 전달식을 열었다. 전달식 개최 사실은 고양시 시장실의 공식 사진자료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고양시 공식 공약자료실에는 9월 26일 현재 해당 백서 원문이 게시돼 있지 않다. 공약자료실 게시물도 선거공보와 5대 공약 1건뿐이다. ‘한눈에 보는 공약’ 역시 준비 중으로 표시돼 있다.

김병철

민선 9기 공약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고양시가 공약별 관리번호와 담당 부서, 사업 기간, 총사업비, 재원 구분, 임기 내 목표를 공개해야 한다.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도 나눠야 한다.

국가나 경기도가 결정하는 사업은 고양시 자체 사업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철도와 경제자유구역, K-컬처밸리, 대학 유치처럼 외부기관의 결정이 필요한 공약은 고양시의 역할과 현재 협의 단계를 밝혀야 한다.

지금 확인되는 민선 9기의 방향은 분명하다. 교통을 바꾸고 전략산업을 키우며 지역경제와 민생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공약별 실행계획과 재정표는 아직 시민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되지 않았다.

공약은 취임사에 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명 옆에 기간과 예산, 재원, 절차가 붙어야 행정계획이 된다. 민경선 시정의 첫 평가는 약속의 크기가 아니라 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공개하고 실행하는지에서 시작돼야 한다.

기자메모/ 이 기사는 고양시가 공식 공약자료실에 공개한 민경선 시장의 선거공보·5대 공약 게시물과 취임사, 백서 전달식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고양시 공식 공약 총괄 현황은 9월 26일 현재 준비 중으로 표시돼 있어 확인되지 않은 전체 공약 수와 총사업비는 기사에 넣지 않았다.

본지는 다음 [고양 민선 9기 공약 대해부②]에서 민경선 시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교통공약을 살펴본다. 지하철 연계 버스체계 재편과 편하G버스 투입, 장애인콜택시 및 똑버스 확대, 고양은평선과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산 연장 구상을 공식 계획과 예산자료에 따라 구분하고, 고양시가 직접 추진할 수 있는 사업과 정부·경기도 등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업을 점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