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투키디데스의 함정” 언급

1. 무역 협상 일단 연장(Trade Deal Extended, For Now) 2. 인상적인 옷차림(Dress to Impress) 3. 시진핑, 미국의 대만 문제 “신중함(Prudence)” 촉구 4. 전략적 위험(strategic Risk), 트럼프, 과거 일본 대항 미국-중국 전시동맹 언급 5. 인공지능에 대한 차이점(Differences on AI)

2026-09-25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백악관에서 만나 무역, 인공지능, 전략적 경쟁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해 10월 부산 협정(Busan Agreement)인 무역 협정이 두 달(2027년 1월 10일) 연장되었지만, 핵심 쟁점들은 다음 협상으로 미뤄졌다. 시간 벌기에 나섰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으며, 인공지능(AI)의 관리와 개발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관계를 통해 협력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양국의 공통된 이익을 추구할 것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백악관으로 맞이했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무역, 인공지능, 그리고 양국 간 심화되는 전략적 경쟁 구도”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25일 이번 워싱턴 회담에서 얻은 주요 5가지 교훈을 말했다.

* 무역 협상 일단 연장(Trade Deal Extended, For Now)

미국은 이번 주 무역 휴전 연장을 확보했지만, 그 기간은 매우 짧은 2개월의 시간 벌기를 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양측이 지난해 무역 전쟁을 종식시키고, 11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무역 협정을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장을 통해 워싱턴과 베이징이 “경제 분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볼 시간을 더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장은 지속적인 합의를 확정짓기보다는 관세, 중국의 구매, 희토류(REM) 공급 및 기술 제한과 같은 핵심 쟁점들을 다음 협상 라운드로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장관은 24일 베이징이 이전 합의에 따라 2500만 톤의 대두(大豆, soybeans)를 구매하기로 한 요구 사항은 충족하고 있지만, 170억 달러(약 23조 2,339억 원) 상당의 다른 농산물 구매 약속은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희토류 공급량 또한 현재 부족하다며, 이는 여전히 상당한 공급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익숙한 형태의 불안정성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율은 당분간 낮게 유지되지만, 변화하는 정책 환경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 인상적인 옷차림(Dress to Impress)

트럼프에게 시진핑의 백악관 방문은 자신의 이미지에 맞춰 재편되고 있는 워싱턴의 모습을 과시할 기회였다.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명나라 사원과 외국인에게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안내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색다른 볼거리로 화답했다. 가발과 삼각 모자를 쓴 군인들이 트럼프 골프 클럽처럼 재단장된 로즈 가든에서 대열을 맞춰 행진하고 음악을 연주한 것이다.

24일과 25일에 열린 행사 동안 전투기와 폭격기가 머리 위로 굉음을 내며 지나갔는데, 그중 한 대는 소리가 너무 커서 트럼프 대통령이 움찔할 정도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두 정상의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소집된 것은 중대한 국정 현안에 대한 대화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정상이 ‘마린 원 헬리콥터’(Marine One helicopter)를 둘러보고, 대통령 문장이 새겨진 대형 헬기 착륙장이 마련된 새롭게 단장된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정책 논의에 대한 질문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그는 좋은 화강암을 좋아한다”며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 시진핑, 미국의 대만 문제 “신중함(Prudence)” 촉구

예상대로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압박했다. 중국 관영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United States would handle the Taiwan question with prudence.)고 말했고, 해당 기관의 영문 서비스는 또한 시 주석이 미국이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더욱 강경하게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러한 표현을 바꿀 계획이라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백악관은 이번 대화에 대한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오랫동안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시적으로 표명하는 것을 피해왔다. 만약 어떤 표현이라도 바뀐다면 대만을 방어하려는 워싱턴의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전략적 위험(strategic Risk)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처음은 아니지만, 신흥 강대국과 기존 강대국 간의 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문적 이론인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을 언급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기록에서 유래한 국제 관계학 용어로, 미 하버드 대학의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가 정립한 이 개념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세력, 예를 들어 중국이 기존의 지배 세력(예: 미국)을 위협할 때, 두 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상황을 설명한다. 최근 미·중 간의 무역 갈등과 전략적 경쟁은 이 이론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현대적 사례 중의 하나이다.

중국 지도자는 그러한 위험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의 언급은 미국과 중국 간의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세계 두 강대국 간의 관계에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양국 모두 ‘협력을 통해 이익’(to gain from ​cooperation)을 얻고 ‘대립을 통해 손해’(to lose from confrontation)를 본다고 주장하며, 정기적인 ‘군사 대화’(military dialogue)와 더욱 ‘강력한 위기 예방 메커니즘’(stronger crisis-prevention ​mechanisms)을 촉구했다.

“위기 예방 메커니즘”이란 국제 관계에서 국가 간의 긴장이 고조될 때, 오해나 실수로 인해 대규모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프로토콜이나 핫라인(hot line)과 같은 통신 수단을 의미하며, 이번 미·중 정상회담 맥락에서는 양국 간의 군사적, 경제적 충돌 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Institutional Safeguards)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의 공통된 역사를 언급하며,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며, 일본에 대항했던 전시 동맹 관계를 예로 들었다(invoking their wartime alliance against Japan).

* 인공지능에 대한 차이점(Differences on AI)

두 정상은 인공지능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표명했다.

인공지능을 초지능(Super Intelligence, SI)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두고”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미국 법무부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역시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24일(현지시간) 인공지능 분야의 선도국으로서 “중국과 미국은 인공지능의 성장을 관리해야 한다”(China and the US must ​manage its growth)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우리는 인공지능을 선(善)한 방향으로 개발하고, 관리할 능력과 책임이 있으며, 인공지능 개발이 항상 인간의 통제하에 이루어지고(Under Alignment), 사람들의 복지에 기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