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 ‘낙상 방지’와 ‘균형 감각 훈련’
나이가 들면서 넘어지는 현실이 많다. 모퉁이를 돌다가 개에 걸려 넘어지거나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건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실, 노년층의 낙상 통계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영국의 격언 가운데 하나는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있다. 실전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말과 맥을 통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 1,400만 명, 즉 약 4명 중 1명(25%)이 매년 낙상을 경험하며, 낙상은 이 연령대에서 치명적 및 비치명적 부상의 주요 원인이다.
문제는 단순히 넘어지는 것만이 아니다. 뇌 균형과 고유수용감각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연구해 온 생체역학 및 신경생리학(biomechanist and neurophysiologist)의 스콧 몽골드(Scott Mongold) 박사는 “입원이 필요한 경우, 1~2주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데, 이 연령대에서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근육 위축이 매우 심각한 경우가 많다.”면서 “넘어지는 것 자체가 사망이나 장기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건강 악화의 첫 번째 단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예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 노인학회 (NCOA) 모두 예방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그중 몇 가지는 의사와 상담해 볼 가치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스스로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바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력과 신체 조정 능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비결은 ‘유산소 운동’(Cardio='cardiovascular+exercise)을 강조하지만, 균형 훈련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물리 치료 및 수행 능력 최적화(Optimize Physical Therapy and Performance)의 대표 자키 아프잘(Zaki Afzal)박사는 “유산소 운동은 심장을 뛰게 하지만, 발끝이 보도턱에 부딪혔을 때 균형을 잡아주지는 못한다. 50세 이후에는 그 균형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 나이가 들수록 균형 잡기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변화, 예를 들어 흰머리가 생기거나 피부가 변하는 것 등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세포 변화 또한 우리의 민첩성과 운동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속근섬유(Fast-twitch fibers)의 손실은 스스로 균형을 잡는 능력을 둔화시켜
근육섬유(muscle fibers)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바로 지근섬유(slow twitch fibers, 1형)와 속근섬유(fast twitch fibers, 2형)이다. 지근섬유는 산소를 필요로 하며, 심부름을 하거나 책상에서 일하거나 오래 걷는 것과 같은 대부분의 일상 활동에 필요한 근육이다. 속근섬유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할 때 사용된다. 몽골드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특히 2형, 즉 속근섬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넘어지거나 장애물에 빠르게 반응하여 자세를 바로잡아야 할 때 필요한 근육이 바로 속근섬유”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50대나 60대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속근섬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현상에 가깝다. 몽골드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속근섬유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훈련이나 운동을 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2) 신경계 변화는 활동 중에 더 많은 뇌 자원을 필요로 한다
뇌는 나이가 들면서 회백질(gray and white matter :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조직)을 잃게 된다.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며 반드시 인지 기능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 효율성 저하와 관련이 있다. 몽골드 박사는 “노인들은 젊은 사람과 같은 신체 활동을 하기 위해 더 많은 뇌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간단한 균형 유지와 같은 작업을 수행할 때도 뇌가 더 열심히 작동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는 심각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계단을 오르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멀티태스킹(multitasking :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다. 시애틀 외곽에서 18년 동안 비거 그라운드 피트니스 앤 퍼포먼스(Vigor Ground Fitness and Performance)를 운영해 온 스트렝스 코치(strength coach) 루카 호세바르(Luka Hocevar)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듀얼 태스킹’(dual tasking :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인지적 활동과 신체적 활동)을 하다가 넘어진다.”고 말한다. 멀티태스킹은 균형을 잡기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전두엽 피질에 더 많은 부담을 주는데, 특히 노년층의 경우 이러한 추가적인 노력이 균형 감각 저하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 또한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호세바르는 말한다. “동적 운동을 통해 협응력을 향상시키면, 균형 감각이 더욱 자동적으로 발달하고 의식적인 사고에 덜 의존하게 된다. 이는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 주의가 산만해지더라도 훈련을 통해 시스템이 스스로 균형을 잡도록 도와준다.”
(3) 고유수용감각의 질과 뇌-신체 연결성 저하
자신의 신체 위치, 자세, 평형 및 운동의 변화를 감지하는 감각인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 즉 신체가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 즉 팔다리의 위치와 움직임을 인지하는 감각을 말한다. 이는 뇌와 근육, 힘줄, 관절, 발바닥에 있는 감각 수용체 사이의 빠르고 정확한 신호 전달에 의존한다. ‘고유수용감각’이 좋지 않으면, 움직임이 어색해져서 물건에 부딪히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발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몽골드 박사는 “이러한 센서들도 나이가 들면서 성능이 저하된다. 실제로 같은 양의 정보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근육과 힘줄에 저장된 정보의 질도 저하되는 것 같다. 정보의 질이 나쁘면, 뇌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므로, 이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기정사실일 필요는 없다. 몽골드는 “하루에 8~9시간씩 30년 동안 앉아 있었다면, 젊었을 때 활동적이고 운동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었던 그 감각 기관들이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4) 다른 건강 문제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이러한 세포 변화는 다른 흔한 건강 문제들과 맞물려 더욱 악화된다. 시력 문제는 넘어질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들고, 청력 손실은 공간 지각 능력을 저하시키며, 일부 약물은 어지럼증을 유발하고, 당뇨병과 같은 질환은 신경병증을 일으킨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들은 진단이 쌓이기 전의 상황이다.
카이저 퍼머넌트 콜로라도(Kaiser Permanente Colorado)의 노인병 전문의인 웬돌린 고잔스키(Wendolyn Gozansky) 박사 “노년층은 파킨슨병, 치매, 골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거나 오피오이드 또는 항고혈압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이 모든 것이 낙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악순환 문제도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인지할수록 두려움이 커져만 가는 것이다. 고잔스키 박사는 “낙상(Falling)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많은 노인들이 활동과 사회 참여를 제한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움직임이 적을수록 기능 저하는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고잔스키 박사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독립성, 자신감, 그리고 건강한 수명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균형 훈련이 낙상 및 부상 예방에 중요한 이유
좋은 소식은 “특정 기술을 훈련하면 실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훈련’(actually train )하는 것”이라고 몽골드 박사는 말한다. 훈련의 특수성이 중요하며,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108건의 임상시험과 23,000명 이상의 지역 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에 따르면, 균형 및 기능 운동을 중심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낙상률을 24%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형 운동에 근력 운동을 병행한 프로그램은 34% 감소라는 더 나은 결과를 보였지만, 전체 참여자 수가 적어 결론의 신뢰도는 다소 낮았다. 하지만 핵심은 무엇일까? 근력 운동, 춤, 걷기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낙상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코크란 리뷰’는 세계적인 보건 의료 연구 네트워크인 코크란(Cochrane)에서 발행하는 체계적 문헌고찰 보고서를 말하는데, 이는 특정 의학적 처치나 운동 요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의 수많은 임상시험 데이터를 엄격한 기준으로 통합 분석한 결과물로, 의학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황금 표준' 근거로 통한다.
“균형 감각 훈련이 향상되면 눈, 내이(inner ear), 근육 사이의 신경 경로가 최적화된다. 즉, 넘어질 뻔한 사람은 앞으로 또는 옆으로 빠르게 발을 내딛는 것과 같은 폭발적인 근육 교정 동작을 통해 균형을 잡고 회복할 수 있지만, 훈련받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없어 넘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호세바르는 설명한다.
* 일상생활에서의 균형 훈련
다행인 점은 균형 운동(balance work)이 유산소 운동 150분이나 근력 운동 2회 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National Institute on Aging)는 주 3회 균형 운동을 권장하며, 이러한 운동은 짧고 의도적으로, 그리고 기존에 하고 있는 운동에 포함시켜 진행할 수 있다.
(1) 유산소 운동을 할 때 함께 한다.
‘유산소 운동’ 시간 중 5분을 할애하여 방향 전환, 파워 또는 민첩성을 요구하면서 심박수를 높이는 동작을 하면된다. 호세바르는 “점프, 측면 슬라이딩, 민첩성 훈련 또는 한 발로 서서 공 받기 등 균형 감각과 협응력을 향상시키면서, 유산소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모든 동작을 추가한다.”
아프잘은 또 “발목이 생각을 해야 하는” 트레일에서 산책을 하라고 조언한다. 잘 정비된 길에서 시작하거나 워킹 폴(walking pole)을 보조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바위, 나무뿌리, 진흙, 자갈 등은 모두 당신의 몸과 마음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할 것이다.
(2) 근력 운동을 할 때에도 균형 훈련을 포함한다.
거의 모든 근력 운동은 균형 훈련 운동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발로 서서 숄더 프레스(shoulder press)를 하거나, 한 발로 서서 이두근 컬(biceps curls)을 하면 균형 감각과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몽골드 박사는 말한다.
숄더 프레스는 삼각근(어깨 근육)을 주 타겟으로 하는 대표적인 상체 근력 운동으로, 덤벨, 바벨 또는 머신을 사용하여 무게를 머리 위로 수직으로 밀어 올리는 동작을 말한다. 노화와 근의 위축 방지와 관련, 이러한 근력 운동은 근육량 유지와 골밀도 향상에 도움을 주어 낙상 시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두근 컬(biceps curls)은 상완이두근(팔 앞쪽 근육)을 고립시켜 단련하는 대표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종목으로, 덤벨이나 바벨을 들고 팔꿈치를 고정한 채 손을 어깨 쪽으로 들어 올리는 운동을 의미한다. 노화로 인한 근위축(atrophy)을 방지하기 위한 근력 운동의 하나이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근육이 엄청나게 커지지는 않겠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처럼 균형 감각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일석이조(一石二鳥)이다.
호세바르도 이에 동의하며, 특히 한 발로 서는 자세를 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 킥스탠드(kickstand) 자세를 근력 운동에 포함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균형 감각(balance)이나 고유 수용성 감각(proprioception) 훈련과 관련, 한쪽 다리로 서는 동작을 수행할 때 반대쪽 발의 앞꿈치를 살짝 바닥에 대어 지지대 역할을 하게 하는 '보조 자세'를 뜻한다. 이는 완전히 한 발로 서기 어려운 경우, 낙상을 방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균형 능력을 향상시키는 운동법이다.
(3) 태극권이나 요가가 효과적
“태극권이나 요가처럼 균형 감각을 기르는 활동은 안정성, 신체 인식, 그리고 기능적 관절 가동 범위를 향상시켜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고잔스키 박사는 추천한다. 만약 몸이 뻣뻣하고 전반적인 유연성과 가동성 향상을 고려하고 있다면, 매주 한두 번 수업(집에서 할 수 있는 짧은 수업이라도)을 추가하는 것이 균형 감각과 협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균형 훈련 도구가 필요한가?
간단히 답하자면, 아니요.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균형 감각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면, 간단한 동작으로 시작하는 것이 더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 킥스탠드 자세나 한쪽 다리로 서는 운동은 바닥에 발을 딛고 운동할 수 있게 해 주어 넘어질 위험을 줄여준다.
만약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면, 저렴한 비용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프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구는 일부러 평범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폼 롤러 반쪽(a half foam roller)이나, 솔직히 말하면 발 아래에 돌돌 말은 수건을 받치는 것이다.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하며, 신발 대신 발의 작은 근육들을 사용하게 해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물론 다른 선택지도 있다. 직접 실시한 균형 훈련 도구 테스트 결과, BOSU 볼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표면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의 현재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몽골드는 “BOSU 볼은 노년층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아주 쉬운 균형 훈련부터 시작해서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단계적 훈련 방식이어야 한다. BOSU 볼은 상당히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BOSU’는 ‘Both Sides Up’의 약자로, 둥근 돔 형태의 면과 평평한 플랫폼 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운동 기구를 말한다.
* 균형 감각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력과 파워도 함께 훈련해야
균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근력과 파워에 대해 빼놓을 수 없는데, 파워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면 뼈가 튼튼해지고, 약한 뼈는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다.
아프잘은 ”강력한 근력 운동은 피할 수 없는 낙상에 대비한 백업 플랜과 같다. 뼈를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뼈 밀도가 높을수록 타박상과 고관절 골절의 차이가 생긴다. 하지만 파워는 종종 간과되는 부분이다. 파워는 근력과 속도의 합인데, 나이가 들수록 단순한 근력보다 더 빨리, 더 빨리 약해진다. 넘어지는 순간 균형을 잡는 건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뿐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는 훈련도 필요하다. 의자에서 안전하게 일어설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것이 바로 파워 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앉은 의자에서 일어날 때 빨리 일러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30분이라는 시간이 똑같다면 유산소 운동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프잘은 이렇게 단호하게 ”유산소 운동은 꼭 하라. 하지만 50세 이상인 누군가에게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균형 감각, 파워, 그리고 고강도 근력 운동“이라고 답할 것이다.